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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선표 May 16. 2020

<군주론>에서 찾아낸 '콘텐츠 마케팅' 불패의 비밀

콘텐츠 창작이 동시에 사전 마케팅이 되는 '마법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라

이번 글에서는 서양 제왕학의 고전인 <군주론>에서 배울 수 있는 콘텐츠 마케팅 성공의 비밀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말씀드릴 내용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나라를 지키는 일을 용병에게만 의존할 수는 없다. 강한 나라를 만들고 싶다면 먼저 강한 정규군을 키워라’라고 정리할 수 있는데요.      


왜 제가 이 문장을 콘텐츠 마케팅 성공의 비밀로 꼽았는지는 뒤에 나올 내용을 읽어보시면 쉽게 이해하실 수 있을 겁니다.     


그저 이론만 말씀드리고 끝내는 게 아니라 제가 두 권의 책을 내면서 이 책들을 독자분들에게 널리 알리고 판매하기 위해 <군주론>의 가르침을 어떻게 활용했는지에 대해서 사례와 함께 설명해드리겠습니다.     


<군주론>의 저자 니콜로 마키아벨리


새로운 흐름이 된 콘텐츠 마케팅


콘텐츠 마케팅은 최근 마케팅 업계에서 주된 흐름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트렌드입니다. 방송, 신문, 포털 사이트 배너 광고처럼 대중매체를 활용해 불특정 다수에게 광고를 내보내는 대신 자기 제품에 관심을 가질만한 타깃 집단을 향해 콘텐츠를 통해서 다가가는 방식이죠.     


유튜브, SNS 게시물(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블로그, 뉴스레터, 팟캐스트 등 재미와 정보, 지식을 담은 콘텐츠를 계속해서 만들어 퍼뜨림으로써 잠재 고객들을 끌어들이고 이들로부터 신뢰를 얻어낸 뒤 제품을 구매하도록 자연스럽게 설득해나가는 방식을 말합니다.     


<군주론>은 마키아벨리가 프랑스와 스페인의 지배를 받으며 분열돼 있던 이탈리아가 하나로 통일된 강한 국가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서 통일을 이뤄내기 위해서 군주는 어떤 자세로 나라를 다스려야 하는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책입니다. 1513년에 완성됐죠.     


지금부터 <군주론>에서 배울 수 있는 콘텐츠 마케팅 전략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군주론> 속 한 문단을 읽어보겠습니다. 마키아벨리는 책에서 군사 문제와 관련해서 이야기하며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군주가 자신의 국가를 방어하는 데에 사용하는 무력은 그 자신의 군대이거나, 아니면 용병이거나 외국의 원군, 또 이 세 가지가 혼합된 혼성군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용병과 원군은 무익하고 위험합니다. 자신의 영토를 보전하기 위해서 용병에 의존하는 사람은 그 누구도 자신의 영토를 결코 안정되고 안전하게 통치할 수 없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용병이란 분열되어 있고, 야심만만하며, 기강이 문란하고 신의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동료들과 있을 때는 용감하게 보이지만, 강력한 적과 부딪치게 되면 약해지고 비겁해집니다. 그들은 신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사람들과 한 약속도 잘 지키지 않습니다.     


당신의 파멸은 적의 공격이 지연되고 있는 만큼 지연되고 있는 데 불과합니다. 따라서 당신은 평화시에는 그들에게, 전시에는 당신의 적에게 시달릴 것입니다.     


이 모든 이유는 그들이 당신에게는 아무런 애착도 느끼지 않으며, 너무나 하찮은 보수 이외에는 당신을 위해서 전쟁에 나가 생명을 걸고 싸울 어떤 이유도 없기 때문입니다.”     


교황의 근위부대인 스위스 가드


인플루언서에게만 의존하면 반드시 곤란해지는 이유


용병이란 돈을 주고 고용한 군대를 말합니다. 15~16세기 무렵 이탈리아 도시 국가들 사이에서는 용병에게 돈을 주고 나라의 방위를 맡기는 게 흔한 일이었습니다.      


