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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심 Dec 04. 2020

글쓰기와 어휘력

알베르 카뮈의 페스트에서

그에 말에 따르면 '권리'라는 용어는 그 권리를 확신하지 못해서 사용할 수 없었고, '약속'이라는 용어는 마치 자기 몫을 요구하는 것 같고 결과적으로 자신이 맡고 있는 보잘것없는 직책과는 어울리지 않게 무례한 면이 있는 것 같아서 사용할 수 없었다. 또한 '호의' '청원 '감사'와 같은 용어들은 개인적으로 자존심이 상해서 사용하지 못했다. 이렇듯 적절한 용어가 생각나지 않은 까닭에, 우리의 시민은 나이가 지긋해질 때까지 그 보잘것없는 직책을 계속 수행하게 되었다. (중략) 그는 여전히 적절한 단어를 찾고 있었다. (중략) 아! 선생님, 나 자신을 잘 표현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문학동네, 60~62쪽)


알베르 카뮈의『페스트』의 등장인물 중 내가 주목하는 인물은 시청 비정규직 그랑이다. 의사 리외가 서술했듯이 그랑은 페스트의 한가운데 서있는 선의의 인물로 자신의 자리에서 조용히 미덕을 베푼다.


그랑은 일을 마치면 집에 돌아와 소설을 쓴다. 오랫동안 글을 썼지만 적절한 표현을 찾지 못해 이렇게 저렇게 바꿔보느라 애를 먹는다. 그가 쓴 오십여 페이지 남짓한 원고는 수없이 다시 베끼고, 고치고, 가필하거나 삭제한 동일한 문장밖에 없었다.


그랑의 상황은 내 글쓰기의 현실과 다르지 않아 그에게 동질감을 느낀다. 글을 쓰는데 적절한 단어가 떠오르지 않고, 표현이 너무 상투적이고, 거칠다. 같은 단어가 반복되고 문장은 길어지지 않고 제자리이다. 독서를 하다가 어떤 표현을 만나면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이 이런 거였는데..." 하며 감탄한다. 나의 생각을 잘 표현하기 위해서 먼저 적절한 단어를 알아야 한다.  


글쓰기를 잘하기 위해서는 어휘력이 필수이다. 영어 회화를 생각해 보면 이해가 쉽다. 아무리 영어 문법을 완벽하게 알아도 자기가 표현하고자 하는 단어를 모르면 어떠한 의미도 전달할 수가 없다. 강원국의 글쓰기 칼럼에서 그는 어휘력을 기를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첫째, 어휘력을 높이겠다는 각성이 먼저다.

둘째, 글을 읽을 때 단어를 유념해 보는 것이다.

셋째, 글을 쓸 때 국어사전을 가까이한다.

넷째, 자기만의 단어장을 만들어보자.

다섯째, 단어의 어원에 관심을 가져보자.

결국 평소에 단어에 관심을 두고 찾아보고 써보는 습관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어휘력이 많이 부족한 사람은 기본기를 집중적으로 배우는 공부가 효과적이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어휘력 공부에 도움이 되는 자료를 찾아보고, 그중에서 나름 추천하고 싶은 방법을 소개한다.


1. 네이버를 활용한 우리말 바로 쓰기:

1) 국어사전의 우리말 바로쓰기:

평소에 궁금했던 것들 단어의 쓰임, 어원, 맞춤법 등이 정리되어 있어서 가장 먼저 공부해 보면 좋다.

https://ko.dict.naver.com/#/correct/korean/list?keepStaus=1

2) 지식백과의 우리말 바로쓰기:
https://terms.naver.com/list.nhn?cid=50802&categoryId=50802


2. 책에서 배우는 우리말 단어의 의미 쓰임:

영어처럼 뉘앙스 사전이나 유의어 사전처럼 정리된 책이 많지 않았으나 그중에서 어휘력 강화에 도움이 되는 책을 발견하였다.


김경원, 김철호의 『국어실력이 밥 먹여준다』낱말 편 1, 2와 문장편

최종규의 『새로 쓰는 비슷한 말 꾸러미 사전』

김철호의 『언 다르고 어 다르다』


3. 맞춤법 배우기:

맞춤법 검사기를 사용하면 되지만,  맞춤법을 왜 그렇게 써야 하는 이유를 알면 어휘력 확장에 도움이 된다.


박태하의 『책 쓰자면 맞춤법』



머리와 가슴에서 충분히 글 쓰는 동기를 받았다면  이제 손이 움직여야 한다. 손이 표현을 자유자재로 하기 위해서 단어를 장악해야 한다. 하루에 세끼의 밥을 먹듯 하루에 세 개씩 단어를 익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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