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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선표 Feb 06. 2020

고수라면 누구나 안다. 이기는 싸움의 비밀을.

만 가지 발차기를 할 줄 아는 사람은 두렵지 않은 이유

“만 가지 발차기를 할 줄 아는 사람은 두렵지 않다. 내가 두려운 건 한 가지 발차기를 만 번 연습한 사람이다.”


액션 배우로 한 시대를 주름잡았던 이소룡(영어명 브루스 리)의 말입니다. 액션 영화나 무도(武道)에 전혀 관심이 없더라도 그 이름은 누구나 들어봤을 텐데요. 절권도라는 자신만의 무술을 만들어낸 인물인 만큼 무도에 관해서는 고수(高手)라고 부를 만했죠.


한 분야에서 수준 높은 경지에 오른 사람들은 자신과 전혀 연관 없는 다른 분야에도 충분히 적용할 수 있는 통찰력을 선보이곤 하는데요. 이소룡도 마찬가지입니다. 


“만 가지 발차기를 할 줄 아는 사람은 두렵지 않다”는 그의 말을 비즈니스와 커리어, 자기계발의 관점에서 풀어보면 ‘남이 만든 판에서, 남과 똑같은 방식으로 혹은 남보다 조금 더 잘해서는 결코 이길 수 없다’는 말입니다. 


‘남들이 다 하는 여러 발차기를 이것 조금, 저것 조금 연습해봐야 결코 고수가 될 수 없다’는 뜻이죠. 


또한 “내가 두려운 건 한 가지 발차기를 만 번 연습한 사람이다”라는 말은 ‘내가 만든 판에서, 남과 다른 나만의 방식으로 이기려 하는 자만이 결국 승리를 거머쥘 수 있다’는 말이고요.



남들이 만드는 것과 별 차이 없는 평범한 상품을 내놓은 뒤 남들과 똑같은 방식으로 팔아봤자 손에 남는 이익은 얼마 되지 않습니다. 다른 경쟁자들과 품질, 브랜드에서 큰 차이가 없는 상품이라면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유일한 기준은 ‘가격’이 될 수밖에 없죠. 이는 다른 수많은 경쟁자들도 똑같을 테니 경쟁은 점점 더 심해지고, 결국 줄어드는 이익 앞에서 언제나 쩔쩔맬 수밖에 없습니다.


개인도 마찬가지입니다. 스펙을 높이려고 아무리 노력해봤자 남들과 똑같은 방식으로 경쟁해서 얻을 수 있는 건 한계가 있습니다. 내가 아무리 학점과 토익점수가 높고, 좋은 자격증이 여러 개 있더라도 세상에는 나만큼 스펙 좋은 사람들이 넘쳐나기 마련이죠. 세상은 넓고, 똑똑하면서 치열하게 노력까지 하는 사람들도 그만큼이나 많으니까요.


이 책의 부제는 ‘경쟁의 낡은 원칙 깨기’입니다. 그동안 대부분의 사람들이 순응하며 따랐던 ‘게임의 규칙’은 이미 낡아버린 지 오래됐고, 게임의 규칙을 따르지 않는 자만이 이길 수 있다는 걸 강조하기 위해 붙인 부제인데요. 


사실 최고의 인물들은 아주 오래전부터 이 같은 사실을 매우 잘 알고 있었습니다.



최고의 인물들이 말하는 이기는 싸움의 비결


지금으로부터 약 2,500년 전인 중국의 춘추시대에 손무가 쓴 《손자병법》은 동양과 서양, 과거와 현재를 통틀어 최고의 전략서라고 불리는 책입니다. 


빌 게이츠, 손정의, 마크 저커버그, 도널드 트럼프, 마오쩌둥, 더글러스 맥아더, 보나파르트 나폴레옹, 당 태종 이세민, 위 무제 조조 등 당대 최고의 인물들이 《손자병법》을 읽었고 다른 이들에게도 꼭 읽어볼 것을 추천했죠. 빌 게이츠는 “오늘날의 나를 만든 것은 손자병법이다”라고 말했죠.


《손자병법》 중에서 우리에게 가장 유명한 문구는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을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일 겁니다(이 문장을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 백 번 이길 수 있다”로 잘못 알고 계시는 분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앞서 말했던 최고의 인물들은 이보다 한발 더 나아간 곳에서 손자병법의 핵심을 찾아냈습니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왼쪽) <손자병법>을 쓴 손자


《손자병법》은 모두 13편으로 이뤄진 책인데요. 최고의 전략가들은 그중에서도 여섯 번째의 허실(虛實) 편이야말로 책 전체를 꿰뚫는 핵심이라고 말합니다. “손자병법의 13편에서 다루는 내용은 모두 허실 편에서 다루는 내용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말을 타고 전쟁터를 누비면서 천하를 통일한 당 태종 이세민 역시 이렇게 말했죠.


허실 편의 내용을 압축적으로 담고 있는 문장은 “전쟁을 잘하는 자는 적을 끌어들이지, 적에게 끌려가지 않는다”입니다. 내가 만든, 내게 유리한 판에서 싸우는 것이야말로 이기는 지름길이라는 뜻입니다. 개인이든 기업이든 국가든 주도권을 잡아야만 싸움에서 이길 수 있다는 말이죠.


이 책은 이토록 중요한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좀 더 정확히 말씀드리면, 남과 다른 자신만의 방식으로 주도권을 장악해서 결국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어낸 사람들과 기업들의 사례를 담아낸 책입니다. 


사례는 이론보다 강할 수밖에 없습니다. 구구절절 이론을 풀어내는 대신, 자신만의 방식으로 승리를 이뤄낸 23가지 사례를 추려냈습니다.


