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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너한테 몇 번을 말하니?

by 리치보이 richboy


이야기의 힘



"사람들은 내가 꽤 많은 이야기를 한다고 말한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평범한 사람들은 다른 어떤 방법보다 훌륭하고 재미있는 실례에서 더 쉽게 영향받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에이브러햄 링컨




성경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예수는 그가 하고 싶은 말을 직접적으로 한 적이 거의 없다. 그 대신 비유와 이야기, 작은 일화를 전하며 생각하게 만드는 것을 선호했다. 그는 종들과 달란트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고, 탕자, 착한 사마링아인, 겨자씨, 잃어버린 양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이것은 요점을 전달하고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꽤 효과적인 방법이다.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이야기로 배운다. 킨키나투스의 이야기든, 당신의 어린 시절 이야기든 말이다. 우리는 사람들이 취약했던 순간이나 힘들게 얻은 경험을 들으며 배운다. 우리는 사람들이 요점을 말해줄 때를 좋아하지 않고, 사람들이 우리에게 보여줄 때를 좋아한다.


그러니 아이들에게 모든 답을 알려주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아이들 스스로 답을 찾을 수 있는 이야기를 생각해 보자. 그것이 가장 좋은 교육 방법이다.




<데일리 대드, 라이언 홀리데이>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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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일본의 한 경영자가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지방 외딴 곳에서 '미라이(미래) 공업'이라는 조그마한 중소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야마다 아키오'라는 사장인데, 뭐가 그리 대단해서 화제였을까.


'정년 70세, 비정규직이 단 한명도 없는 곳, 1년 140일 휴가, 5년마다 전직원 해외여행….'


이런 얼토당토 하지 않은 것들이 가능한 건 특허가 수백 개인데다, 거의 대부분 직원들이 미라이 공업에서 근무하면서 따낸 것들이다. 심지어 야마다 회장은 "당근과 채찍이라는 말이 있는데, 사원들에게는 채찍이 필요없어! 당근만 있으면 돼!" 라고 까지 말할 정도다.


더 재미있는 건, 회사에 들어서자 마자 콘센트가 보이는 곳곳 마다 커다란 벽보가 붙어 있는데 이런 글들이 써 있다. "이 바보야, 전기낭비 하지 말어!"


야마다 회장은 회사를 출근하면 돌아다니면서 낭비되는 전기를 찾아 스위치 내리는 일부터 한다. 그렇게 알뜰살뜰하게 회사를 운영해서 남는 이익을 직원들에게 다양한 복지혜택으로 고스란히 돌려주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했던가. 직원들의 효율이 높을 수 밖에 없는 환경이었다.


어느 인터뷰에서 그가 한 말이 너무나 인상적이었다. "아무리 훌륭한 말이라도 직원들에게 한 번만 해서는 안 들어요. 한 백번은 해야 한 번 들을까 말까 해요." 이토록 품이 넓은 야마다 회장이 직원을 비하한 말일까? 그렇지 않다. 인간이 원래 그렇게 생겨먹었다는 말이다.


아이를 키우면서 하루에 한 번 정도는 꼭 하는 말이 있는데, "내가 너한테 몇 번을 말하니?" 일 것이다.


내가 자라면서 부모에게서 수도 없이 들었던 그 말을, 어느덧 부모가 되어 내가 하고 있다는 걸 깨닫고는 세월의 무상함 보다는 '인간은 원래 죽어라도 말을 듣지 않는구나' 하는 것이었다. 맞는 말이다. 인간은 말로 해서는 왠만하면 듣지 않는다. 만약 그랬다면 말을 듣지 않으면 큰일날까 엄청 두려웠거나, 엄청난 감동을 받아서 였을 것이다.


야마다 회장이 말하지 않는가, 100번 말 해야 한 번 들을까 말까 한다고. 그러니까 자녀에게 뭔가 충고를 할 때 100번 정도 말하는 건 기본 값으로 둬야 한단 뜻이 되겠다. 뭐, 대충 한 서너 번 이야기 하고 "내가 너한테 수천 번은 말했겠다" 라고 한다면 씨알도 먹히지 않을 뿐더러 자녀는 속으로 '치이, 거짓말쟁이'라 욕한다는 걸 알아야 한다.


아이에게는 그저 말보다는 행동이 최고다. 부모가 원하는 바 대로 행동하는 것이다. 휴대폰 보지 말라고 하기 전에 부모가 먼저 보질 말아야 하고, 책 좀 읽으라고 하기 전에 먼저 책을 재미있게 읽으면 그게 더 효과가 있다. 아이들이란 원래 '부모 말은 죽어라고 안 들으면서, 부모가 하는 짓은 그대로 따라하는 법'이니까 말이다.

아이에게 잔소리 하지 말고 행동으로 보일 일이다. 자꾸만 잔소리하다가는 친구의 부모로부터 <친절한 금자씨>의 이영애가 한 말을 듣게 될지도 모른다.


"흥, 너나 잘 하세요." 라고 말이다.


-richb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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