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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심 Apr 07. 2021

셀프헬프 글쓰기

30일 매일 글쓰기를 마치며

3월 8일부터 시작한 30일 매일 글쓰기를 가까스로 마쳤다. 매일 무거운 머리와 손가락을 붙잡아 하루하루 버티다 보니 어느새 30일이 지났다. 겨울도 아니었고 봄도 아니었던 3월은 어떻게 보냈는지 기억조차 남지 않는다. 다만 내가 쓴 글이 차곡차곡 쌓였다. 이번 30일 글쓰기는 반성이 많이 되는 날들이었다.


매일 글쓰기의 목표를 조정했다. 원래 글쓰기의 마감은 자정이다. 하지만 이번 30일은 대부분을 자정이 넘어서야 글을 쓰기 시작했다. 새벽에 일어나서 밀린 과제를 한 셈이다. 그럴 때마다 이미 시간이 지나서, 몸이 안 좋아서, 글이 안 써져서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오늘 하루는 그냥 넘길까 생각을 했다. 몇 번을 반복하다 보니 목표를 텅! 하고 내려놓았다. 마감을 준수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내가 매일 글쓰기를 하는 이유는 '매일'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기억했다. 느려도 좋고, 시간이 지나도 좋다. 일단 매일 쓰기로 했다. 


30일 글쓰기를 벌써 넉 달째 하고 있다. 120개의 글, 그중에서 최근 30일 글이 참 부끄럽다. 평소에 글쓰기 소재를 모아두었던 것도 아니고, 글을 자주 쓴 것도 아니어서 밑천이 바닥났다. 체력도 고갈되었다. 글은 분명 오래 붙잡고 고치고 또 고치다 보면 좋은 글이 된다. 시간을 많이 할애하면 할수록 글이 좋아지는 걸 알고 있지만, 실제 그렇지 못한 날들이 많았다. 이번 달은 글이 안 써지거나 하면 그냥 도서관 사이트에 들어가서 관심 있는 책을 살펴보았다. 그리고 도저히 쓸 내용이 생각나지 않으면 오늘 읽은 책의 내용을 정리했다. 자기 계발 서적은 외국에서는 '셀프헬프' 코너에 배치해 둔다고 한다. '자기 계발'이 나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야 한다면, 셀프헬프는 나에게 필요한 부분을 도움받는다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그래서 나는 글이 안 써지는 날에는 그냥 책을 이것저것 살펴보고 그날 관심 있는 분야의 책을 건져 올려 보기로 했다. 무작정 글을 기다리기보다는 글이 잘 써질 수 있도록 뭐든 쓰면서 기다리고 했다.


매일 글쓰기 계속하고 싶은데 얼마나 지속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잠깐 쉬웠다가 재충전해서 다시 하는 방법도 있고, 지금 상태를 유지하면서 글을 쓰는 방법도 있다. 매일 마음이 갈팡질팡한다. 결단이 필요하다. 


매일 글쓰기를 목표로 또 도전해보기로 했다. 마감을 지날 수도 있고, '매일'이 어렵고 힘들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매일'에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해 보고 싶다. 글쓰기는 빠르게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내가 하루를 충실하게 살고 있다는 증거이다. 그래서 나는 계속 글쓰기를 붙잡고 어디인지 모를 그곳으로 향하고 싶다.




* 상단 이미지: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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