특히 스위스 출신 용병부대들의 명성과 인기가 높았는데요. 오늘날에도 교황의 근위 부대가 스위스 가드라 불리면서 스위스 출신 가톨릭 교도들로만 구성되는 것도 이 같은 역사 때문이죠.      


방금 읽으신 것처럼 마키아벨리는 자국의 정규 상비군을 키우지 않고 용병에게 방위를 의존하는 나라는 멸망을 피할 수 없다고 경고합니다. 돈을 받고 고용한 군대는 막상 전쟁이 터졌을 때 군주와 그 국가를 위해 목숨을 걸지 않기 때문인데요.     


마키아벨리의 지적은 온라인에서의 콘텐츠 마케팅에도 똑같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오늘날 많은 기업들이 자신의 제품과 서비스를 알리기 위해 인플루언서와 유명 채널을 찾아가고 있는데요.      


돈을 받고 상품을 홍보해준다는 의미에서 인플루언서와 유명 채널들을 용병이라고 불러도 큰 무리는 아닐 겁니다.     


이번 글을 쓰기 위해 읽은 <군주론>과 <전략의 역사>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마케팅은 분명 단기간에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좋은 마케팅 방법입니다. 유명 인플루언서가 한 번 소개해주면 상품 판매량이 치솟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하지만 기업이 자신의 콘텐츠 채널(상비군)을 키우려 하지 않고 언제나 인플루언서에게만 의존한다면 나중에 곤란을 겪게 될 가능성이 높은데요. 특히 대기업이 아닌 자금력이 약한 대부분의 중소기업, 스타트업들은 더욱더 그렇습니다.     


그 이유는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마케팅은 중소기업·스타트업들이 감당하기에는 그 비용 부담이 클뿐더러, 설령 돈이 있다고 해도 내가 알리기 원하는 상품을, 내가 원하는 시기에,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내가 원하는 타깃 고객에게 알릴 수 있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입니다.     


최근에는 콘텐츠 마케팅의 효과에 눈을 뜨는 기업들이 많아지면서 인플루언서들의 몸값도 크게 올랐는데요. 한 번 제품을 소개할 때마다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에 달하는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인플루언서, 유명 채널들도 적지 않습니다.


공급은 한정돼 있는데 수요는 많아졌으니 가격이 오르는 건 당연하죠.     



돈이 있어서 마케팅을 할 수 없는 상황


제가 잘 아는 출판 분야를 살펴봐도 한 번 책을 소개하기 위해 700만 원 이상을 지불해야 하는 채널도 있고요. 특히 유아, 어린이책 같은 경우 그 분야 유명 채널에 홍보 콘텐츠를 내보내기 위해선 1000만 원이 넘는 돈을 지불해야 하는 곳도 적지 않습니다.


이것도 벌써 1년 전쯤 들었던 이야기니 지금은 가격이 더 올랐을 수도 있죠.     


적게는 수백만 원에서 많게는 수천만 원에 달하는 광고비는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들이 감당하기에는 힘든 금액인데요. 그런데 큰마음을 먹고 이 정도 돈을 들여 제품을 알리려고 해도 제품이 꼭 소개된다고 보장할 수는 없습니다.  

   

워낙에 많은 기업들이 인플루언서에게 몰려들면서 돈을 내고 협찬을 하려 해도 제품이 소개되지 않는 경우가 늘어났기 때문이죠.     


인플루언서와 유명 채널들도 자신들에게 들어오는 모든 제안을 수락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일단 시간적으로 모든 상품을 소개할 수 있는 여유가 부족하고요.      


뒤에 자신이 쓴 책과 세워두고 책의 포스터를 붙인채 유튜브를 촬영하는 필자


특정 상품을 소개하는 홍보성 콘텐츠가 지나치게 많이 올라오면 구독자, 팬들의 신뢰가 줄어들고, 이런 일이 반복되면 구독자 수가 떨어지게 됩니다. 자기 채널을 구독하는 구독자들의 성향과 맞지 않은 상품을 자꾸 소개해도 이런 일이 벌어지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거물급 인플루언서일수록 협찬 금액과 함께 이 상품이 내 채널을 구독하는 사람들이 관심 가질 만한 상품인지, 최근 홍보성 콘텐츠가 지나치게 많이 나간 건 아닌지를 꼼꼼히 따지게 되는데요.      


