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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bi의 마음일기 Oct 13. 2024

[투병일기] 24. 맘처럼 내 몸이 움직이지 않아

말도 안듣는 내 몸뚱이

담이 왔다.

제대로 왔다.

계기랄 것도 없었다.

여느 때와 같이 아침에 일어나 주방으로 가

커피를 타기 위해 컵을 꺼냈고,

믹스 커피 2봉을 털어넣고 ,

물을 부었고 그저 살살 젓고 있었을 뿐이다.


’잘 섞여라~‘하면서 젓던 중에

갑자기 오른쪽 목 뒤부터 날개뼈까지

근육 강직이 느껴지면서,

뭔가 빡 당겨지는 느낌이 났다.

그리곤 고개가 안돌아간다....

시간이 지날수록 내 목은 점점 더 안돌아간다.


통증이 꽤 심하지만,

그래도 뭐, 이정도 쯤이야, 하고는 빨래도 돌리고,

널고, 개고, 산책도 하고 갖가지 일을 다 했는데,

그러고 나니 진짜 목이 안돌아간다.

‘잉...?’

꽤 당황스러웠다.

원래 내 몸은 늘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아프지만,

이건 좀 많이 당황스러운 상황이다.


아침에 먹는 약을 털어 넣어도,

통증은 가라앉지 않고 ,

누워 있어도 그 부위에 자극이 가면

통증이 만만치 않았다.

그렇다면, 방법은...?

추가투약.

그래도, 차도가 없다.

나 참... 이 몸뚱이도 꽤나 고집이 센 편인가보다.

나아질 생각을 안한다.


20대에 나는 꽤나 열정적인 사람이었고,

잠자는 것, 먹는 것을 줄이면서 너무나 할 것도,

하고 싶은 것도 많았던 여느 20대였다.

허나 내 맘처럼 몸이 따라주지 않아 그게 늘

스트레스고 약점이라 생각했는데,

그래서인지 점점 몸은 안좋아졌던 거 같다.

지금이야,

내 상태를 어느정도 다루고 이해하고

몸을 움직이는 편이지만,

꽤 오랜만에 이런 식의 답답함으로

성질머리 발동중...


해야 할 것들이 아직 많은데,

책상에 앉아서 책을 보려해도

조금만 고개가 떨궈지면 디스크까지 난리다...

총체적 난국.


에라이.

오늘은 걍 쉬라는 건가...?

그치만, 맨날 쉬는데...

하며 내면의 내가 서로 싸운다.

과연,

누가 이길 것인가.


결국,

아파도 참고 해야한다는 책임감 강한

자아가 이겼다.

늘 그래왔듯이.

그래서 이렇게 브런치 글도 쓰고 있는 것이다.

안그랬으면 지금 아프다고 뒹굴고 있겠지..?

참는 게 이력이 나긴 했는데,

뭔가 오늘은 근육이 찢어질 것 같은 통증이라

좀 낯설다.

언제 괜찮아 지려나 하는 생각과 함께

담주에 해야할 공부들을 쭉 생각해본다.


하여간, 얌전히 쉬질 못한다.

이러니 내 몸이 그만 좀 하라고 파업하나 싶기도.

그치만, 이렇게라도 안하면 불안하다.

앞으로 내가 뭘 해야 할지 사실 잘 모르겠어서.

뭐든 해야만 할 것 같아서.

그래야 내가 이 몸을 데리고 굶어죽진 않을테니.

때문에 뭐라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늘 맘 한 켠에 남는다.

아픈 몸으로 이 세상을 살기엔 세상이 너무 춥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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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runch.co.kr/@richjubi/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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