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투자#인간 본성 #역행 #사피엔스#부의 본능#유발 하라리#우석
투자를 잘하려면 인간의 본성을 공부해야 한다. 투자를 잘하는 것과 인간의 본성이 무슨 관련인지 궁금할 수 있다. 첫 글에서 말했듯이 투자의 본질은 '돈을 버는 것'이다. 이 돈으로 인해 인간의 욕망이 가감 없이 드러난다. 돈을 갖게 되면 더 갖고 싶은 게 인간의 욕심이고 과해지면 탐욕을 스스로 주체할 수 없게 되기도 한다. 반대로 돈을 잃게 되면 손실에 대한 심적 고통이 따르고 계속 돈을 잃다 보면 공포와 두려움, 포기의 마음이 생겨난다. 사실, 이러한 인간의 본성은 자연스러운 것이고 인간 본성은 선사 시대에 지금까지 인간 생존을 위해 반드시 필요했다.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 우석 작가의 <부의 본능>의 견해를 참고하여 생각해보면, 인간은 선사 시대에 환경의 위험에 자주 노출되었다. 사냥하러 나갔다가 뱀과 비슷하게 생긴 나뭇가지만 봐도 과도하게 공포를 느끼고 과도하게 조심하는 행동을 했다. 이러한 과잉 행동 본성은 낮은 확률로 뱀을 보게 될 때에도, 높은 확률로 뱀을 닮은 나뭇가지를 보게 될 때에도 동일하게 작동된다. 이에 따라 조상들은 뱀이 있든지 없든지 뱀에 물릴 가능성을 최대한 낮추게 되고, 살아남게 되었다. 반대의 상황도 마찬가지이다. 선사 시대에는 수렵과 채집이 주된 생산 활동이었다. 수렵과 채집의 맹점은 일정하게 생산물을 얻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사슴을 사냥하여 배불리 먹고 싶지만, 사슴들도 생존을 위해 본능적으로 피하기 때문에 허탕을 치고 돌아오는 날이 잦았을 것이다. 과일과 채소를 듬뿍 채집해서 가족들에게 돌아가고 싶지만,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 결과 조상들은 어쩌다 사슴을 잡은 날이면 당장 먹어서 배 속으로 최대한 축적했다. 다음 사냥 성공에 대한 기약이 없기 때문에 당장 영양 공급을 최대한 해두는 것이다.
이러한 과잉 위험 반응, 즉각적인 이익 추구 등의 행동은 선사 시대 조상들의 생존 DNA였고, 고스란히 후손인 우리에게 전달되었다. 하지만, 현대 자본주의 사회는 선사시대와 생존 방식이 다른 사회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더 이상 과잉 위험 반응, 즉각적 이익 추구 등 인간의 본성을 따르는 행동이 이익을 가져다주지 않는다.
직장인 B 씨는 2021년 봄에 주식 투자를 시작한 '주린이'이다. B 씨는 그동안 월급을 받으면 은행 적금에 차곡차곡 모아두기만 했을 뿐 투자와는 거리가 멀다. 그러던 중 주변에서 하나 둘 주식 투자하는 사람들을 보게 되었다. 뉴스에서도 주식 시장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는 기사를 보게 되었다. 투자에 참여하지 않은 자신만 '벼락 거지'가 되는 것 같은 조급함에 주식 투자를 시작하게 된 것이다. 어떤 주식을 사볼까 하다가 2021년에도 여전히 핫하고 주변 사람들이 다 갖고 있는 인터넷 플랫폼 기업인 K사의 주식이 눈에 들어왔다. B 씨는 가지고 있던 돈을 K사 주식에 조금 투자해보았다. 처음 며칠 오르더니 급등을 하는 것이었다. 심장이 두근두근해지고 이 기회를 놓치면 안 되겠다 싶어 적금이 만기 되어 받은 목돈을 K사 주식 매수하는 데 과감하게 질렀다. 하지만, 목돈으로 K사 주식을 산 이후 서서히 매수 가격에서 아래로 내려오기 시작했다. 이왕 투자를 시작한 이상 장기적으로 바라보면 되겠다는 생각으로 계속 주식을 갖고 있겠다 다짐했다. 그렇게 한 달, 두 달, 반년, 1년이 지나고 계속 주가는 떨어져 수익률은 -50% 아래로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B 씨는 1년이 넘는 주가 하락이 너무나 고통스러웠고, 본전은 커녕 -60, -70%를 지날 것 같은 두려움에 다시 한번 K사 주가가 떨어지는 날 눈물을 머금고 매도 버튼을 눌러버렸다.
사실 B 씨는 인간 본성에 충실한 사람이다. 개인 자산을 늘려보려는 즉각적 이익 추구 심리와 가만히 있다가 벼락 거지가 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주식 투자를 시작하였다. 또한, 안전하게 수익을 추구하고 싶어서 사람들이 모두 갖고 있는 K사의 주식을 투자하였다. 1년이 지나는 하락 조정으로 심신이 지치고, 손실에 대한 두려움이 커져 더 이상의 위험을 피하기 위해 눈물의 손절매도를 하였다. 인간의 본성에 충실히 따랐더니 투자 결과가 처참했다. 만약 B 씨가 인간 본성을 거슬렀다면 어떻게 달라졌을까? 우선, 초보 투자자로서 조급하게 주식 투자를 시작하지 않았을 것이다. 불편하지만 지금까지 투자하지 않았던 자신의 현재의 상황을 받아 들어야 한다. 그 후에 귀찮지만 충분한 시간 동안 투자 공부를 해야 한다. 충분히 투자 공부가 되었다면 그다음 투자를 시작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보다 늦게 투자를 시작했지만, 조급하게 투자하지 않아 투자 손실률도 -50%가 아니라 0% 일뿐이다. 그다음 남들이 너도나도 갖고 있는 K사를 무턱대고 사는 것이 아니라 K사 주가가 과도하게 오른 것은 아닌지, 혹시 K사보다 저평가되고 수익 확률을 높은 다른 기업은 없는지 충분히 검토하여 투자 결정을 내려야 한다. 물론, 이 과정도 지루하고, 귀찮고,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불편하다. 하지만, 성급하게 투자하여 손실을 보는 것보다 0%가 훨씬 낫다. 그 이후에 조심스럽게 자기 생각을 바탕으로 투자를 진행해나가는 것이다.
이렇게 인간 본성을 거스르는 것은 지루하고, 시간이 오래 걸리고, 즉각적인 보상보다 에너지를 많이 사용해야 한다. 하지만, 인간의 본성을 거슬렀기 때문에 -50% 이상의 손실을 피할 수 있을 것이고, 장기적으로는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기억하자. 투자에서 인간의 본성을 거스르는 것은 지루하고 불편하다. 그런데 그 불편함이 성공 투자의 비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