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은 고통과 절망감을 어른이 되어서 느낀다. 하지만,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의 주인공인 5살 소년 제제는 고통과 절망감을 훨씬 일찍 느꼈다. 제제는 왜 그런 부정적인 감정들을 훨씬 일찍 느꼈을까?
브라질에 사는 제제는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난 장난을 많이 치는 장난꾸러기였다. 가끔 심한 장난도 치긴 했지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나쁜 일을 일으키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가정에서의 교육 방식이었다. 겉으로만 봐서는 심한 장난을 쳐서 꼭 필요할 때만 매를 맞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제제는 학대를 당하고 있었다. 작은 일에도, 매를 맞고, 자신이 한 것이 아닌 건데도 매를 맞고. 한 번 혼나는 것도 얼마나 마음 아픈데, 이유 없이, 심지어 약하고 예민한 아이인 제제는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제제는 그렇게 힘들게 살아가던 중에도 자신에게 사랑을 가르쳐주고, 자신을 도와줄 구원자인 마누엘을 만나게 된다. 사실 이 둘은 전의 안 좋은 일 때문에 서로 원수 사이였다. 하지만, 며칠 뒤에, 제제가 발을 다쳐서 절룩거리며 학교에 갈 때 그 포르투갈 사람이 태워준 것을 계기로, 둘은 친해지게 된다. 어느 날, 그 포르투갈 사람은 제제가 한 동안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을 알아챘다. 과연 어떻게 된 것이었을까?
마누엘이 초조한 마음으로 제제를 기다리던 어느 날, 드디어 제제를 만났다. 마누엘에게는 제제가 집 밖을 나오지 못한 이유가 충격적이었다. 제제가 자신의 집에서 학대 당해서 엄청 아팠기 때문이었다는 것. 제제가 다른 사람들과 있을 때는 착한 아이지만, 집에 있으면 자꾸 나쁜 짓을 하고 욕을 많이 쓰는 이유는 바로 가정에서의 학대 때문이었다.
마누엘이 제제가 학대 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제제는 한동안 마누엘에게 기대어 살다가, 갑자기 충격적인 소식을 듣고 또 앓아 눕게 된다. 마누엘이 자신과 추억이 많은 그 차를 타고 가던 중 기차 치여 사망했다는 소식. 자신에게 사랑을 가르쳐 주고, 자신에게 도움을 주던 사람이 떠나자, 제제는 깊은 절망감에 빠져 거의 2주 동안 제대로 먹지도, 쉬지도, 자지도 못했다. 하지만, 곧 현실을 받아들였고, 극복해냈다. 그렇게 다시 제제는 고통의 장벽에 부딪쳤다가 일어섰고, 열심히 살아갔다...
제제는 진짜 힘들게 어린시절을 보냈다. 끔찍한 일들의 연속이었다. 마누엘을 만나기 전에는 항상 부모에게 학대 받고, 진실된 사랑이 무엇인지를 잘 몰랐다. 그런 고통의 구덩이에서 구해줄 마누엘을 만났지만, 마누엘도 끝내 철도 사고로 죽고... 나는 마누엘 덕분에 제제가 행복한 어린 시절을 보내는 것으로 끝났으면 했지만, 끝내 마누엘이 죽다니... 너무 불쌍했고, 너무 슬펐다. 정말 울 뻔했다. 어떻게 그렇게 운이 없을까...
책의 마지막 장면에서는 제제가 죽을 고비를 넘기고 일어났다는 사실에 모두 기뻐했다. 하지만, 끝까지 제제의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제제는 마누엘이 죽어서 앓아 누운 것이었지만, 가족들은 도로 확장 공사로 인해서 라임 오렌지 나무가 베어버리게 되는 것 때문에 슬퍼한 것인 줄 알고 있었다. 그렇게 마누엘이 죽은 후에는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울지 마라, 얘야. 우리는 이제 큰 집에서 살 거야 (중략) 새 집에선 나무도 먼저 고르게 해줄게"
"한 가지 소식이 더 있다 얘야. 너의 라임오렌지나무도 그렇게 빨리 잘리진 않을 거야. (중략) 넌 그게 잘린지도 모를 거야."
나는 흐느끼며 아빠의 무릎을 끌어안았다.
"됐어요, 아빠. 그런 건 상관없어요. 벌써 잘라 갔어요, 아빠. 벌써 일주일도 전에 내 라임오렌지나무를 잘라 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