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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내 괴롭힘'에 관한 기억.

(나의 퇴사기 그 열 번째 이야기, 직장 내 괴롭힘이 만연한 곳의 추억)


뉴스를 통해 119 구급 대원이 상급자로부터 

'괴롭힘'과 '멸시'를 당해, 상위 기관에 진정을 넣었으나,

묵살이 되었다는 소위 조직 내 '직장 내 괴롭힘'은폐에 대한 내용을 접했습니다.


운동을 하면서 관련 소식을 보고선,


"저런 '의로운'일을 하는 분들도 동료들 사이에 '괴롭힘'이라는 걸 자행할 수 있구나.."라는 

생각을 잠시 했었죠. 


한 1년 지났다고 그 사이 잊어버렸다는 것이 참..


신이 인간에게 주신 가장 큰 선물 중 하나가 '망각'이라는 말이 정말 맞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직장 내 괴롭힘. 

이미지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아주 멀쩡한 사람들이 멀쩡한 조직 내에서 공공연하게 자행된다는 사실.


공감되시려나요? 


제가 퇴사 전 다녔던 신문사의 경우, 저는 그런 경험이 있어서 잘 알고 있습니다.

(물론 상대방은 다른 주장을 할 수 있겠지만요. 제 글에서 그런 다른 입장까지 이해하고 싶은 생각은 없기에)


이 괴롭힘이라는 것이 사실. 


무서운 것이 뭐냐면요. 처음부터 작정하고 누굴 괴롭히거나 따돌려야겠다는 것으로 

시작을 하지는 않는다는 점입니다.


저를 주도적으로 그리고 조직적으로 팀원들에게 암묵적 공지를 통해 따돌린 

저의 퇴사 전 상사였던 팀장님은 저에게 그러한 행위를 하기 전엔, 같이 밥도 따로 먹고 가끔 술도 먹고, 


업무적으로 저에게 좋은 인사이트를 얻는다며, 다른 팀에 있을 때도 불러 저의 의견을 묻곤 했었습니다. 


조직 내에서도 꽤 인정받는, 비 기자직군 중에 드문 S대 공대 출신의 팀장이었으니까요. 


외면만 놓고 보면, 지극히 멀쩡, 아니 엘리트 팀장이죠. 


심지어 부서에 경력사원을 채용할 때 전적으로 저의 의사에 따르겠다고 일임하였고, 

면접 때도 같이 면접관으로 배석하여, 

저의 의견을 아주 비중 있게 반영하여 직원을 채용했을 정도였으니,


저에 대한 업무 인정? 은 더 설명이 필요 없을 듯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조직 특성상, '기자-비 기자 직군'과의 이해관계. 

기자 직군은 관련 직무 경험이 없음에도 주요 의사결정 포지션에 있는 불합리성. 등 


저의 소신과(처음에는 같은 뜻을 가지고 있는 줄 착각했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의견을

보고서와 구두로 여러 차례 피력을 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게 본인의 자리?를 위협한다는 생각이 들었을까요?

그 의견을 동조하면 본인 상사인, 기자 직군의 의사결정자에게 맞서는 형국일 것이고, 

그럴 경우 본인도 위험에 질 수 있다고 생각했을 수 있었나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에 대한 태도가 180도 달라지더군요. 


저를 많이 불편해하고, 

실제 제가 왜 이전과 달리 나에게 업무를 배정하지 않고, 

배제하느냐고 직접적으로 물으면 "불편하다. 너와 일하기가."라는 답변만 반복했던 것 같습니다.


그 이후 계속된 업무 배제와 팀장 다음 '차석'의 포지션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직접적인 업무 지시를 받지 못하는 것은 물론, 

팀 여성 후배로부터 팀 관련 주요 공지사항도 대신 전해 들었어야 했으니까요. 

