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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심 Apr 13. 2021

첫 문장이 고민된다면

남자는 무언가를 열심히 쓰고 있고, 여자는 모니터만 뚫어져라 보고 있다. 거침없는 타이핑 소리가 난다. 같은 책상에 두 사람의 시간은 다르게 흐른다. 벌써 12시가 넘었다. 남자는 이제 자러 간다고 한다. 여자는 혼자 남았다. 이제는 써야 한다. 첫 문장을.



첫 문장이 잘 써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강원국의 《나는 말하듯이 쓴다》에 보면 첫 문장은 글의 전체 흐름이 잡혔을 때 그 일부가 떠오르는 것으로 전체 그림이 그려지지 않으면 첫 문장이 나오지 않는다고 한다. 첫 문장을 잘 떼면 다음 문장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글이 술술 나아갈 수 있다. 


첫 문장은 언제나 어렵고 고민된다. 장선화의  《교실 밖 글쓰기》에서는 첫 문장을 멋지게 잘 쓰는 방법을 알려준다. 첫 문장의 다양한 유형을 알아두고 그중 내 글에 알맞은 형태로 글을 써보자.

 

첫 문장을 멋지게 잘 쓰는 방법


1. 요약 문장으로 시작하기

글의 핵심 주제를 요약하여 첫 문장으로 쓰는 방법이다. 주제를 요약해 첫 문장을 쓰고, 그 주제를 뒷받침할 사례나 근거를 들어 논증하거나 구체적인 설명을 더하면서 글을 전개한다. 

예) 조지 베일런트 교수는 '행복하고 건강한 노년을 결정짓는 것은 뛰어난 지성과 계급이 아니라 사회적 인간관계'라고 했다.


2. 인용으로 시작하기

속담, 사자성어, 고전의 한 대목 또는 저명한 사람의 말을 인용해서 자신의 주장을 내세우거나 뒷받침한다. 인용해서 쓰기는 자신의 주장이 강하게 펼치는 논설문, 연설문, 칼럼 등을 쓸 때 자주 활용한다.

예)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더니, 오늘 일이 딱 그랬다.


3. 명제로 시작하기

누가 봐도 '참'인 명제 또는 상식 수준의 명제를 첫 문장으로 쓰고 뒤이어 이에 긍정하거나 부정하는 내용을 쓰는 방법이다. 첫 문장의 내용에 반대되는 생각이나 주장을 펼칠 때 특히 효과적이다.  

예) 역사는 진보한다.


3. 묘사로 시작하기

묘사는 여행기와 같은 수필을 쓸 때 매우 효과적이다.

예) 금세 비라도 뿌릴 것처럼 하늘은 낮게 가라앉아 있다.


4. 질문을 던지고 번호 붙여 답하기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내용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답을 할 때는 단락별로 번호를 붙여서 글을 전개한다. 이렇게 써 나가다 보면 내용이 체계적으로 정리된다.

예) 위험 사회의 주요 특징을 살펴볼까요? 첫째, 사회적 불평등의 개인화이다. 


강원국의 《나는 말하듯이 쓴다》에서는 첫 문장을 짧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약간은 뜬금없어야 한다. 그럴 때 독자는 궁금해진다고 한다. 좋은 글은 처음뿐만 아니라 끝도 좋아야 한다. 끝을 잘 끝내는 방법은 결론을 내면서 마치거나 주제를 다시 한번 강조한다. 또한 앞에 얘기했던 것을 상기시키면서 그것을 받아 끝낼 수도 있다. 끝에서 질문을 던질 수도 있고, 인용으로 끝내기도 한다. 


글의 도입부는 모든 글의 50%라는 말이 있다. 첫 문장의 시작이 좋으면 다른 문장까지 연결된다. 첫인상이 좋은 글, 여운을 남기는 글을 쓰고 싶다면 한번 자신의 글에 적용해 보면 어떨까.




* 상단 이미지: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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