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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순간을 매일 놓치고 있는 당신을 위한 글

by 리치보이 richboy

지금 눈앞에 있는 아이는, 더 이상 없다



"아주 어릴 적 꿈같은 시기에 나와 함께 살았지만 지금은 더 이상 여기에 없는 어린 소년들의 얼굴이 보였다. " *케이틀린 플래너건



모든 부모의 가장 큰 두려움은 자녀를 잃는 것이다. 그리고 부모가 된다는 것의 끔찍하고 아름다운 비극은 실제로 우리가 끊임없이 아이들을 잃고 있다는 것이다. 매일매일.


물론 말 그대로 아이들을 잃는다는 의미보다는 아이들이 성장하고 변화하고, 새롭고 독립적인 존재가 되어간다는 의미다. 매 시간, 매일, 스콧 갤러웨이 교수는 아들이 열한 살 때 찍은 오래된 사진을 바라보며 느낀 깊은 슬픔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있다. 열한 살 짜리 아들은 이제 열네 살이 되었고 열 한 살의 소년은 더 이상 없다.


이것이 우리의 운명이다. 이것이 우리가 선택한 삶이다. 우리는 자녀가 성장하길 바란다. 아이가 걷고, 학교에 입학하고, 인생이 준비한 모든 멋진 일들을 경험하길 고대한다. 그러나 그것은 동시에 더 이상 지금의 아이와 만날 수 없다는 뜻이다. 지금 이 순간의 아이는 지극히 짧은 순간만 우리와 함께 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한눈을 팔거나 모든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면 순식간에 지금 눈앞에 있는 아이는 사라진다. 당신은 그렇게 아이를 놓쳐버린다.


<<데일리 대드, 라이언 홀리데이>>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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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컴퓨터를 켜면 만나는 아이가 있다. 세 살 난 내 아들의 예쁜 모습, 난생 처음 유아원이란 데를 가는 첫 날 엘리베이터 앞에서 찍은 모습인데 부모와 떨어져서 한나절을 보내야 한다는 황망함은 전혀 모르는 아이는 그저 밖을 나간다는 즐거움에 환한 미소를 지으며 찍혔다. 몇 분 후 눈물 콧물 범벅이 된 모습이었지만, 그 슬픈 모습은 내 기억 속에 남겨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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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슬픈 아이러니는 아이가 얼른 커서 더 이상 나의 손길이 필요없기를 바라면서도 세상에서 가장 예쁜 내 아이의 오늘 모습을 계속 보고 싶어서 딱 그만큼 아이가 더디게 자라기를 바란다는 점이다. 오호~ 정말이지 슬픈 현실이 아닐 수 없다.


아이는 매일 조금씩, 아주 조금씩 자란다는 진리를 부모라면 기억해야 한다. 이 점을 기억한다면 '오늘 내 아기가 가장 예쁠 때'라는 진리가 눈에 들어올 것이다. 열 두 살이 되어 코 밑에 솜털이 거무튀투할 만큼 자랄 만큼이 되었지만, 그래서 '지금이 제일 예쁠 때' 라고 느끼기가 조금은 부담스럽지만 거의 매일 함께 사우나를 가고 굳이 내가 머리와 몸을 닦여주는 이유는, 예쁜 내 아이를 네 손으로 온전히 느끼고 싶어서 이다(제 엄마는 절대로 느끼지 못할 나만의 특권이랄까).


친구여, 라이언의 말대로 "한눈을 팔거나 모든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면 순식간에 지금 눈앞에 있는 아이는 사라진다." 갑자기 커 버린 아이를 보고 놀랐다면, 자네는 기적을 놓쳐버린 것이다. 되도록 아이와 매일 함께 하면서 내 아이의 성장을 매일 눈으로, 손으로 확인하기를. 이 순간은 영원히 되돌아오지 않을테니 말이다. -richb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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