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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심 Feb 08. 2021

아무튼, 라디오

나는 라디오 듣는 것을 좋아한다. 위고 출판사에 나온 아무튼 시리즈가 있다. 예전에 독서모임에서 김한민의 《아무튼, 비건》책을 함께 읽은 적이 있다. "내가 만약 아무튼 시리즈로 책을 낸다면 무엇을 쓰고 싶은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는데, 그때 나의 대답은 "아무튼, 라디오"였다. 


나의 업무의 시작은 언제나 라디오와 따뜻한 아메리카노가 함께 한다. 음악을 들으며 아메리카노를 마시면 기분도 좋아지고 정신도 맑아진다. 라디오를 듣기 전에는 음원사이트에서 Top 100 노래나 좋아하는 가수의 음반을 들었다. 그런데 하루 종일 음악만 듣는 게 지겹기도 하고, 듣고 싶은 음악을 찾아서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야 해서 번거로움이 있었다. 그래서 라디오를 듣기 시작했는데 이젠 오랜 습관이 되었다. 라디오가 없으면 너무 적막해서 마음이 불안하고 일이 손에 잘 안 잡힌다. 


라디오를 들으면 좋은 점은 첫째, 누군가가 심혈을 기울여 선곡한 노래를 들을 수 있다. 오래된 노래, 추억 돋는 노래, 최근 노래 등 다양한 노래를 접할 수 있어서 좋다. 둘째, DJ의 따뜻하고 활력 있는 멘트는 마치 내게만 들려주는 이야기 같아서 정겹다. 셋째, 청취자들의 사연을 통해서 세상 사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고 때로는 위안을, 때로는 기쁨을, 때로는 눈물을 내게 선사한다. 일에 몰두하다 보면 라디오가 안 들리기도 하지만 그래도 상관없다. 들리는 데로 들리지 않는 데로 라디오가 계속 흘러나오는 것이 중요하다. 가끔 집에 와서도 밤에 잠이 오지 않으면 자정 넘어까지 라디오를 듣기도 한다. 낮시간대와 밤 시간대의 라디오는 분위기가 다르다. 누군가 잠든 이 밤에 음악을 들으며 밤을 지키는 사람들, 그 속에 내가 속해있다는 거에 묘한 연대감이 느껴진다. 


오늘도 라디오에서 많은 노래들이 흘러나왔다. 그중 기억에 남는 노래를 소개한다.


1. 커피소년의《그대 내게 올 때》

커피소년을 처음 알게 된 계기는 노래 《장가갈 수 있을까》였다. 한동안 커피소년의 음악이 좋아서 그의 음악만 들은 적이 있었다. 오랜만에 라디오에서 그의 음악이 나온다. 이 노래는 멜로디가 복음성가 같기도 하다. "그대 내게 올 때 백마타고 오지 않아도/ 그대 내게 올 때 반짝이는 선물 없어도(...) 그대 내게 올 때 날 사랑하는 마음 하나로 그걸로 나는 충분해요." 


2. 박재범의《좋아》

박재범의 목소리가 좋다. 이 노래는 신디(김신영DJ)가 월급날마다 듣는다는 노래이기도 하다. 듣고 있으면 저절로 어깨가 들썩여진다. 월요일 왠지 모를 불안함과 초조함에 기분이 다운되었는데 잠시나마 이 노래를 따라 부르며 박수를 쳤다. 언제나 기분 좋아지는 노래다. "좋아 니 모든 것이 좋아/ 머리부터 발끝까지도 / 조그만 행동까지 하나하나 / 다 좋아 니 모든 것이 좋아."


3. 레이디가가의《 I'll never love again》

영화 스타 이즈 본의 OST이다. 영화스타 이즈 본은 음악 영화 중에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이다. 레이디가가의 목소리가 이렇게 매력적인지 몰랐다. "Don't wanna give my heart away / To another stranger / Don't let another day begin / Won't let the sunlight in / Oh, I'll never love again/ Never love again(...)"


마지막으로 배철수DJ 님이 부럽고 존경스럽다. 노래를 부르는 것보다 라디오 방송국에 DJ를 하러 오는 게 더 즐거웠다고 하신다. 그래서 이 일을 계속할 수 있었고, 2020년에 배철수의 음악캠프는 30주년을 맞이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계속 하고, 그 분야에서 인정받는 사람이 되는 것은 참 멋진 일이다. 




* 상단 이미지: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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