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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심 Jan 29. 2021

이성을 잘 사용하는 방법

데카르트, 방법서설

양식(良識)은 세상에서 가장 잘 분배되어 있는 것이다.


양식(良識) 또는 이성(理性)은 올바르게 판단하여 참된 것과 거짓된 것을 구별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모든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동등하게 이성을 부여받았지만, 중요한 것은 이성을 잘 사용하는 일이다. 이성을 올바르게 사용하면 자신의 인식 폭을 확대하여 나의 인식이 도달할 수 있는 최고의 경지에 이를 수 있다.


데카르트의 《방법서설》은 이성을 올바르게 인도하여 학문의 진리를 탐구하기 위한 방법을 서술한 책이다. 이 책은 프랑스어로 쓰인 최초의 철학저술이자 과학저술이다. 데카르트는 자기 이성을 올바르게 사용하기 위한 철학적 원리를 발견하고, 그 원리를 완성하기 위해 수련과정을 거쳐 진리에 도달하기까지의 자신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마치 16세기 프랑스의 자기 계발서를 읽는 듯한 느낌이 든다. 하지만, ‘이성’이 형이상학적이고, 철학과 과학을 대상으로 다루고 있어 나는 다소 어렵고 이해가 쉽지 않았다. 


방법서설》은 100페이지 안 되는 분량이고, 6부로 구성이 되어 있다. 1부는 모든 학문에 관한 고찰, 2부는 저자가 구한 방법의 주요 규칙, 3부는 저자가 이 방법에서 끄집어낸 도덕 규칙, 4부는 저자가 신과 인간 정신과 존재를 증명하는 데 사용한 모든 이유, 5부는 저자가 탐구한 자연학에 관한 모든 문제의 순서, 6부는 저자가 저술을 하게 된 이유를 제시하고 있다. 다시말하면 4부, 5부가 철학과 과학을 다루고 있고 나머지 부분은  올바른 이성을 사용해야 하는 이유와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전(前) 시대의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것은 여행을 하는 것과 같다. 그렇지만 여행에 시간을 너무 소비해 버리면 결국 자기 나라에서 타국인처럼 되어 버립니다.

유년시절에 그는 학문을 열심히 배우면 인생에 유용한 모든 것을 확실하게 인식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공부를 하면 할수록 자신이 무지하다는 것만 점점 발견되었다. 이제 그는 자기 자신 혹은 세상이라는 큰 책 속에서 발견될 수 있는 학문을 배워야겠다고 결심한다.


그는 23세에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자신의 행동을 명확히 보고, 이 세상을 살아나가기 위해 이성의 능력을 키우고자 한다. 이 과정에서 그는 선례(先例)와 습관에 의해 믿어버렸던 많은 사항을 지나치게 신용해서는 안 되겠다는 깨달음을 얻는다. 그는 세상이라는 책을 연구하고 자신의 경험을 획득하고자 애쓰면서 자기 자신이 나아갈 길을 찾는다.


몇 년 뒤, 그는 독일 남부 울름 근교의 따뜻한 난로가에서 사색에 잠기다가 올바르게 이성을 사용하기 위한 네 가지 규칙을 정립한다. 


데카르트가 이성을 잘 사용하기 위한 네 가지 규칙


1. 명증성의 규칙

내가 명증 하게 참이라고 인식하지 않은 것은 결코 참된 것이라고 받아들이지 않는다. 속단과 편견을 피하고, 내 판단에 의심의 여지가 없는 명확하고 판명된 것을 제외한 나머지는 내 판단에 포함시키지 않는다.

2. 분해의 규칙

내가 검토한 어려움들 각각을 가능한 만큼 그리고 그 어려움들을 가장 잘 해결하기 위해 요구되는 만큼 작은 부분들로 나눈다.

3. 합성의 규칙

가장 단순하고 쉽게 인식되는 대상들에서 시작해서 조금씩, 계단처럼, 복잡한 대상들의 인식에까지 올라가기 위해 내 생각들을 순서대로 인도하는 것, 그리고 심지어 자연적으로 전혀 서로 잇따르지 않는 대상들 사이에서도 순서를 가정하면서 내 생각들을 인도한다.

4. 열거의 규칙

 내가 아무것도 빠뜨리지 않았다고 확실한 정도로 완전한 열거와 전반적인 검사를 어디서나 하는 것이다.


나의 사상의 전달이라는 것이 사람들이 받게 될 이익을 생각해보면, 이것 역시 그다지 큰 것일 수는 없다.(...) 어떤 일을 타인으로부터 배울 경우에는, 스스로 발견하게 되는 경우만큼 충분히 그것을 이해하고 내 것으로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데카르트는 자신이 직접 원리를 찾고 수련해야만 그것이 온전히 자기 것이 된다고 말하고 있다. 또한 "나의 의견이 남에게서 듣게 되더라도 나 자신이 공표한 것이 아니라면 결코 믿지 말기를 바란다"라고 후세에 당부한다. 결국 처음부터 의심해보고 자기의 이성을 사용해서 확인볼 필요성을 강조하는 부분이다. 또한, 진리의 어려움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진실인 듯이 보이는 것은 온갖 종류의 사항에 있어 별다른 노력 없이 찾아낼 수 있지만, 진리는 어떤 한정된 사항에 관해 조금씩밖에 발견되지 않는 것이다.


우리는 속단과 편견이 넘치는 정보 속에 살고 있다. '이성'을 제대로 사용하여 올바르게 판단하려는 노력이 필요하지만, 나 또한 선례와 습관에 젖어 당연하게 믿어버리는 일들이 많다. 우리들의 자연의 빛(이성)을 흐리게 하고, 이성에 귀를 기울이는 능력을 감소시키는 오류로부터 해방될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 데카르트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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