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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심 Dec 11. 2020

영화 속 책

유브 갓 메일

요즈음 네이버 Now에서 "24시간 함께하는 행복한 크리스마스 캐럴송"을 듣는다. 캐럴송을 듣고 있으면  눈 쌓인 거리, 크리스마스트리가 떠오르고 왠지 창 밖에 뉴욕의 거리가 보일 것만 같다. 발길 닿는 곳 길모퉁이에 작은 서점이 있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아기자기한 소품과 동화책이 가득하다. 작지만 따뜻하고 아늑한 서점. 그리고 동화책을 읽어주는 lady...... 그곳에 가보고 싶다.


영화『유브 갓 메일』은 응답하라 1998 시절에 나온 영화다. PC통신 소리가 삐~하고 들리고, 접속이 되면 남녀는 메일함을 연다. 두 사람은 우연히 채팅방에서 만나 메일을 주고받는 친구가 되었다. 케슬린은 『오만과 편견』을  1년에 몇 차례씩 읽는다. 매번 읽을 때마다 가슴이 설렌다는 그녀는 길모퉁이에 있는 어린이책 전문 서점을 운영한다. 이곳은 동화작가인 어머니에게 물려받은 곳으로 그녀는 여섯 살 때부터 어머니를 도와서 일을 했고,  어머니와의 추억과 그녀의 어린 시절이 이 서점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그녀의 출근 루틴은 스타벅스에 들려 그란데 사이즈의 커피를 산다. 꽃집에 들려 꽃을 산다. 서점에 도착하면 오픈 준비를 하고, 카운터 유리병에 초콜릿을 담는다.  때때로 스토리북 레이디로 아이들에게 동화책을 읽어주는 행사를 진행한다. 손님이 산 책은 에코백에 담아준다. 그리고 티슈가 필요한 어린 소녀에게 어머니가 데이지 꽃 수가 놓아진 손수건을 건네기도 한다.


이 영화는 아쉽게도 길모퉁이 서점이 대형서점 때문에 문을 닫는 내용이다. 씁쓸한 현실을 보여주기는 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서점에 대한 애정과 긍지가 대단하다.


우리 서점은 사람들의 잠재력을 일깨워 주는 일을 도와주죠.
어릴 때 읽은 책은 지금까지 읽은 것과 비교할 수 없는,
 자기 정체성의 일부분이 되죠.


최근에 독립서점에 관심이 있어서 찾아가곤 한다. 서점마다 각각의 매력이 있고, 남다른 모임을 운영하는 곳도 있다. 이 영화 속에 길모퉁이 서점은 참 매력있는 장소이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 작은 서점, 동화책에 관심이 있다면 이 영화를 권한다. 영화를 보는 내내 동화책을 사랑하고 아이들의 취향을 잘 알고 있는 그녀의 존재를 생각하게 된다.


결국 그녀는 길모퉁이 서점을 정리하고 마지막날 문을 닫으면서 대형서점에 둘러 본다. 어린이 책 코너에 아이들이 바닥에서 자유롭게 책을 읽는 모습이 보인다. 그녀는 어린이책 한 코너에서 슬퍼하며 앉아 있고 어디선가 소리가 들린다.


한 아주머니가 서점 직원에게 묻는다.

신발이라는 책 있나요?
신발이요?
작가가 누구죠?
몰라요.
제 친구가 그 책을 꼭 제 딸에게 읽어주라고 했거든요.
그래서 왔는데요.

그때,  그녀가 눈물을 글썽이며 대답한다.

노엘 스트릿필드예요. 노엘 스트릿필드는 발레 신발, 스케이팅 신발, 연극 신발, 춤 신발을 썼지요.    
저는 발레 슈즈부터 시작했지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거죠.
스케이팅 신발도 정말 괜찮죠. 하지만 그건 절판됐죠.




* 노엘 스트릿필드의 책


어릴 때 읽었던 동화책을 모두 다 기억할 수는 없지만,  내가 읽었던 모든 책은 나의 일부이다.

우리 딸도 동화책을 읽으며 어린시절을 즐겁고 행복하게 보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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