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학부모는 탁월함을 쫓고, 부모는 성실함을 쫓는다

by 리치보이 richboy

당신은 자녀에게 무슨 일을 하도록 시키는가?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을 각색하여 역사학자 윌 듀랜트가 남긴 명언이 있다.


"우리는 우리가 반복적으로 하는 것 그 자체이다.

그러므로 탁월함은 행위가 아니라 습관이다."


그렇다면 부모로서 생각해 봐야 할 진짜 질문은 '우리는 아이들에게 무슨 일을 하도록 시키고 있는가?' 이다.


탁월함은 우리가 추구하는 목적지가 인다. 그것은 우리가 추구하는 과정이다. 매일매일. 대단한 일뿐만 아니라 사소한 일에서도 말이다. 탁월함은 이런 종류의 일을 행동을 통해 습관으로 만들 때 생기는 결과다. 그리고 아이들이 이것을 이해할 수 있게 돕는 것이 부모의 일이다.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는 우리가 날마다 어떤 일을 하는지, 오늘 어떤 일을 하는지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을 깨닫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우리는 우리가 반복적으로 하는 것 그 자체이다.



<<데일리 대드, 라이언 홀리데이>> 중에서...

=====================================


짧지만 이토록 강력한 글은 최근, 보지 못했다. '탁월함은 과정일 뿐 우리가 추구하는 목적지가 아니다'란 말은 내가 A4지 한 장에 걸쳐 해야 할 말을 한 문장으로 해결지어 준 것 같다.


나는 '학부모는 탁월함을 쫓고, 부모는 성실함을 쫓는다'는 말을 명심하고 있다. 아이의 탁월함을 위해 더 실력이 좋은 과외선생과 학원을 찾는다. 수요가 많다 보니 경쟁이 생기고, 그 경쟁 속에서 '레벨 테스트'가 탄생했다. 그래서 '레벨 테스트'를 위한 학원이 또 태어났다.


이 모든 과정에는 막대한 비용이 포함된다. 이러한 탁월함을 쫓지 않는다면 포함되지 않았을 비용은 부모의 노후자금이 될 수도 자녀의 미래 학비가 될 수 있었다. 그 비용을 감당할 수 있을 정도의 경제력이 있었다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부모는 과외의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 그 비용을 마련해야 한다. 그 비용마저 마련하지 못한다면, 다른 곳에서 빌려야 한다. 이 정도가 되면 앞뒤가 뒤집히고, 주객이 전도된 상황이 된다. 친구여, 이 정도면 뭐가 잘못되도 한참 잘못되었으니, 다시 한 번 생각하기를.


무엇보다 이 과정에 '오늘도 조금씩, 아주 조금씩 자라고 있는 아이의 시간'이 포함된다. 좋은 선생과 좋은 학원에 보낸다고 모두가 훌륭한 결과가 나오는 것은 아니다. 100명의 수강생 중 제대로 수업을 이해하는 학생은 10퍼센트 남짓이다. 나머지는 그 친구들의 전기료를 대 줄 뿐이다.


"학원에 보내면, 수업을 들으면 뭐라도 남겠지." 말하지만, 온전히 이해하지 못하면 실제로 뭐 하나 남질 않는다. 뭐라도 남으려면 1시간을 배웠으면 최소한 2시간은 혼자서 공부해서 익혀야 한다. 듣기만 해서는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 친구여, 자네가 한 시간 동안 들은 유튜브를 기억하고 문제를 풀 정도가 되는가?


라이언은 '매일매일의 습관'이 완성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학원 갈 시간표 아니라, 단 30분이라도 매일 매일 혼자 공부할 시간을 만들어주기를. 1학년은 30분, 2학년은 1시간...매일 매일 시도해서 습관을 만들고 이렇듯 습관으로 늘려주다 보면 6학년에는 3시간을 혼자서 공부할 수 있다.


수학선행을 한다고 초6학생에게 고등수학 2 진도를 뺄 것이 아니라, 제 학년일 망정 모르는 문제를 끙끙대며 30분 매달릴 수 있는 혼공시간과 끈기를 심을 일이다. 아이가 모르는 문제를 가지고 매달리 수 있는 시간은 이 때 뿐이라는 걸 잊어서는 안 된다.


옆집 학부모 이야기 듣고 학원을 한 개 더 늘릴 생각말고, 좋은 습관을 하나씩 늘리기를. 일찍 자는 습관, 일찍 일어나는 습관, 하루 줄넘기 300개 하는 습관, 매일 세 번 양치하는 습관, 매일 책을 읽는 습관을 만들도록 돕기를. 아니, 함께 하기를.


마지막으로 이 좋은 방법들을 알면서도 안하고 있는 건, '돈만 내고 아이를 학원에 맡기는게 차라리 쉬워서가 아닌가' 스스로 물어보기를. -richboy


다운로드_(97).jpg @pixabay


keyword
작가의 이전글쓸모 없는 경험은 없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