이렇게 심사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이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제품들은 소개될 기회를 얻지 못하게 됩니다. 평소 자신의 채널을 키우는 데 노력하지 않았던 기업이라면 인플루언서를 통한 마케팅 기회를 잡지 못했을 때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습니다.


온라인에서 내 상품을 알릴만한 마땅한 통로가 없기 때문이죠.      


평소 내 상품을 소개하는 콘텐츠를 제작하고 이 콘텐츠를 퍼뜨릴 수 있는 채널을 구축하는 데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았다가 상품 출시를 얼마 남겨놓지 않고서야 부랴부랴 온라인 마케팅 방안을 고민한다면 이 같은 상황을 마주치게 되죠.      


책을 쓰기 위해 <아웃스탠딩>에 기고한 글들


내 상품을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알릴 수 없다


한 가지 더 말씀드릴 게 있는데요. 여러 노력 끝에 간신히 거물급 인플루언서를 섭외한다고 해도 내가 기대했던 것만큼의 마케팅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는 확신할 수 없습니다.     


거물급 인플루언서일수록 제품을 소개할 때 광고주의 조언을 따르지 않고 자신의 방식대로 상품을 소개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죠.      


내가 강조하고 싶은 이 제품만의 차별점과 특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인플루언서가 그 부분을 특별히 강조할 생각이 없다면 그 특성은 이야기되지 않고 지나갈 수도 있습니다.      


물론 상품만의 특성을 콕 집어 이를 자연스럽게 소개하는 데 도가 튼 인플루언서들이고 그렇기 때문에 그만큼의 영향력도 갖게 된 거겠지만 그들의 판단이 항상 옳다고는 할 수 없죠.      


<내게 유리한 판을 만들라>를 쓰기 위해 읽었던 전략 서적들


내게는 몇 달, 혹은 몇 년에 걸쳐 큰돈을 투자해 만든 상품이고, 이 제품의 성공 여부에 따라 회사의 운명이 왔다 갔다 할 수도 있는 제품이지만 인플루언서에게는 그저 돈을 받고 소개해주는 여러 상품 중의 하나입니다.       


내가 신경 쓰는 것만큼 인플루언서도 내 제품에 대해서 오랜 시간 진지하게 고민해줄 거라고 생각할 수 있는 근거는 사실 없죠. 이게 당연한 현실이죠.     


책을 예로 들면 나는 내가 쓴 이 책이 다른 책들과 가장 차별되는 점은 이 부분이고, 여기를 강조해야 사람들의 흥미를 끌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인플루언서가 소개할 때는 그 부분은 건너뛰면서 다른 책들과 별다를 거 없는 평범한 책처럼 소개될 수도 있죠.      


그저 책의 줄거리를 요약하는 수준에 그칠 수도 있고요. 실제로 유명 도서 분야 인플루언서들의 경우 책을 소개할 때 어떤 내용을 어떻게 소개할지에 대해서는 출판사의 간섭을 받지 않는 조건으로 계약을 맺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워낙에 책을 소개해달라는 출판사들이 많으니까요. 이 조건이 싫다고 하면 다른 출판사들을 찾으면 되니 인플루언서들도 크게 아쉬울 건 없습니다.      


유튜브 편집 장면


애초에 남한테 일을 맡기면서 그 사람이 나만큼 내 일에 신경써주기를 바랄 수는 없는 일이죠. 나한테는 정말 소중하고 회사의 운명이 걸린 제품이지만 인플루언서에게는 그냥 스쳐 지나가는 여러 일거리들 중에 하나일 뿐이죠. 이게 사실입니다.     


