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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할 수 없는 유혹이란, 애초에 없다

by 리치보이 richb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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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人生 이란 게 참으로 얄궂다. 어떤 때는 '내가 이런 세상 살아 뭐하나?' 하는 생각이 들 만큼 괴롭던 인생도 까딱 까딱 하고 깔딱고개를 넘어가면 '언제 그랬냐'는 듯 충분히 살 만한 의미를 안겨준다. 이렇듯 침체기를 지나 회복기에 접어들고 다시 상승기로 올라가는 인생이야 '드라마틱하다'며 박수칠만 하지만 정반대의 상황은 그야말로 비극이다.



나락으로 떨어진 것 같은 인생에 서광이 비추고 냉장고 같던 몸뚱이에 온기가 올라와서 간신히 한숨을 쉴 정도가 되면 마음에도 봄날의 아지랭이가 피어오른다. 다시 말해 '유혹당하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는 것이다. 꽃뱀이나 제비에게 물리던, 사기를 당하던 그 무엇이든 못된 인간에게 엮이는 일은 '그런 일을 당하는 여지'를 내가 준 때문이다. 사기꾼은 피해자의 '욕망'을 노리고, 꽃뱀이나 제비에게 물리는 사람은 나도 모르게 '욕구'를 드러냈기 때문이다. 이 모든 것이 '살 만해 지니까' 그 옛날 힘든 시절을 잊은 때문이다. 아니, 일부러 잊고 싶었던 건지도 모른다.



그 점에서 톨스토이 할아버지가 말하는 '유혹의 늪'은 우리가 경계하고 경계하고 또 경계해야 할 '늪'이 아닐 수 없다. 우선 작은 유혹들 먼저 물리쳐라. 우선 더 먹고 싶은 욕심을 경계해야 한다. 원래 배가 고픈 게 인간의 기본값이다. 어떤 이유이든 고개를 숙여 내 발끝이 보이지 않으면 친구, 자네는 '돼지'와 친구다. 그런 친구를 멀리해야 한다. 다른 것 없다. 배가 고플 때 까지 굶어라. 그리고 배가 부르다고 느끼기 전에 숟가락을 내려놓아라. 밤늦도록 술자리는 한 달에 한 두 번만 갖고, 술을 마실 거라면 차라리 밥을 굶어라. 어차피 술 때문에 간암에 걸릴 몸 위장 상한다고 걱정말고. 이것 저것 두렵거든 일찍 잠드는 게 최고다. 술 먹을 일도 없고 안주먹을 일도 없고 그래서 살이 찔 이유가 없다. 음주운전도 없으니 대리도 필요없다. 어딘가에서 노래를 부를 일도 없으니 배우자가 두려울 일도 없다. 늘어지게 자고 나면 맑은 정신과 두툼한 지갑을 만날 수 있다.



두 번째는 일찍 잠들면 다른 인생을 만나기도 한다. 새벽을 만난 적이 있나? 아니, 아니 술에 취해 맞이하는 새벽 말고, 맑은 정신으로 만나는 새벽 말이다. 경험해 보면 알텐데, 내가 알던 세상과는 또 다른 세상이다. 그 누구도 먼저 맡아본 적 없는 새벽공기 냄새와 느낌, 해가 뜨면서 변해가는 세상, 그 속에 있는 나를 발견하는 건 정말 반할 만큼 놀랄만한 경험이다. 이 경험을 몇 번 해 보면 졸린 눈을 부벼가며 밤늦도록 개기던 시절이 아까워질 것이다. 새벽은 알면, 자네는 두 개의 인생을 사는 셈이 될 것이다.



이 밖에도 어디 유혹이 한 두개 인가. 하지만 기억할 것은 유혹은 멀쩡한 사람에게는 찾아오지 않는다는 것. '유혹당할 만한 자'에게만 슬그머니 찾아온다. 사기꾼은 욕심많은 자의 욕망을 알고 교묘하게 그곳을 집중공략해서 눈이 멀게 하고, 꽃뱀이나 제비는 간절한 욕구를 알고 그곳에 숨바람을 불어 혹~ 하게 한다. 우선은 유혹이 언감생심 접근하지 못할 만큼 심리적 안정(톨스토이 할아버지는 영적 축복이라 말했다만)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작은 유혹일랑 빨랑 물리칠 것이고, 나도 모르게 유혹에 빠졌거든 얼른 발을 빼야 할 일이다. 친구여,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허~ 하지 않게' 할 것들을 고민하고 찾기를... -richb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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