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쓰다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책심 Feb 20. 2021

화를 다스리는 법

오늘 야마나 테스시의《반야심경》으로 독서모임을 했다. '화'에 대한 이야기와 '화'를 지혜롭게 다스리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반야심경》에서 말하는 '화'는 감정의 방향이 바뀐 '욕망'이라고 표현하였다. '화는 자신에게 불쾌한 것을 배제하고자 하는 충동에 지배당해 스스로를 멈출 수 없는 상태라고도 말한다.  우선 내 안에 일어나는 '화'에 대해서 생각해 보기로 했다. 일상생활에서 그다지 '욱'하거나 화를 내야 하는 상황이 별로 없다. 하지만, 직장생활에서는 나를 아프게 하는 존재가 있다. 아주 오랜 기간 같이 일했고, '화'가 마음속에 숨어 있다가 어느 순간 울컥 나올 때가 있다. 그렇다고 내가 권력자에게 대놓고 화를 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한편으로는 내가 '화'가는 지점은 상대에게 대한 '화'라기보다는 내 감정이 상대방 때문에 영향을 받아 감정이 상하는 상태 그 자체를 견디기 힘들어서 인 것 같다. 이성적으로는 그러지 말아야지 하지만 극복하는 게 쉽지 않다. 


독서모임에서 어떤 회원님이 자신도 '화'가 나는 게 싫어서 책을 찾아보았고, 주요 내용을 가끔 읽어본다고 한다. 그 책은 《또 제탓인가요?》로 부제가 '당신이 화가 나는 진짜 이유'이다. 그리고 아침마다 일어나서 움직이는 명상을 한다고 한다. 간단한 체조와 함께 바디 브러시로 몸을 쓸어주면서 부정적인 감정을 소환해서 그 감정과 대화를 나눈다고 한다. 그래서 최근에는 화라는 감정이 일어나는 상황에서 아침에 했던 바디 브러시가 몸을 쓸어내는 감촉과 대화했던 내용이 생각이 나면서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고 한다.


생각해보면 나는 '화'를 내는 게 싫어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 그 방법을 고민해보지는 못했다. 책이나 다른 도움을 받아 볼 생각을 못했을까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우선 독서모임이 끝나고 나서 '화'가 무엇인지 알기 위해서 책부터 찾아보았다.


검색하다 보니 먼저 눈에 띈 것은 '화'에 대한 인류 역사상 최초의 저술인《세네카의 화 다스리기》이다. 이 책은 고대 스토아학파의 대가로 불리는 세네카가 동생 노바투스에게 전하는 서간문 형태의 책을 편역한 것이다. 세네카는 평소 화를 잘 내는 동생에게 화란 무엇이고 화를 이기지 못한 사람들과 잘 이겨낸 사람들의 예를 들어 철학적이고 현실적으로 직언하고 있다.


그중에서 화를 다스리는 법에 대해서 기억해 두고 싶은 내용을 정리해 보았다.

 

1. 화내지 말고 진실을 알 때까지 적당한 시간을 가져라.

화는 내가 상처를 입었다는 믿음에서 시작된다. 그 잘못된 믿음에 쉽게 넘어가서는 안된다. 즉각적인 반응보다는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고자 시간을 가지고 살피다 보면 어느새 화는 이미 사라진다. 달리 말하면, 화를 치유하는 최고의 방법은 잠시 늦추는 것이다. 처음에는 힘들겠지만 잠시만 늦추면 화도 점차 잦아든다. 한 번에 화를 없애려고 하지 말고 하나씩 하나씩 화를 제거하다 보면 어느새 완전히 사라질 것이다.


2.  몸과 마음이 지치지 않아야 쉽사리 상처 받지 않는다

'지친 사람은 싸움을 찾아다닌다'라는 고대 명언이 있다. 마음이 유약해지면 소소한 일에도 쉽사리 상처를 받는다. 


3. 내가 취약한 부분이 어디인지 잘 알고 있어야 한다.

우리를 초조하게 만드는 요인이 무엇인가 깨달아야 한다. 어떤 사람은 모욕적인 말을 참지 못하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자신의 지위만큼 남들이 대접해주는지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처럼 사람들은 각기 다른 것에 화를 느낀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취약한 부분이 어디인지 잘 알고 있어야만 그 부분을 특별히 보호할 수 있다.


4. 어느 정도는 모른척하고 지나쳐 보내야만 그만큼 화를 자극하는 것들을 흘려보낼 수 있다.

하나하나 따져 묻지 말라. 이런 것들을 하나하나 따지다 보면 결국 스스로 화를 돋우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


5. 그 어떠한 타격에도 미동하지 않는 사람이 되자.

우리를 화나게 만들고 자극하는 사람을 못 본 척 넘어가는 사람은 언제라도 사람들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고 꿋꿋한 태도로 버텨낸다 "어디 한번 나를 흔들어보시오. 나의 평점심을 흐트러트리기에 그대는 너무 나약한 존재니깐. 이성이 그대를 멈추게 할 것이오". 결국 가장 좋은 복수는 내 감정이 상대방에게 휘둘리지 않는 거다.


화를 다스리기 위해서 내 마음을 단단하게 하고 슬기롭게 해결할 수 있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하지만, 생각만큼 실천이 쉽지는 않다. 이번에는 화를 다스리는 생각뿐만 아니라 마음 챙김 행위를 해보려고 한다. 설거지를 하면서 마음을 다스릴 수도 있고, 커피를 마시면서 오롯이 그 행위에 집중해 보려고 한다. 그리고 아직 아이템을 정하진 못했는데 회의를 하러 갈 때는 마음의 평정심을 위해 일종의 바디 브러시와 같이 내 마음을 쓸고 토닥토닥해줄 수 있는 안전핀을 정해보려고 한다.



* 상단 이미지 : Pixabay


매거진의 이전글 졸업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