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쓰다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책심 Dec 30. 2020

30일 매일 글쓰기를 마치며

경험수집잡화점의 "30일 매일 글쓰기"를 신청했다. 11월 30일부터 12월 29일까지 30일간 매일 글을 쓰는 도전이다. 다행히 마감 시간을 잘 지키고, 매일 글을 써서 30개의 결과물을 얻었다.


뮤지션 김현철은 최근 인터뷰에서 자신의 앨범을 내가 만드는 '증거'라고 표현하고, 앞으로 계속 '증거'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했다(참고: https://entertain.naver.com/read?oid=468&aid=0000726275 ). 내가 글을 쓰고 싶은 이유도 그렇다. 보고, 듣고, 느낀 모든 경험이 허공으로 사라지지 않도록 기록하고 싶다. 누가 물어봐주지 않아도 내가 하나씩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30일 글쓰기를 해보고 글쓰기가 익숙해졌다? 글이 좋아졌다? 말하기 어렵다. 매일 흰색 화면에 이렇게 저렇게 타이핑을 해보지만 미로에 갇힌 기분이고, 출구를 찾기 어렵다. 어제 미로를 통과했어도 오늘 미로는 또 다르다. 매일 새로 시작되는 미로이고, 출구까지 나오는 시간도 단축되지 않는다.


그래도 매일 글쓰기를 함께 했던 동지가 있어서 외롭지 않았고, 의지가 되었다. 처음에는 내 글 한편 쓰기에 급급했다면 점점 나만 힘든 게 아니겠구나 생각이 들었고 내 글에 관심 보여주시고, 응원해주셔서 너무 고마웠다. 나도 힘이 되고 싶었다.


나는 마감은 잘 지키는 사람이다. 오랜 직장생활로 체득된 데드라인 준수가 매일 글쓰기에도 도움이 되었다. 비겁하게도 나와의 약속은 참 지키기 어렵다. 지금까지 증발해버린 무수한 다짐을 떠올려보면 나는 많이 게으른 사람이다. 어떤 방식으로든 난 타인과의 약속을 만들고 실행하는 방식이 필요하다.

 

누군가 말했다. 구두에 관심이 생기면  길 가는 사람들이 신은 구두만 보이고. 그중에서 자기가 좋아하는 예쁜 구두가 눈에 띈다고 했다. 30일 동안 매일 글쓰기만 생각했다. 오늘은 무엇을 쓸까? 글 소재를 찾고, 이렇게 써볼까 저렇게 써볼까 글 전개를 생각했다. 그러다 보니 과거에 미처 정리하지 못했던 생각도 끄집어서 정리할 수 있었다.


보통 일을 하거나 공부를 할 때 음악을 틀어놓는다. 독서도 지하철에서 약간의 소음을 들으면 집중이 잘 된다. 하지만, 글 쓰는 시간은 온전히 내 목소리를 듣는다. 글을 쓰다가 막히는 부분이 생기면 처음부터 소리 내어 읽는다. 소리 내어 읽다 보면 어색한 부분도 찾고, 끊어진 문장도 연결시키게 된다. 단어와 단어, 문장과 문장, 문단과 문단을 연결하는 과정 즉, 징검다리를 만드는 과정이 소리 내어 읽기이다.


매일 글쓰기는 며칠 쉬었다가 1월 4일부터 다시 시작하려고 한다.

쉬면서 앞으로 쓸 글 소재와 방향을 고민해보려고 한다.


2020년 열두 번째 발자국은 30일 매일 글쓰기로 기록한다.

새해는 전 세계적으로 안전하게 일상의 삶을 누릴 수 있는 날이길 기원한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 생일 의식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