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의 신들에 대한 글을 쓰기 위해 책과 자료를 뒤지면서 느낀 점
마쓰시타 고노스케, 혼다 소이치로, 이나모리 가즈오, 손정의, 이해진.
한일 양국을 대표하는 기업인들이 거의 반세기 전부터 서로 어떤 영향을 주고받았고 또 그런 영향이 오늘날까지 어떻게 이어지고 있는지를 분석하는 글을 한 편 쓰기 위해서 자료들을 쭉 찾아보고 있는데요.
마쓰시타 고노스케, 혼다 소이치로, 이나모리 가즈오는 일본의 3대 경영의 신이라고 불리는 인물입니다. 이 셋 중에 유일하게 살아있는 인물이 이나모리 가즈오 교세라 창업자인데요. 이나모리는 마쓰시타와 혼다에 비해서 한 세대 정도 어린 인물이죠.
그리고 각각 1957년과 1967년에 태어난 손정의와 이해진은 1932년생인 이나모리보다 역시 한 세대 뒤의 사람들입니다.
마쓰시타와 혼다가 조부모 세대라면 이나모리는 부모 세대고 손정의와 이해진은 자식 세대라고 할 수 있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마쓰시타와 혼다의 경영 철학과 기법은 이나모리를 통해 손정의와 이해진에게 영향을 미쳤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제가 이렇게 말씀드리는 건 실제로 이들 경영의 신들이 살면서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미쳤고 또 지금도 미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나모리는 창업 초기 마쓰시타전기에 제품을 납품하면서 회사를 키웠고요. 또 어느 정도 사업을 일군 뒤부터는 마쓰시타와 직접 교류하면서 그의 경영 철학과 기법을 배웠습니다. 젊은 시절 대체 어떻게 하면 경영이란 걸 잘할 수 있을까라고 고민하면서 혼다의 강연회를 찾아가기도 했죠.
손정의 역시 젊은 시절 마쓰시타가 경영에 대해 강의하는 녹음테이프를 늘어질 때까지 들으면서 그를 닮으려 노력했고요. 이나모리 가즈오가 젊은 중소기업 경영자들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세이와주쿠에 찾아가 경영을 배웠죠.
젊은 시절의 손정의는 이나모리와 계약을 맺은 뒤 하루 만에 찾아가 “계약을 물러달라”는 무리한 요구를 한 적도 있었는데요. 이나모리는 기분 나빠하면서도 손정의의 무리한 요구를 들어줬습니다.
그리고 손정의와 이해진은 올해 중반까지만 해도 일본의 간편결제시장을 둘러싸고 매우 치열한 싸움을 벌였고, 지난달엔 손정의가 이끄는 야후 재팬과 네이버의 계열사인 라인을 합병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제가 언급한 다섯 명의 기업인들은 한 명, 한 명이 워낙에 대단한, 한 국가와 시대를 대표할 수 있는 기업인들입니다. 그래서 이들을 한 명씩만 놓고 보면 다들 원래부터 사업에 천재적인 소질을 타고난 인물인 것처럼만 느껴지는데요.
하지만 이들에 대해 깊이 있게 다룬 책들을 보면 이들도 어떤 면에서는 평범한 사람들이고 젊은 시절, 그리고 사업을 일군 후에도 남들로부터 끊임없이 배우면서 자신의 부족함을 채우려 헤나간 인물들이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여태껏 이들에 대한 책들을 꽤나 많이 읽었는데요. 이런 책들을 보면 다른 경영의 신, 기업인들과 책의 주인공이 어떤 관계를 맺어갔는지가 조금씩 나와있습니다.
신경 안 쓰고 읽을 때는 잘 몰랐는데 글을 쓸려고 꼼꼼히 확인해보니 특히 이나모리 가즈오가 쓴 책에선 자신이 마쓰시타에게 무엇을 배웠는지가 굉장히 많이 언급되더라고요.
그리고 이렇게 서로 간의 관계에 대해서 알게 되는 내용이 조금씩 쌓여가면서 이들이 서로에게 무엇을 배웠는지가 그려지게 됐는데요.
지금 쓰고 있는 글에서는 이에 대해서 한번 다뤄볼 예정입니다. 경영의 신들은 애초에 뛰어난 사람들이었던 게 아니라 남들보다 더 열심히 배우려 했던 인물들이라는 생각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