팀장의 업무 지시를 팀 내 여성후배의 카톡으로 지시, 전달 받은 내용의 기록
팀 내 주요 공지사항 등을 팀장이 아닌 팀 여성 후배를 통해 공유받은 기록

(제 성격상, 그 당시의 주요 상황을 다 기록을 해 뒀고, 일부를 제 브런치에 올려 봅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참.. 왜 그렇게 까지 했나 싶기도 하고. 


아무튼 그 당시에는 엄청 속상하고 자존심도 상하고. 

저에게 내려오는 업무를 대신 전달하는, 팀 후배가 '저를 어떻게 생각할까'하는 생각이 참...


그러던 때 인사팀장이 면담을 요청하더군요. 

"소속 팀장이 어떤 모종의 조치를 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알아서 나가주면 좋겠다고."


소속 팀장이 팀원인 내가 '불편하다'는 이유로 나가야 하는 사유가 되냐?라고 되물으니,


회사 차원의 공식적인 답변은 '사직을 권유할 수 없다' 그런 대답을 하면 '불법이다라'는 

형식 적인 답변만을 반복 하더군요


제가 징계를 받거나, 감사행위에 위반을 한 것도 아닌데, 

나갈 이유가 없고 더군다나 내 바로 위 직책자 때문에 나가는 것은 납득이 안된다는 

나름의 판단으로 '버티기'에 들어갔었습니다. 


(나중에 사직서를 쓸 때 들은 이야기인데, 인사팀에서 그 정도 이야기를 하고 업무를 배제하면

자존심이 상해서 알아서 그만 둘 줄 알았다고 합니다.)


자존심이요?


'내 새끼 입에 밥들어 가는 것 만큼' 

더 중요하고 지켜야 할 자존심이 있을까요?




그때부터 '본격적인 따돌림과 멸시'의 시간이 대략 1년 이상 계속되었던 듯합니다. 


그 1년 좀 넘은 시간이 군대 생활보다 더 힘들었던 것 같더군요. 


그때를 기억해 보면, 직접적으로 저를 배제하는 팀장님도 팀장님이지만, 

예전에 저에게 일을 물어봤던 직원들이. 팀장의 행동을 보며 암묵적으로 동조를 하고, 


출/퇴근 시 인사조차도 하지 않는 그런 모습에. 참.. 

집단 따돌림이란 게 "어디 일본 학교에서만 일어나서 뉴스 나오는 이야기는 아니구나."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몸으로 직접 경험하면서...


정말 착하고, 좋은 대학들 나온 재원들도 이런 일에는 다들 동조하는구나 라는 생각이.. 


한편 이해가 안 되는 건 아닙니다. 

괜히 저에게 말 섞었다가는 힘 있는 팀장에게 본인들 까지도 잘 못 비칠 수 있을 테니까요.


하지만, 이해는 되지만, 용서는 되지가 않네요 지금도. 


왜 그렇게까지 남의 밥줄을 끊으려 필사적이었는지. 아직도 그 이유를 잘 모르겠습니다. 

그게 본인만의 '애사심'이라고 생각했던 것일까요?




저는 지금 그 조직에서 나온 지 1년 가까이 되어 갑니다.


지금도 어느 누군가는 저처럼 '퇴사의 압력과 동시에 따돌림'을 당하고 있을 테죠.


가끔 해당 신문사에서 '직장 내 따돌림, 괴롭힘'어쩌고 기사가 나오는 것을 보면 웃음이 나옵니다.

내부 집안 단속이나 잘 하면서 '언론의 고발성격을 좀 가져 보는 것은 어떨까 하고'..


직접 당하는 이 아니면 누구도 모르는 일이죠. 

알아도 모르는 척하는 문화? 가 어느 정도 있는 듯하고요.


10년 넘게 다닌 회사 자체를 비난할 생각은 없습니다. 


다만, 그 속에서 회사가 자기 것으로 착각하며 "최소한의 동업자 정신도 없는" 

몇몇 사람들에게 이 말은 글로 꼭 남겨 두고 싶습니다.



당신도 언젠간 잘려. 착각하지 마. 

회사는 네 것이 아니야.라고




나의 퇴사기, 직장 이야기는 계속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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