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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심 Mar 24. 2021

셀프 감정코칭

오늘 유치원에서 비대면 부모교육이 있었다. 주제는 감정코칭이다. 감정코칭형 부모의 아이는 모든 감정은 괜찮지만, 모든 행동은 괜찮지 않음을 안다. 나의 감정을 이해하고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며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다. 1시간 수업을 들으면서 아이에게도 실천해 보고, 내 스스로에게도 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좀 더 내용을 알고 싶어서 감정코칭에 관한 책을 살펴보았다.


존 가트맨, 최성애, 조벽 공저의《내 아이를 위한 감정코칭》


1. '초감정' 이해하기

초감정은 영어로 메타 감정(meta emotion)이라고 하는데, '감정 뒤에 있는 감정'을 말한다. 초감정은 주로 감정이 형성되는 유아기의 경험과 환경, 문화 등의 영향을 받아 형성된다. 오래 시간에 걸쳐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형성되어 비슷한 상황에서 무의식적인 반응을 나타낸다. 내 안에 있는 '초감정'을 이해해 볼 필요가 있다. 자신의 초감정을 알아차리는 것은 감정코칭의 전제조건이다. 


다정다감한 아빠가 있다.  하지만 아이가 큰소리로 대들면 무시무시한 아빠로 돌변한다. 아이가 큰소리만 내면 이성을 잃는다. 큰소리를 싫어하는 아빠는 자신의 초감정에 대해 상황, 감정, 원하는 바를 3단계 방식으로 말하면 좋다.

아빠는 어릴 때 할아버지가 큰소리로 화내실 때(상황) 참 무섭고 싫어거든(감정). 그래서 네가 큰소리로 대들면 나도 모르게 화가 나고 감정이 격해진단다(감정). 그러니 아빠한테 말할 때 좀 더 부드럽고 조용하게 말해주면 좋겠다(요청).


내 안에 '초감정' 이해하기는 가트맨 초감정 점검 리스트가 있다. 예를 들어 분노에 대하여 아래 질문을 참고하면 도움이 된다.

- 어릴 때 분노에 대한 경험이 있었는가? 

- 가족들은 분노를 어떻게 표현했는가? 

- 당신이 화났을 때 부모님은 어떤 반응을 보이셨는가? 

- 당신의 부모님은 화날 때 어떠셨는가? 

- 무엇이 당신을 화나게 하는가? 

- 화날 때 당신은 무엇을 하는가?


2. 감정일지

감정일지는 하루 동안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 기록하는 것으로 자신의 감정을 인식하는 것뿐 아니라 자기감정을 좀 더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조절할 수 있는 힘을 키우도록 돕는다. 감정일지를 적을 때는 감정에 이름을 붙이고, 상황과 감정의 강도를 표시한다.

감정일지 ©《내 아이를 위한 감정코칭》

3. 감정코칭 5단계


1단계: 감정 인식하기

작은 감정을 보일 때 재빨리 알아차려라. 


2단계: 감정적 순간을 좋은 기회로 삼기

감정코칭은 감정을 보이는 순간에 하는 것이 좋고, 특히 강한 감정을 보일 때가 감정코칭을 하기 좋은 때이다.


3단계: 공감하고 경청하기

왜? 대신 무엇? 과 어떻게?로 접근해 보자. 왜?라는 질문은 공감의 맥을 끊는다. '왜'는 인지적인 사고를 요하는 질문이다. 왜?라는 질문은 지적 호기심과 관심을 더 파고들 때는 아주 좋은 질문이겠지만, 감정적인 상황에서는 신뢰감이나 유대감을 형성하려는 의도와는 전혀 반대의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상황>

아들: 짜증 나서 죽겠어

엄마: 왜 짜증이 나느데?

아들: 몰라. 말 시키지마


아들: 짜증 나 죽겠어

엄마: 그래. 웅인이가 많이 짜증이 나 보이네.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어 이렇게 짜증이 났을까?

아들: 오늘 학교에서 선생님이 숙제를 너무 많이 내주셨어요.


4단계: 기분에 감정 단어 붙이기

가트맨 박사는 감정에 이름을 붙여주는 것은 '감정이라는 문에 손잡이를 만들어주는 것'으로 비유한다. 손잡이가 있으면 감정의 문을 열고 닫기가 편해진다.


5단계: 해결방안 찾기

충분히 공감 후,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도록 한다.


변지영의《내 감정을 읽는 시간》

저자는 실제 사례, 영화, 소설 등의 사례를 통해 감정은 어떠한 의미와 맥락을 갖고 있는지를 알아차려 제대로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읽다 보니 좋은 문장들이 많다. 감정이 복잡할 때 이따금 펼쳐보면 좋을 책이다. 주요 내용은 여덟까지 감정을 소개하고 관점을 재구성해서 감정에 휘둘리지 말고 자신의 감정의 설계자가 되자고 한다.


1. 슬픔의 재구성: 고통을 천천히 들여다보는 시간

슬픔을 드러내는 방식은 저마다 다를 수 있다. 드러나는 모양과 방식이 어떠하든 상실과 슬픔, 상처와 고통의 경험이야말로 바로 '내가 존재함'을 가장 직접적으로 드러내 주는 증거이다.


2. 그리움의 재구성: 거대한 순환을 받아들이는 시간

그리움을 느끼는 순간, 우리는 무엇이 정말 중요한지 깨닫게 된다.


3. 죄책감의 재구성: 기대와 욕구를 재발견하는 시간

죄책감은 내가 무엇을 '못했다' 또는 '잘못했다'는 마음 안에는 잘하고 싶은 욕구, 인정받고 싶은 욕구, 이기고 싶은 욕구 또한 들어있는 것이다. 죄책감에도 다양한 측면이 있다. 하나하나 그 안을 들여다보며 층층이 쌓인 욕구를 알아차리고 분리해내는 작업이 필요하다.


4. 수치심의 재구성: 내면화되어 버린 '핵'의 뿌리를 찾아서

사회에 순응하고 맞추었는데 평균에 미치지 못한다고 느낄 때, 기대했던 삶에 조금도 다가서지 못한다고 여길 때 수치심은 내부에 쌓아두면 우울이 될 수 있고, 외부에 표출하면 분노가 될 수 있다. 자신의 수치심이라는 뿌리, 살아온 역사를 살펴봐야 한다. 무엇을 견디지 못해 그런 행동으로 도망치는지 알아야 한다.


5. 배신감의 재구성: 마음의 시나리오를 다시 읽는 시간

우리는 욕구가 충족되지 않아 소용돌이치는 감정들을 담아두지 못하고 말이나 행동으로 밖으로 뱉어낸다. 가장 쉬운 일이 "너 때문이야"라고 외치는 것이다. 누군가를 믿는다는 것도, 배신당했다는 것도 내 마음속에 그려내는 그림이다. 저 사람의 마음이 내 마음 같을 리 없고, 나 역시 저 사람과 늘 같은 마음일 수 없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6. 원망의 재구성: 내 삶의 주도권 '한 조각'

원망을 우리를 갊아먹는 감정이고, 삶을 피폐하게 한다. 그럴 때에는 가까운 친구, 연인, 가족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7. 분노의 재구성: 바람을 조금씩 빼는 시간

분노를 참느라고 빵빵해진 풍선은 터지지 않게 평소에 바람을 빼야 한다. 친구나, 연인, 배우자와 같이 자신의 약점을 털어놓을 수 있는 친밀한 관계를 관계 자체가 안도감을 줘서 풍선의 바람을 빼주는 역할을 한다. 



* 상단 이미지: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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