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라리 #경제적 해자 #퀄리티 투자 #지속 가능 경쟁 우위
바쁜 하루가 지나고 있습니다. 최근, 업무적으로 일이 많아 투자에 반 강제적으로 거리를 두는 환경입니다. 하지만, 투자에 거리를 두고 있다고 해서 보유 포트폴리오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주식 시장과 거리를 두는 '비활동성' 환경이 조성되어 포트폴리오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각설하고, 오늘은 며칠 전 읽었던 신문 기사에 드러난 '가격 결정력'에 대해 생각해보려고 합니다.
트럼프 2.0 도래로 인해 관련 무역국은 신경 쓰지 않을 수 없습니다. 미국과 더불어 G2의 또 다른 축인 중국을 비롯하여 우방국으로 분류되는 캐나다, 멕시코도 트럼프의 고율 관세 공언에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미국은 GDP 기준 전 세계 최대의 시장이기 때문에 관세가 부과될수록 미국 시장에 팔리는 재화의 경쟁력은 떨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미국은 자국에 수입되는 자동차에 대해 승용차 2.5%, (픽업) 트럭 25% 를 적용합니다. 또한, USMCA 협정(미국, 캐나다, 멕시코)에 따라 일정 조건을 충족하는 자동차는 관세가 면제됩니다.
(*한미 FTA에 의해 한국에서 수출되는 자동차는 관세가 없습니다.)
국가간 협정에 의해 미국-캐나다-멕시코 간에 자동차에 대한 관세는 현재 없습니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면 추가로 관세가 도입될 수도 있다는 으름장을 놓고 있습니다. 실제 세 나라간의 관세가 매겨질 지는 모르겠지만, 최소한 관세에 준하는 비용이 추가될 수 있다는 가정을 할 수 있습니다.
미국과 중국의 상황은 낙관적이지 않습니다. 미중 간에는 FTA를 체결하지 않았습니다. 중국은 자국산 자동차를 미국에 수출할 때 관세(승용차 2.5%, 트럭 25%)를 부과 받습니다. 게다가 미국은 2018년부터 시작된 미중 무역 분쟁 이후, 중국산 제품에 대해 추가 관세를 부과했습니다. '섹션 301' 조치에 따라 중국산 자동차는 25% 추가 관세가 적용되어, 승용차의 경우 27.5%의 관세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기본 관세 2.5% + 추가 관세 25%)
자, 이번에는 EU 국가에서 생산된 자동차를 미국 시장에 들여올 때 적용되는 관세입니다. EU-미국 간 FTA는 체결되지 않았습니다. 승용차 2.5%, 트럭 25% 관세가 적용됩니다.
정리하면, 캐나다, 멕시코, 한국에서 생산된 자동차는 면세입니다. EU국가에서 생산된 자동차는 기본 관세가 적용됩니다. 중국에서 생산된 자동차는 기본 관세+ 추가 관세가 적용됩니다.
그런데, 트럼프는 우방국을 포함하여 추가 관세 적용을 검토합니다. 실현될 지는 미지수이지만, 실현된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최악의 경우를 가정한다면, 미국의 FTA 체결하지 않은 국가에 적용되는 승용차 관세 2.5%가 우방국에도 적용된다고 하겠습니다.
캐나다, 멕시코에 생산 의존도가 높은 유럽의 자동차 제조업체는 우회 방식을 통해 관세를 적용받지 않았지만, 최악의 경우 멕시코 등에 공장을 지은 의미가 사라질 수 있습니다. 당연히 관세로 인해 가격은 2.5% 상승할 것이고, 미국 시장 내 유럽 차의 가격 경쟁력은 떨어질 것입니다.
(*한국산 자동차도 동일한 가정을 해볼 수 있습니다.)
이번에는 기사에 나왔던 '페라리' 입니다. 페라리의 모든 생산은 이탈리아 마라넬로에서 이루어집니다. 미국 시장에 페라리를 수출할 때 어떠한 관세 회피도 불가한 상황입니다. 그렇다면, 미국이 캐나다, 멕시코에 관세를 부과한다고 해도 페라리에게 예상되는 피해는 없습니다.
(*멕시코 등에는 여전히 페라리 생산 시설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는 페라리의 독특한 고객 구성에 기인합니다. 페라리의 평균 판매 가격(ASP)는 $25만~$50만 입니다. 한정판 및 커스터마이즈 모델의 가격은 $150만~$170만 입니다. 기본 모델이라고 할 수 있는 페라리 포르토피노 M을 사려면 한화 3.5억원이 필요합니다.
(*페라리 몬자 SP 모델은 한화 24억원 입니다.)
다시 말해, 페라리의 주요 고객은 경제적 최상류층 일 수 밖에 없습니다. 2024년 $4.4T 로 추산되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페라리의 시장 점유율은 후하게 잡아 0.2% 아래 입니다. 2024년 9,000만 대의 자동차 판매량 중 페라리의 판매량은 최상류층 고객을 위해 생산하는 1만 대 남짓의 수준일 것입니다.
하이엔드 자동차 구입에 3~24억원을 지불할 수 있는 고객이라면, (부여될지 모르지만) 2.5% 추가 관세로 가격이 상승한다고 하여 구매를 접지 않을 것입니다. 오히려 가격 상승으로 인한 희소성 가치를 더욱 높게 평가할 수 있습니다.
물론, 페라리의 독특한 고객과 비즈니스 모델은 장기 실적에 반영되어 있습니다. 10년 간 매출은 연평균 9%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원자재 상승에도 불구하고 매출총이익률은 10년 전에도 높은 수준이었고, 현재도 50%에 달합니다. 제조업 기반의 자동차 산업인 것이 무색하게 영업 이익률은 28%까지 올라갔습니다. (참고, 현대차 영업이익률 9%)
기업에 직접 꽂히는 영업현금흐름과 FCF는 각각 연평균 17%, 20%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하이엔드 자동차 브랜드에 무슨 홍보와 영업 인력이 더욱 필요할까요. 매출 대비 판관비는 10년 전10%에서 이제는 8% 입니다.
제 2의 페라리가 등장하여 페라리의 아성을 무너뜨릴 수 있을까요? 미래에는 무슨 일이든 벌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페라리의 예비 경쟁자가 있다면 매우 어려운 일에 도전하기 보다 쉬운 길로 가는 것을 추천하겠습니다.
훌륭한 기업은 매우 소수이며, 오랫 동안 구축한 경제적 해자를 무너뜨리기 보다 함께 하는 일이 더욱 쉬운 일일 수 있습니다. 기사를 바탕으로 하이엔드 브랜드, 페라리에 대해 맛만 보는 시간을 가져 보았습니다. 저의 기업 분석 능력은 여전히 부족합니다. 독립적으로 공부해보고, 생각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한 번 사는 인생 진심을 다했으면 좋겠습니다. 흘러 간 돈은 다시 벌면 되지만, 지나간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습니다. 당신은 행동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