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난 네가 싫다, 바이러스(feat.고열)_
슬슬 한기가 돌고 으슬으슬하면서 목이 아프더만,
열이 오르더니 38.9도를 넘기 시작.
주말에 지인 부고를 듣고 좋지 않은 컨디션으로
장거리를 당일로 서둘러 다녀온 탓인지..
올라오는 길부터 맥을 못추더니,
샤워하고 나와서 열을 재보니 39.2...
보통 편도가 부어서 열이 오르면 39도는 기본이라
썩 놀라진 않았지만 문득 이 열이 안잡히면
40도를 넘겠다 싶어서 서둘러 해열제를 2알이나
털어넣고 목을 가라앉힐 아이스크림을
실컷 퍼먹기 시작.
나름의 응급조치 후 남은 병원약을 먹고,
소파에 기대어 앉아있으면서 슬슬 오한이
더 심해짐을 느꼈다.
옆에 둔 체온계를 재보니 39.4
약을 먹고 별짓을 해도 안떨어질 열이라는 걸
알았기에 일단 돌돌돌 내 몸을 휘감고 있던
이불을 내팽겨치고,
긴바지를 걷어올리고,
최대한 열이 잘 빠져나갈 수 있도록
해놓고 얼음팩을 겨드랑이에 껴두길 2시간...
열은 39.5,
그와 함께 신경이 눌려 왼쪽 팔이 저리고
감각이 사라지기 시작.
더 이러고 있다간 한 달 내내 팔에 힘도
안들어가고 뭘 하지도 못할 거라는 걸
경험했던 터라 일단 빠르게 얼음팩을 빼버렸다.
어차피 2시간을 끼고 있어도 안내릴 열이면
해열제를 때려부어도 안내린다.
부모님은 응급실을 가야하는 거 아니냐며
스탠바이중이셨다만, 경험자로서
내 상태는 누구보다 내가 잘 알기에 만류했지...
응급실은 보기 싫은 피도 너무 많고
시끄럽고 오래 기다리고... 싫거든여;
눕자마자 수액을 주렁주렁 꽂고
피를 겁나 빼가겠지?
글고 난 이미 수혈은 금욜에 검사하느라 했으니
고만 뽑아도 됨..(빈혈환자이니까)
재밌는 건 그래도 열은 안내림 ㅋ
그래서 굳이 가서 모두가 고생 안해도 되는
방법을 너무 잘 알고 있지.
얌전히 누워있다가 걍 류마티스 내과 약들을 털어넣고
최대한 아무것도 안하고 푹 잠드는 게 열을
제일 빠르게 내리는 방법이라는 걸 알기에.
일부러 발 쪽으로 선풍기도 틀고,
이불은 배만 살짝 덮어주고,
(아직 솜이불인 건 안 비밀)
자고 인나니 37.9.
휴....
좀 살았나 싶었는데 침을 삼키는데 목이
너무 아파서 결국 이비인후과로 달려갈 수밖에.
요즘 병원 예약이 글케 힘들다더니
진짜 더티하게 힘들어서 겨우 예약 뜨자마자
접수하고 달려갔더니,
기존과 다른 바이러스가 또 감염된 것 같다고 하심.
why???!!!!
참고로 나는 외부에 나갈 때는 무조건
마스크를 쓰고 다니고,
손은 지분이 다 벗겨질 정도로 손씻기에
진심인 사람인데 ..?
근데 의사쌤이 보여주시는
나의 후두 사진만 봐도 3주동안 찍은 사진 중
목상태가 젤 안좋아보였고,
특히나 오른쪽 편도가 많이 부어 거의 빈 공간이
안보일 정도였으니... 귀도 글케 아팠던거군.
의사쌤도 놀라시면서
보통 하나의 병이 들어와 있으면
새로운 바이러스가 못들어오게 하는데
지금 몸상태가 꽤나 안좋아보인다고,
금요일에도 와봐야할 거 같다시며
약도 늘어나구 주사도 맞고 오니
조금은 살 거 같다.
고열은... 넘나 빡심을 다시금 느끼며,
그 와중에 열이 40도는 안넘어서인지
아직 움직일만은 하다던 매우매우
독한 1인은 이비인후과 저녁약을 때려먹고
다른 약을 먹기 위해 대기중...
(내 간은 소중하니까..?)
열이고 편도염이고 후두염이고 뭐고,
후딱 다 나아버리기를 간절히 바라며,
한편으로는
2주 뒤 치뤄야하는 시험을 걱정하며
오늘 하루 마무리하기.
모두모두 건강한 하루 보내셔요,
건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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