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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잠정 실적 발표와 TSMC의 고객 퀄리티

#TSMC #반도체 파운드리 #퀄리티 기업 #경제적 해자

오늘은 지난 글에 이어서 파운드리 사업 중심으로 삼성전자와 TSMC를 비교해보겠습니다.



삼성전자가 어제(1월 8일) 2024년 4분기 잠정 실적을 공시하였습니다.


001.png?type=w1 ©삼성전자 IR


보시다시피, 2024년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6% 증가, 영업이익은 동기간 130.5% 증가하였습니다.


몸집이 큰 대기업임에도 매출과 영업 이익이 증가했다는 사실을 나쁘게 해석할 필요는 없습니다.


실적이 늘어난 것은 사업을 잘 한 것이고, 컨센서스 대비 낮다는 평에 휘둘릴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이번 글의 초점인 파운드리 사업에 초점을 맞추어 글을 이어나가보려고 합니다.


파운드리 사업에서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는 공정은 7나노 이하의 파운드리 공정입니다.


7나노보다 높은 파운드리 공정은 기술력과 제품 퀄리티가 상대적으로 떨어지기에 수주에 따른 높은 단가를 받기 어려울 것입니다.


기술력이 낮은 만큼 경쟁자도 많을 것입니다.


반면, 7나노 이하의 첨단 파운드리 공정은 가격을 높게 책정받습니다.


AI, 로봇이 화두가 되고 있는 시대에 엔비디아는 높은 사양의 GPU를 대량 생산받길 원합니다.


애플은 자체 설계한 A칩이 고사양 아이폰에서 이상없이 작동되길 원합니다.


테슬라는 옵티머스 로봇을 대량 생산하기 위해 고퀄리티 칩을 원합니다.


구글과 아마존은 자체 개발한 칩을 통해 엔비디아 GPU에 휘둘리지 않는 자체 학습, 추론 칩을 개발하고자 합니다.


7나노 이하 파운드리에 대한 수요는 글로벌 빅테크 수요를 감당할 수 있는 소수 기업의 독과점 시장이 강화되고 있습니다.


최첨단 파운드리 공정에는 막대한 R&D 비용과 CAPEX 지출이 동반됩니다.


이를 감당할 수 있는 기업은 최근까지 전세계적으로 3개 정도 기업이었지만, 2025년 현재 1개 기업은 탈락한 듯 보입니다.

(*펫 갤싱어 CEO의 사임과 함께 인텔은 파운드리 사업에서 한 걸음 물러났습니다.)



7나노 이하 파운드리 시장은 TSMC와 삼성전자의 경쟁 시장이 되었습니다.


다만,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사업은 2024년 하반기부터 분기마다 1~2조원 규모의 영업 손실을 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사업부 만의 실적을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파운드리 실적을 추정치로 접근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번에는 TSMC입니다.


TSMC는 파운드리 사업에 전사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으며, 파운드리 수주 비중을 명확히 공개하고 있습니다.


2024년 3분기 기준, 전체 매출 중 7나노 이하 첨단 공정 비중은 69%이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한 수치입니다.


(*5나노 이하 최첨단 공정 매출 비율은 2024년 3분기, 52%입니다.)


002.png?type=w1 ©TSMC IR


TSMC는 2024년 3분기 기준, 전체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을 65% 점유하고 있으며,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9~10% 대비 7배 수준입니다.

TSMC의 7나노 이하 최첨단 공정 비중이 증가하는 이유는 HPC의 높은 비중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HPC(High-Performance Computing)는 고성능 컴퓨팅을 의미하며, 방대한 데이터 처리와 빠른 계산 능력을 요구하는 애플리케이션과 기술을 지원하기 위한 컴퓨팅 기술을 지칭합니다.


엔비디아, AMD, 구글은 딥러닝 모델을 훈련하거나 추론하는 데 필요한 GPU 및 AI 가속기가 필요합니다.


아마존, MS, 메타는 데이터 센터를 확대하기 위해 데이터 센터용 칩이 대량으로 필요합니다.


즉, TSMC는 HPC 시장을 위해 최첨단 반도체 공정을 제공하며, 주요 고객사로 엔비디아, AMD, 애플 등이 포함됩니다.


(*HPC 매출 비중은 스마트폰이나 IoT에 비해 더 큰 규모로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클라우드, AI, 데이터 분석 수요가 계속 증가하기 때문입니다.)


003.png?type=w1 ©TSMC IR


기꺼이 높은 가격을 지불할 수 있는 파운드리 고객은 삼성전자가 아니라 TSMC를 선택하고 있습니다.

이유는 지난 글에서도 언급했던 이해관계의 일치 입니다.


TSMC는 자체 브랜드나 IC 설계없이 파운드리 사업에 모든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애플은 자체칩의 지적 재산권이 상충되는 삼성전자 파운드리보다 TSMC 파운드리를 선호할 수 밖에 없습니다.


퀄컴은 갤럭시폰에 AP가 설치되기 위해 삼성전자 파운드리에 칩 수주를 맞기지만, 찝찝함을 가실 수 없을 것입니다.


본질적으로 다른 이유도 있습니다.


TSMC의 파운드리 퀄리티에 빅테크 고객들은 신뢰를 주고 있습니다.


과거, 애플이 아이폰6 시리즈를 생산했을 때, 애플 칩 생산을 TSMC와 삼성전자에 반반씩 맡겼습니다.


아이폰이 공개됐을 때, TSMC 생산 칩이 장착된 아이폰의 성능이 삼성전자 생산 칩이 장착된 아이폰보다 성능이 높아 이슈가 되었습니다.


이후, 애플은 다음 버전의 아이폰 칩의 파운드리 수주를 TSMC에 전량 맡기게 되었습니다.


엔비디아, AMD 등의 생각도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고객은 문제없이 높은 성능의 고퀄리티 칩을 제공받길 원합니다.


삼성전자는 R&D 기술 개발을 위해 에너지를 쓰고 있으며, 여전히 TSMC의 최첨단 파운드리 공정의 강력한 경쟁자입니다.


고객은 기술과 더불어 '신뢰'라는 무형의 가치에도 여전히 큰 점수를 부여합니다.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시장에서 빅테크 고객의 '신뢰'를 되찾기 위해서는 TSMC를 뛰어 넘는 높은 에너지와 시간이 필요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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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엔비디아, 애플, 테슬라 등 퀄리티 높은 고객을 자사 파운드리에 끌어들일 수 있을까요?


TSMC는 여전히 글로벌 빅테크의 전폭적인 신뢰를 받는 파운드리 No.1 지위를 유지할 수 있을까요?


반도체 시장에서 가장 초점을 두어야 할 파운드리 사업에 대한 짧은 글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한 번 사는 인생 진심을 다했으면 좋겠습니다. 흘러 간 돈은 다시 벌면 되지만, 지나간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습니다. 당신은 행동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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