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퀄리티 기업 #경제적 해자 #기업 공
오늘은 파운드리 시장의 절대강자, TSMC와 삼성전자에 대해 생각해보겠습니다.
최근에 재미있게 읽고 있는 책이 있습니다. 대만의 린훙원 작가가 쓴 <tsmc 세계 1위의 비밀> 입니다.
한국인이 삼성전자와 반도체 산업을 바라보듯이, 대만인 TSMC와 반도체 제조업을 바라보는 책입니다.
TSMC와 삼성전자는 비즈니스 모델 측면에서 결이 다릅니다.
먼저, 삼성전자의 사업 분야는 반도체, 스마트폰, 가전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은 갤럭시폰, 가전은 TV, 냉장고, 세탁기 등 가정에서 사용하는 가전을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삼성전자의 반도체는 3가지로 다시 나눌 수 있습니다.
1) 메모리 반도체
2) IC 설계
3) 파운드리 (IC설계한 반도체 제조)
삼성전자가 전 세계 1위를 하고 있는 분야는 1)번 입니다.
메모리 반도체인 D램과 낸드 플래시를 생산하여 글로벌 시장에 공급하고 있습니다.
강력한 경쟁자인 SK하이닉스, 마이크론과 시장을 3분할 하고 있습니다.
다만, 메모리 반도체는 개별 기업이 가격 경쟁력을 갖고 있지 않으 곳이라, 수급에 의해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결정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원자재 가격에 따라 경기 순환 속성을 갖고 있습니다.)
2) IC 설계는 회사에서 자체칩을 개발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삼성전자는 '엑시노스'라는 AP칩을 직접 설계 생산함으로써 자사의 스마트폰에 넣어 판매합니다.
다만, 퀄컴의 스냅드래곤 대비 성능 저하 이슈가 있어 고객은 스냅드래곤이 들어간 갤럭시폰을 선호합니다.
3)번이 삼성전자와 TSMC가 경쟁하는 지점입니다.
2) IC 설계는 삼성전자 뿐만 아니라 전세계 수많은 AI, 반도체 설계 업체들이 경쟁하는 시장입니다.
미국의 엔비디아 GPU, 애플 A칩, AMD 등 미국과 중국 등 유슈의 빅테크 기업들은 고성능 칩을 설계하여 고객에게 제공합니다.
그런데,
이 지점에서 삼성전자와 TSMC의 비즈니스 모델은 갈립니다.
삼성전자는 엑시노스라는 IC칩을 설계하고 삼성 파운드리에서 설계에 따라 생산합니다.
설계한 것을 자사 공장에서 생산하니 규모의 효율성이 있다고 볼 수 있겠죠.
다만, 치명적인 비즈니스 모델의 한계가 생깁니다.
이해관계 상충의 문제입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자사칩만 의뢰받길 원하지 않을 것입니다.
엔비디아, 애플, AMD 등 글로벌 규모의 고객을 잡길 원할 것입니다.
이들은 비용 효율성을 위해 자체 파운드리를 보유하는 대신 퀄리티 파운드리에 결과물 생산을 위임합니다.
빅테크 고객이 스마트폰 브랜드, IC칩 설계 시장에서 경쟁자에게 제조를 맡기길 원할까요?
이러한 이해 관계 상충에서 TSMC는 자유롭습니다.
TSMC는 스마트폰 브랜드, IC칩 설계를 하지 않습니다.
'고객을 적으로 만들지 않는다.'
이러한 사훈 아래 빅테크 고객과 이해 관계를 일치시키는 전략을 씁니다.
빅테크 고객 입장에서도 TSMC는 자체 브랜드나 IC 설계 비즈니스가 없기에 재산권 침해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여기까지가 삼성전자와 TSMC의 비즈니스 갈림길 입니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의 브랜드 & IC 설계 & 파운드리 전략보다 TSMC의 파운드리 한 길 전략이 우위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모리스창 TSMC 창업자는 은퇴 후 한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 적이 있습니다.
TSMC가 향후 20년은 아무 문제없이 성장을 지속할 것이며, 그 후 50년도 건재하겠지만 성장세가 유지될지는 미지수입니다.
-모리스창 TSMC 창업자 <tsmc 세계 1위의 비밀> 발췌
TSMC의 실적은 모리스창의 자신감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1T 시총(*삼전의 약 3.6배 규모)을 가진 이 기업은 2023년을 매출 하락을 감안하더라도 매출이 10년 동안 매년 14% 씩 증가하였습니다.
팹리스가 설계한 IC칩을 생산하기만 하는, 제조업임에도 가격을 통제하는 듯이, 매출총이익률은 10년 전 50%에서 현재는 55%까지 증가했으며, 영업이익률은 10년 전 39%에서 현재는 44%에 육박합니다.
(*비교: 삼성전자 10년 매출 CAGR 3.7%, 매출총이익률 38% ->37%, 영업이익률 12%-> 10%)
1,2년의 단기 흐름으로 기업의 본질 경쟁력을 판단하기는 무리가 있습니다.
반면, 10년 이상의 장기 방향성은 기업의 경쟁우위를 판단하기에 유의미한 자료가 됩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시장에서 여전히 강한 주자이지만,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는 강력한 1인자 입니다.
종합 반도체 회사인 삼성전자는 TSMC의 65% 파운드리 점유율에 계속 도전할 수 있을까요?
현재로선 TSMC의 강력한 해자를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겠습니다.
AI와 GPU로 촉발된 반도체 시장의 경쟁은 앞으로도 투자자가 주시해야 할 화두일 것입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한 번 사는 인생 진심을 다했으면 좋겠습니다. 흘러 간 돈은 다시 벌면 되지만, 지나간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습니다. 당신은 행동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