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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심 Dec 05. 2020

글쓰기 장소

출근길 1시간, 그중에 40분을 공항철도에서 보낸다. 올해는 여행객이 없어 출근길에 대부분을 앉아 온다 귀로 음악을 듣고 책을 읽는다. 하지만 20분 남짓 스르르 잠이 온다. 그러면 책을 덮고 눈을 감는다. 넷플릭스로 드라마를 본다. 드라마에 몰입하다 보면 어느새 40분은 순식간에 지나가 드라마 한 편이 끝날 때가 되면 이제 내릴 시간이다.


매일매일 글쓰기를 도전하면서 글을 언제 어디서 써야 할까 고민을 했다. 매일 글을 쓸 수 있고, 마감시간이 있는 환경을 생각하다 보니 문득 돌고래의『출근길에 썼습니다』책이 떠올랐다. 몇 달 전 독립서점에서 우연히 발견한 책인데, 제목이 먼저 끌렸다. 작가는 7시 45분 출근 통근버스를 기다리며 휴대폰 메모장에 글을 썼고 5년 동안 쓴 글을 모아 책을 냈다.


출근길에 글을 써보기로 했다. 문이 열리고 자리에 앉자마자 휴대폰을 들고 메모 앱을 연다. 글을 썼다 지웠다를 반복하고 생각에 잠기기도 하고 말이 되든 안 되는 쭉 써 내려간다. 한 페이지를 대충 채우니 40분이 금세 지나갔다. 이제 내려야 한다. 신기한 일이다.  글쓰기와 씨름하는 동안의 40분이 짧다. 시간을 귀하게 썼다는 생각이 들어 뿌듯하다. 갑자기 팔뚝이 아프다. 매일 글쓰기를 하면 글 근육이 생기기 전에 팔근육이 먼저 생길 것 같다.


일단 뭐든 썼다. 하지만 문장이 온전치 않다. 퇴근길에 다시 본다. 처음부터 읽어보며 고친다. 자꾸 보다 보니 앞부분이 전보다 나아졌다. 이제 남은 것은 마무리이다. 어떻게 끝을 내야 할지 모르겠다. 우선 여기까지 하고 집에 간다.


글 마무리 장소가 있다. 서재에 있는 모니터 앞에 앉으면 해결할 수 있다. 모니터가 34인치 와이드이다. 어떤 이가 게임을 하기 위한 목적으로 샀는데 내가 더 유용하게 쓰고 있다. 화면이 넓어서 키보드로 쓴 글이 한눈에 들어온다. 왠지 글이 잘 써지고, 곧 완성이 될 것 같다.


매일 글쓰기 마감시간은 10시 30분이다. 12시 이전까지 글을 쓰면 되지만 나름의 목표는 조금 일찍 완성하는 것이다. 휴~오늘도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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