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을 의식하며 사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그런 사람들은 살펴보면 늘 남들과 자신을 비교하며 사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저 사람이 무엇을 입었지?', '지난 주 저 집 가족은 어디를 다녀왔지?', '이~쪽 집 아이는 성적이 좋다는데 어느 학원을 다니지?' 등...끊임없이 다른 사람과 가족을 살피며 그에 비교되는 나를 의식하며 살 때, 다른 사람들도 자신을 그렇게 바라볼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남을 의식하며 살기 시작하면 그 때 부터 '보여지는 삶'을 살게 된다. 그러면서 허세가 시작되고, 그 때부터 과소비의 삶을 살게 된다. '서울 강남구 은마아파트 지하상가에도 A급 짝퉁을 파는 곳이 있는데, 이곳이 그렇게 성행하더라'고 말하는 걸 어느 방송에서 들었다. 자녀가 뒤쳐지지 않게 있는 돈 없는 돈 죄다 긁어서 사교육비 대주고, 아이들 '라이딩'하는데 부끄럽지 않으려고 '잘 나가는 명품 브랜드 옷과 장신구'를 거의 흡사하게 모조한 짝퉁을 입고 걸치고 다닌다는 이야기는 이상함을 넘어 짠~한 구석까지 느껴진다.
이렇듯 남과 비교하는데 익숙한 사람은 다른 사람이 자신도 훔쳐볼 거라고 생각하고 허세를 부리지만, 한동네의 또래가 엇비슷한 몇 명끼리는 그럴지 몰라도 실제는 전혀 그렇지 않다. 다른 사람에 대한 관심은 1분 짜리 까십거리일 뿐 아니라 아예 관심조차 두지 않는다. 그렇기에 설령 나에 대해 사람들이 이야기한다고 해서 전혀 신경쓸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남과 비교하면서 살거나 남을 의식하면서 살면 톨스토이 할아버지의 말씀대로 '절대로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 없다'.
'다른 사람에게 나는 1분 짜리 까십거리'라는 것과 맥락이 닿는 또 하나가 있다. 그건 '내 눈에 보이는 상대에 대해 나는 실제의 열 배로 착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밖에서 사람을 만날 때 그 누구를 만나든 상대를 보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 '그것의 1/10만 인정하라'고 나는 말해주고 싶다. 상대가 100억짜리 부자처럼 보이면 실제로는 10억 남짓되는 사람이고, 상대가 아무런 걱정이 없어 보이면 '아~ 저 사람은 걱정이 한 열 개 정도 있겠구나' 해도 무리가 아니다. 상대가 잘 생기고 멋져 보이면 저렇게 꾸미느라 '나보다 열 배는 더 노력했겠구나' 하고 생각하면 된다.
이렇게 생각하면 뭐가 달라질까? 상대가 만만해 보인다. 한마디로 상대에 대한 선입견이 확~ 무너지는 바람에 한결 편하게 상대를 대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저희들이 제 아무리 돈이 많고, 잘 생기고, 예뻐도 배고프면 라면도 맛있게 먹고, 배가 아프면 화장실로 달려가는 사람이다' 라고 여기면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된다. 다시 말해서 사람을 두고 비교하고 자시고 할 것이 없는데, 무엇하러 남과 비교하고 이에 뒤지지 않으려 아까운 돈과 시간을 들여 허세를 부리냐는 말이다.
'기왕이면 다홍치마'라고 꾸미는 게 뭐가 나쁘냐? 고 친구 중 누군가 퉁을 놓는다면, 그것에는 나도 공감한다. '입성(옷입은꼴)이 좋아야 밥 한 술이라도 얻어먹는다'고 자신에게 맞게 옷매무새를 갖추는 것에 누가 뭐라고 할까. 그런 것과 허세는 다른 것이다. 우리는 길을 가다 보면 머리 끝에서 발 끝까지 브랜드 10개 정도 두르고 다니는 '광고판' 같은 사람을 보는데, 이런 사람이 '허세의 끝판왕'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남을 의식하지 말고 살면 잘 살게 된다. 내가 남을 훔쳐보지 않고 비교하지 않으면서 살면 '남들도 나처럼 살 것'이라 여기고 과장하지 않고 살게 된다. 남들에게 나는 채 1분도 되지 않는 까십 거리라는 걸 기억하면, 지금껏 해 왔던 순간들이 적잖이 '낭비'였다는 걸 알게 될 것이다. 그렇게 아낀 돈과 시간으로 가족들과 소고기나 사 먹기를... -richbo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