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어제 같고 또 내일도 엇비슷할 것 같은 단조로운 생활을 할 때, 우리는 그때부터 늙기 시작한다.
단조로운 나날이란 말은 바꿔 말하면 '익숙한 매일'이란 의미이기도 하다. 무엇이든 익숙해지면 더 이상 신경을 쓸 이유가 없고 우리의 뇌도 마찬가지로 더 이상 운동을 하지 않는다. 더 없이 평화롭고 안정적일 것 같은 이 순간 역설적이게도 '노화가 시작된다'니 납득하기 어려운 말이다.
하지만 뇌과학자들은 이렇게 말한다.
"인간은 나이를 먹는다고 늙는 것이 아니다. 뇌가 늙으면 제아무리 청춘이라도 늙은이인 셈이다"
그렇다면 '뇌를 늙지 않게 하면' 노화도 늦출 수 있다는 뜻일텐데, 어떻게 해야 '뇌를 늙지 않게' 할 수 있을까? 끊임없이 긴장하게 해야 한다. 늘 새로운 것을 만나고, 새로운 것을 경험하고, 새로운 것을 감지하고 느끼게 해야 한다. 이 말을 들으면 뭔가 답을 얻어낸 것도 같은데, 정말 '피곤한 정답' 같아서, 갑자기 아가미가 답답해지는 기분을 얻는다.
"아니, 그러니까~ 뇌가 늙지 않으려면 내가 어떻게 하는 것이 좋으냐고!!!"
이에 대한 정답으로 뇌과학자들은 '여행'을 추천한다.
낯선 곳, 낯선 세상에 나를 '뚝~' 하고 떨어뜨리면 나의 오감과 모든 신경은 자연스럽게 깨어나고 24시간 내내 잔뜩 긴장한다. 쉬는 날 집 콕을 하면 하루가 12시간 같은데, 여행지에서의 하루는 마치 72시간을 지낸 것처럼 하루가 더디게 흐르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늙지 않으려면 여행을 많이 떠나라."는 말이 되겠다.
곧 떠나는 이탈리아 여행을 더해 최근 3년 동안 4차례의 유럽여행을 경험하면서 나는 이 말에 100 퍼센트 공감한다. 처음 유럽여행을 계획하며 100일을 준비하면서 나는 이미 여행을 떠난 셈이 되었고, 여행을 다녀와서는 그 시간을 추억하며 또 100일을 보냈다. '약빨'이 떨어질 때가 되면 또 다시 다음 여행을 계획하며 100일을 준비했고, 이렇게 거듭거듭 하면서 세월을 보냈다. 이 시절을 보내면서 끊임없이 생각한 건 '지금이 아니면 언제 할 거야? 호호 할아버지되서 지팡이 짚고, 휠체어 타고?' 였다. 견문이 넓어지는 만큼 '현명한 소비'를 하게 되었고, 쓸데 없는 낭비를 줄이니 여행경비는 절로 생기는 부분도 있었다. 말인즉슨, 막상 계획하고 준비하면 큰 돈이 들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리고 '돈은 이런 데 쓰라고 버는 게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