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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균, 쇠>를 읽으며 (feat. 대한민국의 저력

#재러드 다이아몬드 #불평등의 기원 #역사적 통찰

by 로스차일드 대저택

오늘은 재러드 다이아몬드가 쓴 <총, 균, 쇠>를 읽고 든 생각을 공유합니다.


재러드 다이아몬드 교수의 <총, 균, 쇠>는 인류의 13,000년 역사를 다룹니다.


32478261622.20220711224745.jpg 저자: 재레드 다이아몬드 / 출판: 문학사상



1만 년이 넘는 인류사를 통해 유럽을 비롯한 서양이 아메리카, 아프리카 등에 우위에 서게 된 역사적 요인을 두루 살핍니다.


유럽을 위시로 한 서양은 어떻게 아메리카 원주민과 아프리카를 지배할 수 있었을까요?



유럽을 포함한 유라시아 대륙은 다른 대륙에 비해 인구의 이동이 상대적으로 용이합니다.


유라시아의 중심부인 서남아시아 초승달 지역(메소포타미아 발상지)은 기후, 지리적 원인으로 인해 농업이 가장 먼저 발달하였습니다.


농업이 발달하면서 사람들은 더 이상 수렵과 채집으로 집단의 모든 구성원이 하루 종일 고생할 필요가 없게 되었습니다.


농업이 발달할수록 곡물 생산량이 늘어나고, 잉여생산물이 생기면서 '먹거리'에 종사하지 않아도 되는 계층이 생겨납니다.


(*수렵채집인은 잉여생산물이 없으므로 대장이든 졸병이든 모두 수렵채집에 에너지를 쏟아야 합니다.)


농업에 종사하지 않은 계층은 역할이 세분화되어 상인, 기사, 기술자, 사제, 관료, 왕 등이 됩니다.


계층과 역할이 나누어지면 각 계층은 자신의 역할에 맞게 자본력, 군사력, 기술력, 종교, 정치 체제를 강화하게 됩니다.


이렇게 농업의 시작과 잉여생산물의 축적은 시간이 지날수록 유라시아 대륙의 힘을 강화합니다.


동서로 비슷한 기후대를 가진 유라시아는 인구 이동과 교류를 통해 농업 기술을 전파함으로써 안정적인 국가 기반을 마련합니다.



인류의 같은 기원에서 출발한 아프리카와 아메리카 원주민은 농업을 하지 못했던 것일까요?

the-new-york-public-library-WO8EyNcjVZM-unsplash.jpg?type=w1 ©The New York Public Library, 출처: Unsplash


아프리카와 아메리카의 교류 방향은 남북 라인을 따릅니다.


남북 라인은 동서 라인과 달리 기후와 지리적 조건이 다릅니다.


같은 대륙이라도 아메리카 북부는 매우 춥고, 중앙아메리카는 좁은 해협으로 겨우 이어져있으며, 남아메리카는 산맥 등으로 이동이 어렵습니다.


(*21세기가 아니라 기원전 1만 년 전을 생각해 주세요.)


또한, 아메리카에 처음 이주한 인류는 수렵채집으로 먹거리를 처음 획득했을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가축화될 수 있었던 동물들이 초기 아메리카 이주민들의 먹거리가 되었으며, 이는 후에 농업 기술 발달에 결정적인 동물들의 가축화를 막게 됩니다.


(*농기계가 없던 시절 농업 생산량 증대를 위해 가축은 절대적인 역할을 합니다.)


인류의 시작이었던 아프리카의 상황도 아메리카 대륙과 비슷합니다.


남북 라인으로 인구가 이동하고 농업을 하기에 아프리카의 기후는 매우 열악합니다.



인류사에서 유라시아와 아프리카, 아메리카의 발전을 가른 기준은 '농업'입니다.


이 갭은 21세기까지 이어지고 있으며, 현대의 농업 기술에 해당하는 과학 기술과 자본력의 차이는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역사가 흘러갈수록 심화되는 불평등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현상일지 모릅니다.


13,000년간 누적된 기술, 자본의 불평등이 21세기에 짠하고 해결될 수는 없습니다.


이 과정에서 한국은 수혜국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불과 70여 년 전만 해도 대한민국은 빈국에 속하였습니다.


당시 아프리카 가나의 1인당 소득은 빈국인 한국의 1.5배 수준, 필리핀의 1인당 소득은 한국의 2배 수준이었습니다.


가나는 천연자원이 많이 매장된 나라이고, 필리핀은 바나나 등 열대 과일이 풍족한 나라입니다.


반면, 한국은 천연자원도 부족하고 기후도 1년에 계속 변하여 앞의 나라에 비해 사람이 살기 힘든 환경 조건이라고 생각되었습니다.


2024년 기준, 대한민국의 1인당 GDP는 $36,000으로 필리핀($4,000)의 9배, 가나($2,400)의 15배입니다.


yohan-cho-Mwvhyd22Lyw-unsplash.jpg?type=w1 ©Yohan Cho, 출처: Unsplash


지난 70년간 한국의 비약적인 경제 성장은 농업 생산량 증가가 뒷받침한 산업화(기술 발달), 정치 및 시장 경제 시스템의 발전(현대화 자유 시장 경제 발전)을 중요 요인으로 뽑을 수 있습니다.


여전히 대한민국의 시스템 중 부족한 부분도 많이 있습니다만, 이는 세계 대부분의 구가를 압도하는 수준입니다.



한국의 경제 성장은 앞선 일본의 성장, 함께 성장한 대만, 싱가포르, 홍콩의 성장, 뒤단의 중국의 성장과도 결을 같이 한다고 봅니다.


동아시아의 국가들은 재러드 다이아몬드 교수 관점을 통해 보면 공통적으로 농업 기술 발달(가축화, 작물화 포함)로 인한 잉여 생산물 축적, 계층 및 직업 전문화로 인한 기술 발전, 폭발적인 경제 성장의 과정을 거칩니다.


저출산과 고령화, 작은 내수 시장으로 인해 한국은 저성장의 위기 국면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저성장은 선진국 진입 국가가 겪는 자연스러운 수순이라고 바라봅니다.


선진국 반열에 오른 국가로서 대한민국의 거시 경제는 개도국 시기만큼의 고성장에 재진입하기는 어려울지도 모릅니다.


그럼에도 저는 한국과 아시아 시장에 여전히 많은 기회가 있다고 합리적으로 낙관합니다.


저의 관점은 여전히 미시 경제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국가 단위의 저성장을 막을 순 없지만, 탁월한 기업은 여전히 높고 지속 가능한 성장력을 유지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한 번 사는 인생 진심을 다했으면 좋겠습니다. 흘러간 돈은 다시 벌면 되지만, 지나간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습니다. 당신은 행동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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