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리티 기업 #체크리스트 #퀄리티 투자 방
오늘은 퀄리티 기업을 선별하는 '체크 리스트'를 하나 소개해보려고 합니다.
가치 투자자로서 주식 투자는 기업의 소유권을 일부 보유하는 것입니다.
매일 변동하는 숫자 변동성이 아니라 기업 비즈니스의 퀄리티에 초점을 두는 것이지요.
그런데, 비즈니스의 퀄리티를 판별하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정보 비대칭성, 인지 편향 등으로 인해 아무리 훌륭한 투자자도 모든 기업의 퀄리티를 제대로 판별할 수 없습니다.
10년 전, 20년 전에 애플이나 아마존 같은 기업을 싼 가격에 매수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러다가 다시 생각을 고쳐 먹습니다.
10년 전, 20년 전이라면 저 같은 투자자는 애플, 아마존의 비즈니스 퀄리티를 제대로 판별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중요한 건 현재와 미래입니다.
지금부터 10년 뒤, 20년 뒤 많은 투자자들이 여전히 후회할 것입니다.
10년 전, 20년 전에 OO기업을 매수하여 장기보유했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후회를 말이죠.
투자자가 익혀야 할 '체크리스트'는 현재를 기준으로 기업의 퀄리티를 판별하는 것입니다.
투자자마다 기업 퀄리티를 서별하는 기준이 있을 것입니다.
저의 경우, 체크리스트 중 하나로 삼는 것이 강력한 'Pure-play' 입니다.
Pure-play를 번역하면 '순수(사업)' 입니다.
구체적으로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명품 고객들은 명품 가방에 대한 소유욕을 가지고 있습니다.
여유가 된다면 명품 가방을 소유하는 것은 욕망에 기반한 자연스러운 자본주의 소비 행위입니다.
명품 가방의 잠재 고객에게 2가지의 선택지가 있다고 가정해봅시다.
1) 100년 넘게 가방을 만들어 온 브랜드 기업에서 장인이 수작업으로 만든 1천만원 가방
2) 10년 정도 가방, 자동차, 로봇, 기계 제조 자회사를 보유한 브랜드 기업에서 만든 1천만원 가방
*그 밖의 소재는 거의 동일하다고 가정합니다.
명품 고객들은 1번과 2번 중 어떤 기업에서 만든 가방을 소유하고 싶을까요?
절대 다수의 고객은 1번을 선택할 것입니다.
고객은 큰 돈을 지불할수록, 지불한 가격 이상의 높은 가치를 얻길 원합니다.
1천만원이라는 거금을 지급하는 데, 장인의 혼이 들어간 가방이 아니라 가방, 자동차, 로봇, 기계로 제조의 힘이 분산된 가방을 얻길 원하는 고객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기업의 퀄리티 판별에 있어 Pure-play는 매우 중요합니다.
한 가지 비즈니스에 전사의 모든 자본을 배치하고, 임직원이 몰두하는 기업과 여러가지 비즈니스에 자본을 분산하는 기업의 퀄리티는 차이가 벌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최근에 제가 공부하고 있는 반도체 파운드리 1위 기업에 대한 설명을 함께 보시죠.
TSMC pioneered the pure-play foundry business model when it was founded in 1987, and has been the world’s leading dedicated semiconductor foundry ever since.
©TSMC IR
TSMC는 반도체 파운드리 산업에서 6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퀄리티 기업입니다.
Asset-heavy 제조업 기반임에도 대만 기업이 46%의 영업 마진을 기록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참고, 삼성전자 영업 마진 10%, 현대차 영업 마진 9%)
다양한 이유가 있겠으나, Pure-player로서 파운드리 사업에 유무형의 자본을 집중시킬 수 있는 역량이라고 봅니다.
경쟁 기업인 S기업은 자본을 완성품, 메모리 반도체, 반도체 설계, 파운드리에 분산할 때, 대만 기업은 파운드리 사업 오직 하나에 몰빵 집중할 수 있습니다.
Pure-player와 Interated-payer의 자본 배분의 결과는 시간이 누적될수록 커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Pure-Play라는 체크리스트는 '생존 편향'에 기반한 사고일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쇠퇴한 기업 중에서도 Pure-player 들은 많이 있었습니다.
TSMC가 살아남아 해자를 구축했기에 조명되는 것이지, 대만의 또 다른 Pure-player 파운드리인 UMC처럼 경쟁력을 잃었다면 지금처럼 전세계의 조명을 받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Pure-Play 기준은 중요하다고 봅니다.
이미 검증이 완료된 퀄리티 기업이 계속 번창할 수 있을 지 판단하는 것은 초기 기업 발굴보다 난이도가 낮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TSMC가 좋다라고 접근하시기보다 Pure-play 기업 중에 퀄리티 기업으로서 압도적인 해자 구축 기업을 찾아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투자자는 모든 퀄리티 기업에 투자하여 부를 축적하는 것이 아닙니다.
퀄리티 기업 중 능력 범위 안으로 들어오는 몇 개의 기업만 장기 보유할 수 있어도 시간은 우리의 편입니다.
감사합니다.
한 번 사는 인생 진심을 다했으면 좋겠습니다. 흘러 간 돈은 다시 벌면 되지만, 지나간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습니다. 당신은 행동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