책을 쓰기 위해 읽었던 책들


7년전 만났던 동갑내기 창업자에게 배운 것


《내게 유리한 판을 만들라》를 써내려간 과정은 제가 오래전부터 갖고 있던 한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도전의 여정이었습니다.


2013년 가을, 대전에 있는 군데군데 페인트칠이 벗겨진 낡은 건물 3층에 자리 잡은 어느 소박한 회사의 사무실을 찾았습니다. 


저와 동갑인 창업자를 인터뷰하기 위해서였지요. 


그는 홈페이지와 스마트폰 앱을 만드는 회사를 창업해 1년 남짓 이끌어오고 있었는데요. 전동 휠체어에 의지해 생활한다는 것 말고는 저와 제 또래의 친구들과 아무것도 다를 게 없는 스물일곱 살 청년이었죠. 그는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근육이 약해지는 퇴행성 근육병을 앓고 있었습니다. 


그동안 회사는 100여 건의 일감을 수주했고, 그를 포함한 직원 8 명 중 5명이 장애인이었죠.


쉽게 짐작할 수 있듯이 회사를 차리기까지 그가 걸어야 했던 길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습니다. 전문대학교 웹디자인과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사회에 나왔지만 그가 원서를 냈던 100여 개의 회사 중 그에게 면접 기회를 준 곳은 단 세 곳뿐이었습니다. 


(이 글은 <내게 유리한 판을 만들라>의 서문입니다. 손정의, 빌 게이츠, 앙겔라 메르켈, 레이 달리오, 윈스턴 처칠, 이나모리 가즈오 등 탁월한 리더와 뛰어난 기업인들의 전략과 그들만의 성공의 법칙을 담고 있습니다.)


그래도 다행히 그의 성실함과 재능을 알아본 한 회사에서 일할 수 있게 됐고, 웹디자이너로서 6년간 경험을 쌓은 뒤 사회적 기업 형태로 자신만의 회사를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나만의 방식으로 세상을 살아가겠다는 그의 결단이 없었더라면 그가 이렇게 남들보다 불리한 환경을 이겨내고 사회에 잘 자리 잡을 수는 없었을 거라는 생각이 인터뷰 내내 들었습니다. 


대학 진학을 결정하던 무렵 그의 부모님은 거의 대부분의 학생들이 비장애인인 일반 전문대학에 진학하겠다는 그를 강하게 만류했습니다. 그간 장애인들이 다니는 특수학교만을 다녔던 아들이 일반 학교에 들어가고 싶다고 하니 걱정이 돼서 말리셨던 거죠.


만약 그가 자신과 비슷한 상황에 있던 사람들 대부분이 선택했던 평범한 길을 그대로 따랐다면 아마도 그의 인생은 지금과는 많이 다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표가 직접 영업을 나가면 홈페이지 주문을 더 많이 받아 온다”며 인터뷰를 끝내기 무섭게 곧바로 거래처에 나갈 준비를 하던 그가 무척 존경스러웠습니다. 저와 같은 나이에 그는 이미 자신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생활까지 책임지는 자리에 서 있었으니까요.


기차 초년병 시절의 필자


‘겉보기에는 비슷한 조건을 갖춘 사람들인데 왜 누구는 계속해서 앞으로 치고 나가고, 왜 다른 누구는 한 번 넘어진 뒤 다시 일어나지 못하는 걸까?’


 ‘남들보다 훨씬 더 불리한 환경에서 시작해 누구보다 뛰어난 성과를 이뤄낸 사람들만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그 만남 이후로 이러한 질문들이 계속해서 제 머릿속 깊은 곳에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앞서 말씀드렸듯 이 책은 이 질문에 대한 제 나름의 해답을 찾기 위한 도전이었습니다.


지금부터 ‘고수들만이 알고 있는 이기는 싸움의 비밀’을 찾아 함께 여행을 떠나보겠습니다. 마치 전설로만 전해져 내려오는 무공비급을 찾아 긴 여정을 떠나는 무협지 속 주인공처럼 말이죠. 


과거와 현재, 한국과 외국, 동양과 서양을 넘나드는 꽤나 긴 여행이 되겠지만 여행에서 돌아왔을 땐 분명 지금과는 다른 나를 만나게 될 거라고 자신합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저의 첫 책인 《홍선표 기자의 써먹는 경제상식》과 마찬가지로 이 책 인세의 20퍼센트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꿈과 희망, 용기를 잃지 않고 생활하는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해 사용합니다. 


부족한 점이 많은 첫 책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선택해주셨고, 덕분에 시각장애인 학교에 다니는 한 고등학생을 조금이나마 도울 수 있었습니다.


이제 곧 시작되는 여행에서 만날 위대한 리더들과 뛰어난 창업자들에 대해 공부하는 동안 세상에서 가장 크고 좋은 투자는 사람에 대한 투자, 그중에서도 자라나는 어린이들에 대한 투자라는 사실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저 역시 이처럼 좋은 투자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습니다.


수많은 책들 사이에서 이 책을 선택한 분들에게 언제나 행운이 가득하길 바랍니다.


자, 그럼 지금부터 저와 함께 이기는 싸움의 비밀을 찾아 떠나볼까요?


홍선표 한국경제신문 기자

rickeygo@naver.com


(이 글은 <내게 유리한 판을 만들라>의 서문입니다. 손정의, 빌 게이츠, 앙겔라 메르켈, 레이 달리오, 윈스턴 처칠, 이나모리 가즈오 등 탁월한 리더와 뛰어난 기업인들의 전략과 그들만의 성공의 법칙을 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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