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살아가면서 '나는 언제고 죽을 존재'라는 것을 애써 의식하지 않는다.
뉴스를 통해 오늘 사건 사고로 목숨을 잃은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백세시대'에 살고 있는 나는 괜찮다는 듯이 죽음을 무시하는 것처럼. 하지만 우리는 유한한 생명을 가진 존재이고, 언제고 죽을 수 있는 가능성에 노출되어 있는 인간이다. 그러므로 가급적 그런 노출을 피해야 하고, 위험에 닥치면 대처할 방법을 모색해야 하고, 위험이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는데 노력하면서 살아야 한다. 그렇게 해야 '백세시대'를 만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긴다.
나에게 생기는 '고난과 역경'도 마찬가지다. 어제까지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다가도 소위 나락으로 떨어지는 고난과 역경을 만날 수 있다. 이 때가 되면 '왜 나한테 이런 일이?!' 라며 현실을 부정하고, 거부하려고 애쓰며 좌절한다. 나중에 되짚어 보면 내가 무심코 넘겨버린 작은 실수, '설마' 했던 것들, 애써 무시했던 불편한 것들이 화가 되어 돌아온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런 일을 만나면 가장 하기 쉽고 편한 대처가 탐을 탓하는 것이다. 즉, '너 때문에 내가~~~'이다. 남탓을 하면 어딘가 소리라도 지를 구실이 생겨 속이 편하지만, 잠시일 뿐 악화가 되고 만다. 탓을 당한 사람의 항변은 둘째 치고 '그래서 뭐?So what?'이라는 질문이 되돌아오기 때문이다. 남을 탓하는데야 답은 없다. 발전도 없다.
세상을 살면서 '고난과 역경'을 겪지 않을 수는 없다. 하지만 이같은 괴로움이 반복되는 일 만큼은 피하거나 예방할 수 있다. 내가 겪고 있는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면서 그 원인을 찾아내어 알아야 한다. 그러면 고통스러움은 반감되고 앞으로 재기하고 전진할 수 있는 힘을 얻는다. 나를 살피는 일을 어려워하거나, 귀찮아하거나, 두려워하지 말자. '나라는 놈'을 내가 잘 알아야 덜 힘들게 수 있다.
'고난과 역경은 영혼에는 약이 되므로 기뻐하라'는 톨스토이 할아버지의 말씀은 위로가 아니라 세월을 견딘 자만이 알 수 있는 명쾌한 해답이다. 시련을 찾아서 겪을 일은 아니지만, 뭐든 나에게 찾아오거든 해결을 위한 대응을 하자. 절대로 숨지 말고 남탓도 말라. 그러면 더 큰 놈이 찾아올테니. -richbo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