스스로를 엄격한 부모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해도 우리 아이들이 '안돼 No'라는 말을 얼마나 자주 듣는지 생각해 보자.
"안 돼, 그만해."
"안 돼, 오늘 밤에는 나갈 수 없어."
"안 돼, 거기서 내려와."
"안 돼, 지금 집으로 가야 해."
"안 돼, 그건 못 사줘."
" 안 돼, 그렇게 하는 게 아니야."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단 하나. 우리가 자녀를 걱정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하는 것은 아이들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지만, 아이들 입장에서는 부모에게 같은 말만 들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안 돼, 안 돼, 안 돼.
딸 마거릿의 아버지인 헤리 트루먼(미국 대통령)은 이에 대해 재치 있는 말을 남겼다. "자녀에게 조언을 해 준느 가장 좋은 바업은 자녀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내고 그것을 하라고 조언하는 것이다."
요점은 어떤 일을 하라고 지시받고 싶어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것이다. 부모의 일은 부모가 자녀에게 하길 원하는 모든 일을 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자녀가 원하는 일을 하도록 도와주는 것이다(물론 안전하고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이것은 결국 그들의 삶이다. '예스Yes'라고 말하는 법을 배우자. 자녀가 할 일에 대해 조언하는 법을 배우자. 어차피 자녀가 할 일을 막지 못한다면, 최소한 그 일에 대해 준비를 할 수 있게 하자. 방해만 하는 부모가 아니라 도와주는 부모가 되자.
<데일리 대드, 라이언 홀리데이> 중에서...
=======================================
첫 문장부터 마지막까지 나를 '뜨끔'하게 한 글이다. 아이가 어렸을 때 내가 정말 많이 한 말 같아서다. 이젠 많이 커서 제가 잘 알아서 하는 덕분에 '안 돼'라는 말을 쓸 일이 없지만, 뒤집어 생각하면 '부모가 안 된다고 하는 것들을 알아서 안 하는 바람에' 내가 '안 돼'라는 말을 안 하는 게 아닐까. 다시 말해, 아이가 하고 싶지만 부모한테 안 된다는 소리 듣기 싫어서 안 하는 게 아닐까 하는 때 늦은 우려가 있다.
일전에 이야기 했지만 '아이는 태어날 때 누구나 천재였다'는 말이 있다. 그런데 평범해져버린 부모가 제 멋대로 제어하고 통제하는 바람에 지금처럼 평범한 아이로 되었다는, 결국 지금 내 아이의 상태는 온전히 부모의 탓이라는 뜻인데, 이 역시 나를 '뜨끔'하게 하는 말이다.
라이언의 말대로 나는 '아이의 안전과 합리적 측면에서' 아이에게 '안 된다'고 한 것 뿐인데, 그 정도가 심한 건 아니었나 우려된다. 나아가 트루먼의 말대로 '아이가 원하는 것을 하라'고 말해주는 것이 최고의 조언이라는데 나는 과연 몇 번을 그렇게 했던가 생각해 보면 부끄러울 정도다.
나는 험난한 사춘기를 보냈다. 속으로 부모, 특히 아버지를 매일 욕하면서 사춘기를 보냈다. A를 하려고 했는데, 부모가 시키면 A를 일부러 하지 않고, B를 했다. 원래 뭘 하려고 할 때 누군가 시키면 하기 싫은 게 아니던가. 그 전이라면 "하려고 했다고요~~"라고 투덜거렸겠지만, 사춘기 때에는 억지로 반대되는 행동을 하면서 부모에게 빅엿을 먹였다. 대부분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것들이었지만, 그 중 몇 몇은 내 인생의 기로를 뒤바꾼 사건들이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라이언의 이 글을 읽고, 내가 그랬던 때가 떠올라서, 그래서 지금, '안 돼!' 라는 말이 두려워진다. 지금이라도 아이에게 '안 돼!'라는 말을 자제 해야 할 것 같다. 깊이 반성한다.
"이것은 결국 그들의 삶이다."라는 말에도 깊이 공감한다. 난 단지 부모일 뿐, 그런데 자꾸만 아이에게 나를 묻히려 하는 건 아닐까 이 글에도 반성한다. 그러면서 떠오르는 노래가 있는데, 사춘기 때 엄청나게 들었던 노래다.
내 인생은 나의 것
내 인생은 나의 것
사랑하는 부모님 부모님은 나에게
너무도 많은 것을 원하셨어요
때로는 감당하기 어려웠지만
따라야 했었지요
가지 말라는 곳에는 가지 않았고
하지 말라는 일은 삼가 했기에
언제나 나는 얌전하다고 칭찬받는 아이였지요
그것이 기쁘셨나요 화초처럼 기르시면서
부모님의 뜻대로 된다고 생각하셨나요
그래 나 이젠 말하겠어요
부모님은 사랑은 다 주셨지만
나는 아직도 아쉬워하는데
이렇게 그늘진 나의 마음을
그냥 버려두지 마세요
내 인생은 나의 것 내 인생은 나의 것
그냥 나에게 맡겨 주세요
내 인생은 나의 것 내 인생은 나의 것
나는 모든 것 책임질 수 있어요
부모님의 어린 시절을 다시 한 번 돌아보세요
그때는 아쉬운 마음이 없으셨나요
나는 이미 알고 있어요 부모님이 말하는
그 모든 것이 사랑인 줄은 나는 알아요
그러나 내가 원하는 것도 부모님은 알아주세요
내 인생은 나의 것 내 인생은 나의 것
그냥 나에게 맡겨 주세요
내 인생은 나의 것 내 인생은 나의 것
나는 모든 것 책임질 수가 있어요...
때 마침, 오늘이 어버이 날인데 어버이로서 아이를 대하는 태도에 대해 많이 느낀다. 책이란 게 이래서 좋고, 이 책은 그래서 더욱 내게 특별하다.
<내 인생은 나의 것, 민해경X김현준>
https://youtu.be/mZwkdQMXmbs?si=XkyVY6InUdHMZKy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