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에 진한 자국을 남길 역사적인 날이, 오늘이다.
자유와 민주주의를 다시금 생각하게 한 6개월의 종지부를 찍는 날 역시, 오늘이다.
일찌감치 사전투표를 통해 나의 심판은 이미 내렸고, 이제 그 결과를 지켜볼 시간이다.
이번 비상계엄을 통해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두 장이다.
영원히 기억될 장면, 그러면서도 두 번 다시는 있어서는 안 될 아이러닉한 장면이다.
화면에서 이 장면을 보고 나는 울고 말았다. 국민의 탄핵에 대한 간절함을 가장 잘 나타낸 순간이 아닐 수 없다. 함께 하지 못해 미안했고, 그들의 고통이 느껴져서 눈물이 났다. 감동과 미안함이 교차했던 순간, 나는 이 장면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다.
나는 이 장면 역시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다. 계엄군의 총칼에 맞선 국민의 선택은 '응원봉'이었다. 2030 젊은 국민들이 개인적으로 보물처럼 아끼는 물건을 꺼내어 들어 '내가 여기에 함께 있다'는 걸 대신했다. 감히 누가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으며, 어느 누가 이 빛이 주는 의미를 모르겠는가. 생각만 해도 소름이 끼칠 만큼 감동적인 장면이다.
어처구니없는 윤석열의 비상계엄 발표에도 시간이 걸렸지만 절차의 정당성을 충분히 갖춘 국회의원들이 두 시간만에 이 무서운 '짓꺼리'를 없던 걸로 만들었다. 그 후 장장 6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단 한 차례의 소란도 없이 서늘한 시선과 분노에 찬 목소리만으로 그들을 잠재웠다. 이 시간 동안 만들어낸 온갖 아이디어와 도움의 손길들은 '대한민국 국민은 이런 사람이다'라고 말하고 있었다.
누가 돈을 준대도 하지 못할 이 훌륭한 장면들이 있어서, 비상계엄을 물리치고 오늘 대선이 있도록 만들었다. 그렇기에 오늘은 가장 중요한 날이면서 축제일이기도 하다. 투표하자, 투표하자, 투표하자! 그리고 수고한 국민들이여, 남은 시간을 축제의 시간으로 여기고 즐기자! -richbo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