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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심 Apr 12. 2021

비우고 채우는 삶

일요일 저녁이 되면 청소를 한다. 내가 청소기를 돌리면 남편은 물걸레질을 한다. 오늘따라 다섯 살 딸은 자기가 돕겠다며 물티슈로 닦기 시작한다. "엄마 나 봐봐"하면서 바닥을 닦다가 어느새 식탁을 닦고 있고 여기저기 이동하면서 눈도장을 찍는다. 


청소를 하기 전에 먼저 해야 할 일은 장난감 치우기이다. 거실 매트에 있는 장난감과 아이방 바닥에 있는 장난감을 치워야 한다. 딸은 2주 전부터 정리정돈을 스스로 하기 시작했다. 아이방은 아빠와 딸이 함께 정리하라고 했더니 생각보다 빨리 끝냈다. 그 사이에 나는 거실 매트에 있는 장난감을 치웠다. 벌써 집 청소의 50%를 해냈다. 청소를 끝내니 집이 깨끗해졌다. 


이제 좀 쉬워야지. 갑자기 거실에서 뭔가 소리가 난다. 딸은 탁자 위에 올려놓은 장난감을 바닥 매트에 가차 없이 떨어트린다. 단 1분 만에 거실 매트에 청소하기 전과 똑같이 장난감이 널브러졌다. 자기 스타일대로 놀기 싶게 장난감을 제자리에 둔 것인가. 딸이 의도한 바가 있겠지만 내 눈에는 그냥 거실을 어지럽힌 걸로 보인다. 


오늘은 "미니멀 라이프"관련 책 중에 에리카 라인의 《나는 인생에서 중요한 것만 남기기로 했다》를 살펴보았다. 저자는 복잡한 삶에서 쓸모없는 것들과 최대한 멀리하고 본질에 충실하자고 말한다. 즉, 불필요한 일에 빼앗기는 에너지를 줄여서 소중한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을 의미 있게 보내자는 것이다. 이 책이 추구하는 미니멀리즘은 물건뿐만 아니라 삶의 방식까지 포함된다. 책의 내용 중에 실제 적용해 보면 좋을 팁을 정리해 보았다.



1. 장난감 지옥에서 벗어나는 방법


1) 너무 많은 것은 없는 것과 같다.

엄마 기준을 통과하지 못한 장난감들을 모조리 상자에 담아 보관하고, 3분의 1의 장난감만 남긴다. 아이가 정리한 장난감을 찾고 궁금해하면 다시 꺼내 준다. 2~4주 정도 아이가 찾지 않는 장난감은 처분한다. 저자의 경험으로는 아이들이 반복해서 가지고 놀면서 그때마다 다른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장난감은 쌓기 놀이와 상상력 놀이 세트뿐이었다고 한다.


2) 장난감도 적을수록 더 좋다.

옷장의 상단에 장난감 세트를 보관하다가 한 번에 한 세트씩만 침실 바닥에 내려놓는다. 새로운 세트를 맞이하려면 지금 가지고 노는 세트는 정리를 해야 한다. 규칙적으로 하다 보니 아이들은 그때마다 거의 새 장난감처럼 느꼈다. 


2. 가족과 돈독한 관계 맺기


1) 한 달 에 한번 함께 하는 날을 정한다. 우리 가족은 매달 첫 토요일에 가까운 곳이더라도 바람을 쐬러 나간다. 기대할 만한 휴가가 있는 것만으로 모두가 한 달을 살아갈 힘이 된다.


2) 가족을 팀이라고 표현하라. 그러면 한 팀의 구성원으로 생활하게 될 것이다.


3) 저녁을 먹으면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갖는다. 돌아가면서 하루 동안 있었던 감사할 일을 공유하거나 장미와 가시(긍정적인 경험과 부정적인 경험)를 함께 나누자.


4) 아이의 나이가 살이든 책을 읽어주어라.


5) '늦게 잠드는 날'을 정하라. 아이가 부모와 차분하게 일대일 시간을 가지고 평소보다 15분 늦게 잠자리에 든다. 매달 아이가 태어난 날짜를 이날로 정하는 것이 좋다. 한 달에 손꼽아 기다리는 날이 생기는 것이다.


6) 아이나 배우자가 잠자는 동안 그들을 지켜보고 다음 날 그 사실을 다정하게 말해주어라.


7) 아동용 카시트에 아이를 앉힐 때마다 뽀뽀를 하거나 매일 일과가 끝날 때 힘찬 포옹으로 배우자를 맞이하라. 반복되는 일상에 좀 더 많은 관계를 포함시킬 수 있는 순간을 찾아라.


8) 가족에게 천진난만한 모습을 보여라. 자동차에서 목청껏 노래를 부르거나 마트에서 춤을 추거나 기쁨에 찬 삶의 본보기를 보여라.



* 상단 이미지: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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