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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심 Mar 05. 2021

글쓰기 자극제

며칠 전  MBC 프로그램인《아무튼 출근》에서 이슬아 작가의 마감 글쓰기 모습을 봤다. 자정 12시가 《일간 이슬아》의 마감시간이다. 마감 3시간 전 그녀는 컴퓨터 앞에 앉는다. 안경을 닦고, 괜히 다른 책을 들춰본다. "무엇을 쓸지 막막하다", "이제 써야 하는 시간이다", "지금 몇 시지?" 등 글을 쓰는 과정에서 겪는 막막함과 괴로움이 전해졌다. 이슬아 작가는 하루에 한편 글을 쓰는 고통을 돌덩이를 가슴에 얹은 느낌으로 살아가고 있다고 표현했다. 이제는 돌덩이와 함께 살아가는 게 익숙하고, 내가 선택한 일이라 고통스럽지 않다고 했다. 


매일 글쓰기를 도전하고 있는데 즐겁지만 고통스럽다. 마음에 활력이 넘치기도 하지만 피폐하다. 하루를 충실하게 보내서 뿌듯하지만 이렇게까지 처절해야 하나 싶기도 하다. 분명 나를 위한 글쓰기인데 문득 은유 작가의 《글쓰기의 최전선》이라는 책 제목을 요즈음 내가 체감하고 있다. 아름답게 글을 쓰고 싶지만 현실은 꾸역꾸역 버티며 글을 쓰고 있다. 지금 나는 글쓰기 수련 중이다.


바버라 애머크롬비의《인생을 글로 치유하는 법》이라는 책이 있다. 작가는 '작가들이 뽑은 최고의 글쓰기 멘토'로 20년 동안 매일 글쓰기를 실천하며 깨달은 글쓰기의 의미와 방법 그리고 그 힘이 담겨있다. 글을 쓰는 사람들이 곁에 두고 수시로 읽어보면 글 쓰는데 영감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하루하루 글 쓰는데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을 추려서 정리해보았다.


1. 영감을 유혹하기

자신이 글을 쓰는 장소에 좋아하는 물건이나 사진을 놓아두어 그곳을 유혹적인 곳으로 만든다. 자신에게 영감을 주는 작가의 책을 찾아라. 글을 쓸 시간을 정해라. 언제 어디서 글을 쓰든 집필 시간과 집필 공간을 신성하게 만들어라.


2. 준비운동

5분 글쓰기 훈련을 하면 익숙한 방식에서 벗어나고, 대단한 무언가를 써야 한다는 부담감에서 벗어날 수 있다. 나는 내 글이 잘 풀리지 않을 때에도 이 방법을 활용한다. 작품 속 인물의 이름이나, 어떤 단어 또는 개념을 적어놓고 무작정 써본다. 때로는 지도상에 없는 곳으로 들어가 봐야 할 필요도 있다.


3. 베껴 쓰면 보인다

도널드 레이 폴록은 글 쓰는 법을 배울 생각이었다. 자신이 좋아하는 작가들의 글을 타이핑으로 필사한 다음 그것을 갖고 다니면서 읽고 또 읽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원래 책을 정독하는 사람이 아니다. 그 책들을 필사하면서 장면 전환은 이렇게 하는구나, 대화는 이렇게 구성하는구나 등을 깨닫게 되었다."


4. 하나의 진실한 문장

'넌 지금까지도 잘 써왔으니 앞으로도 잘 쓸 거야. 일단 진실한 문장 하나를 쓰면 돼.' 그렇게 해서 마침내 진실한 문장 하나를 쓰고 나면 거기서부터 글을 써나갈 수 있었다. 헤밍웨이가 한 말이다.


5. 줄 위의 글쓰기

글쓰기는 줄타기가 되기도 한다. 당신은 자신을 믿어야 하고 자신이 밝고 서 있는 줄을 믿어야 하며 애초에 자신이 그 위에 올라간 이유를 믿어야 한다.


6. 변덕과 비난

의심과 두려움이 군대처럼 당신에게 몰려올 수도 있다. 몸을 숨기고 심호흡을 해라. 연기가 사라지면 글쓰기를 재개해라.


7. A에서 Z까지

내 학생들이 내게 종종 확실한 청사진이나 레시피를 묻곤 한다. 다른 작가들이 쓴 책의 구성 방식을 보여주며 구조의 예를 제시할 수는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 모든 게 그거 제안일 뿐이라는 점이다. 당신의 구조는 당신이 찾아야 한다.


8. 간결하게 그러나 간절하게

"간결성은 가장 두려운 것이기도 하다. 나의 모든 가면을 제거해야 하며, 그중에는 내가 가진 줄도 몰랐던 것들이 있다. 뼈처럼 깔끔한 문장이 나와야 한다."


9. 글이 나를 거부할 때

"책 한 권을 쓰는 것이 불가능하면 한 단원을 써라. 한 단원을 쓰는 것이 불가능하면 한쪽을 써라. 한쪽을 쓰는 것이 불가능하면 한 단락을 써라. 한 단락을 쓰는 것이 불가능하면 한 문장을 써라. 한 문장을 쓰는 것조차 불가능하면 한 단어를 써라. 그런 다음, 그 단어에 대해 알아야 할 모든 것을 자신에게 가르쳐주고 그와 연관되는 또 하나의 단어를 써라. 그러한 연결이 어디로 이어지는 지켜보아라."


10. 요가와 종교

요가는 성취하는 것이 아니다. 인내를 갖고 겸허해지려고 노력하면서 '실천'하는 것이다. 종교도 글쓰기도 마찬가지이다. 실천, 글을 쓸 때 해야 할 일은 그것뿐이다. 매일 심호흡을 하고 실천해라.



* 상단 이미지: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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