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투자 #주주 #친화 #기업 #자사주 #매입 #소각 #방어
50대 직장인 김 씨는 올해 말이면 30년 동안 몸담은 직장을 그만두는 퇴직 예정자이다. 오랜 기간 남들이 쉴 때에도 성실하게 일을 해왔기 때문에 집안일은 온전히 아내의 몫이었다. 오랜 세월 묵묵히 집안의 크고 작은 일을 도맡아 준 아내에 대한 고마움이 매우 크다. 이에 김 씨는 내년 봄 고마운 아내와 크루즈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 김 씨는 크루즈 여행을 알아보다가 비슷한 가격인 2개의 크루즈 여행 상품을 발견하였다.
1) A크루즈: 2인용 객실, 수영장 무료 제공, 선상 파티에 제공하는 주류 및 과일 무료 제공
2) B크루즈: 4인용 객실, 수영장 유료 제공, 선상 파티에 참여할 시 음식료비 별도 지불 요망
비슷한 규모와 가격이라면 김 씨는 어떤 크루즈를 선택할까? 당연히 1번이다. 1번 크루즈는 크루즈 승객들에게 아늑한 개인 공간을 제공하고, 수영장 이용 서비스 혜택이 있으며, 파티에서 먹거리를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2번 크루즈는 뭔가 꺼림칙하다. 편안하고 대접받는 크루즈 여행을 하기엔 숙소도 다른 사람과 공유해야 하고, 먹고 즐기는 서비스를 제공받기 위해 돈을 추가로 지불해야 한다.
주식 투자도 마찬가지이다. 투자할 기업의 주식을 선택하는 것은 주주로서 탑승권을 사는 것과 같다. 이왕이면 탑승했을 때 혜택이 많은 기업의 주식을 선택하고 싶다. 혜택이 많은 기업은 주주친화적인 기업이다. 주주에게 친화적인 행동을 하는 기업이라면 주주로서 신뢰할 수 있다. 오래 동행할 수 있는 인내심도 생긴다. 그러면, 주주 친화적인 기업은 어떤 기업일까?
첫째, 주가 방어를 위해 노력하는 기업이다. 주식 시장은 2021년 상반기 코스피 지수 고점인 3300을 기점으로 1년 이상 하락을 지속하고 있다. 이에 따라 상장된 많은 기업의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 안타깝게도 주주들의 자산 가치는 깎여나가고 있고, 주주들의 마음은 매우 쓰라리다. 주주의 자산 가치를 보호하려는 기업은 기업의 현금 자산을 활용하여 기업 스스로가 자기 주식을 매입하는 결정을 한다. 즉, 자사주 매입 결정을 하는 것이다.
자사주 매입이 왜 주주친화적인 주가 방어의 수단인지 사례를 통해 살펴보자.
이 세상에 사과가 10개만 있다고 상상해보자. 사과 10개 중에 A과일 상회가 1개를 가지고 있다. 시장에는 9개가 개 당 1,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그런데, 고객들의 주머니 사정이 안 좋아져서 사과를 찾는 발길이 예년보다 줄었다. 사과의 가격은 개 당 800원으로 떨어졌다. A과일 상회는 사과의 추가적인 하락을 막고 마진을 지키기 위해 시장에 유통되고 있는 9개의 사과 중 2개를 가게 돈으로 직접 매수하였다. 시장에서는 이제 7개의 사과만 거래되고 있다. 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 사과의 수량이 줄어들어 사과의 희소성이 올라갔다. 그 결과 사과의 가격이 1,000원으로 올라갔다.
A과일 상회가 시장에서 거래되는 사과의 물량을 줄여 시장 가격을 올렸듯이, 기업이 보유 현금으로 떨어지는 자기 주식을 꾸준히 매수하면, 주식 시장에서 거래되는 주식의 수량이 줄어들게 된다. 이에 따라 매도세의 속도를 늦출 수 있다. 상황이 진정되면 주가가 상승으로 전환하는 데 자사주 매입이 마중물이 될 수 있다. 자사주 매입과 그 규모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fss.or.kr)에 공시하기 때문에 자신이 투자하는 기업이 위기의 상황에 자사주를 매입하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여기에 더해 '자사주 소각'이 있다. 소각은 불로 태워 없앤다는 뜻이다.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를 없애버리는 것이다. 사과 시장의 사례로 돌아가 보자. A과일 상회는 보유하고 있는 사과 3개를 먹어서 없애버렸다. 이제 시장에서 거래되는 사과는 7개일 뿐만 아니라 세상에 남아있는 사과도 7개이다. 따라서 사과의 가치는 더욱 희소해져 가치가 올라갈 것이다. 기업의 자사주 소각 행위는 자사주 매입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주주친화적인 행보이다.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를 다시 시장에 내놓을 여지를 아예 없애버렸기 때문이다. 주주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기업의 행보라고 할 수 있다.
(둘째는 다음 글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