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necting the Dots"
스티브 잡스가 스탠포드 졸업식 연설 중에 한 말이다.
전체적인 삶의 궤적을 볼 때 우리의 경험은 하나 하나가 '점dot'이 되는데, 전혀 상관없는 것 같은 점, 즉 경험들이 나중에는 아주 요긴하게 쓰이더라는 말이다. 결국이런 점들은 알고 보면 인생이라는 하나의 선에 귀결되더라는 것이다.
잡스가 이 말을 하는 데에는 유독 두드러진 하나의 점(경험)이 있다. 학비가 비싸기로 소문난 리즈대학교에 가고 싶다고 하자 잡스의 양부모는 가지고 있던 모든 돈을 털어 입학시켰고, 나중에 이를 알게 된 잡스는 '그렇게까지 돈을 넣을 만큼 유익한 강의는 없다'며 자퇴했다. 그렇다고 해서 잡스는 학교를 떠나지 않았다. 자신이 좋아하는 몇 몇 과목의 강의를 '도강' 하기 위해 친구의 기숙사에 얹혀 살았는데, 그가 들은 강의 중 하나가 '캘리그라프' 였다. 이 때 서체의 아름다움을 배운 것이 잡스에게 있어 하나의 '점'이었다. 그리고 그 점은 잡스가 애플을 만들었을 때 빛을 발했는데, 바로 최초의 PC 맥캔토시의 활자, 즉 '폰트'를 다양화 시켰고 이것은 '과학기술에 인문학을 접목시킨 잡스의 업적' 중 가장 두드러진 업적으로 평가 받고 있다.
길게 말했지만 쉽게 말하면 '인생을 살며 경험한 것 중에 쓸모없는 건 하나도 없다'는 뜻이다. 뒤집어 말하면 이 말은 곧, 친구가 원하는 일을 하고 있든, 그렇지 않든 원하던 것을 잊지 않고 꾸준히 노력한다면 나중에는 하게 될 거란 뜻이다. 물론 중간에 포기하지 말아야겠지만 말이다.
오히려 문제는 '고통과 실패'를 경험하지 못했거나, 피했을 때 생기는 지도 모른다. 소년급제해서 20대 초반부터 '영감님'소리를 듣던 법관들이 좋은 예가 되지 않을까. 사회적 경험이란 게 학교생활과 고시학원생활이 전부인 그들이 판사가 되어 법전을 바탕으로 국민들에게 죄를 묻고 벌을 주거나 면하는 생사여탈이 가능한 일을 하고 있다면, 그들은 자신을 무엇으로 느낄까. '신과 인간의 사이'에 있는 존재로 의식하지는 않을까?
그러한 이들이 가장 기본적으로 가져야 할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뜻을 올바르게 실천할 수 있을까? 최소한 지난 연휴동안 온라인 서명을 한 백만이 넘는 국민은 동의하지 못할 것이다.
성적순으로 판검사를 뽑을 것이 아니라 먼저 변호사가 되어 사회적 경험을 쌓고, 인간세상에서 단맛 쓴맛을 다 보고, 다양한 인간들을 경험한 뒤에 판검사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그래서 나오는 것이 아닐까. 점이 없다면 선은 만들 수 없기 때문이다.
친구여, 의미없는 경험은 없다. 그리고 지금 자네가 무슨 경험으로 점을 만들고 있든, 자네의 미래에 연결될 거란 것을 믿어야 한다. 그러니까 낯선 경험에 호의를 갖고 무엇이든 도전하기를. 주저하고 머뭇거리고 피한다면, 그래서 '점'을 만들지 못한다면 만들던 선이 끊기거나, 완성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비록 힘들고, 고통스럽더라도 끊임없이 점을 만들어가기를... -richbo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