마키아벨리가 용병을 믿을 수 없다고 말했던 건 용병들이 악당 들이라서가 아닙니다. 그가 그렇게 지적했던 건 돈을 받고 일하는 용병과 한 나라의 군주는 이해관계가 전혀 다르다는 걸 말하고 싶어서였죠.     


나한테 정말로 중요한 일, 국가의 생존이 걸린 일이라면 결코 남한테 의존하기만 해서는 안 된다는 뜻입니다.      

정규 상비군을 육성하는 건 오랜 시간, 막대한 비용, 큰 노력이 드는 일입니다. 평생 무기를 들어본 적도 없는 사람들을 데려다가 군복을 입힌 뒤, 어떻게 걸어야 하는지부터 가르치면서 총 쏘는 법부터 하나하나씩 훈련시켜야 하기 때문이죠.


최소한 몇 년은 이렇게 먹이고 재우고 입히면서 가르쳐야 그나마 좀 쓸 만한 군인으로 만들 수 있죠.     


그에 비해 용병을 고용하는 일은 간편하고도 효율적인 일입니다. 돈만 주면 전투 경험이 풍부한 프로페셔널 군인들을 바로 데려다가 쓸 수 있으니까요.     


팟캐스트 <홍선표 기자의 써먹는 경제경영>

힘들고 시간이 걸려도 자체 채널을 꼭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규군을 육성해야 하는 이유, 외세에 흔들리지 않는 강력한 국가를 만들고 싶다면 막대한 비용과 시간, 노력을 들여서라도 정규군을 길러내야 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내가 만든 정규군은 내가 원할 때, 내가 원하는 장소에서,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내가 원하는 적들과 맞서 싸우게 할 수 있기 때문이죠.     


지금부터는 제가 어떻게 정규군을 키워내고 이들을 활용해서 전투에서 승리를 거둘 수 있었는지에 대해서 한번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저는 지난해에는 <홍선표 기자의 써먹는 경제상식>을, 올해는 <내게 유리한 판을 만들라>라는 책을 출간했는데요. 두 권을 합해서 약 2만 권에 가까운 책을 팔 수 있었습니다.      


베스트셀러라고 할 만큼의 성과는 아니지만 그래도 꽤나 괜찮은 성적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첫 책과 두 번째 책을 낸 두 출판사 모두 돈이 많은 대형 출판사는 아니었습니다. 애초에 출판 계약을 맺을 때부터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었고요.     



그렇기 때문에 저는 책의 원고를 쓰면서부터 나중이 책이 나왔을 때 이 책을 팔 수 있는 마케팅 방법에 대해서 고민했고 나름대로 전략을 만들어 실천했는데요. 마키아벨리식으로 말하면 저만의 정규군을 키워나갔죠.     


우선은 책을 쓸 때마다 모든 원고를 브런치·블로그, IT·스타트업 전문 매체인 <아웃스탠딩>을 통해 공개했습니다. 어떤 내용으로 책을 채울지 생각해 목차를 정한 뒤 한 챕터씩 그 내용을 써서 브런치·블로그에 올리고 <아웃스탠딩>에 기고했습니다.     


이렇게 글을 올린 뒤에는 그 글을 페이스북을 통해서 공유시켰죠. 이런 식으로 제 브런치·블로그로 사람들을 끌어들이기 시작했죠.     


더 나아가서는 이렇게 쓴 글의 내용을 바탕으로 유튜브 <홍선표의 고급지식>과 팟캐스트 <홍선표 기자의 써먹는 경제상식>을 만들었습니다.      


블로그 글을 원고로 삼아 한 편씩 방송을 만들어나갔죠. 이렇게 만든 방송 역시 페이스북을 통해 사람들에게 널리 알렸고요.     


필자가 운영하는 브런치 <홍선표 기자의 써먹는 경제경영>


콘텐츠 창작이 바로 마케팅이 되는 구조를 만들라


그다음에는 <홍자병법>이란 뉴스레터를 만들어서 일주일에 한 번씩 구독자님들에게 보내드렸습니다. 블로그에 쓴 글이나 <아웃스탠딩>에 기고한 내용을 요약해 뉴스레터에 실은 뒤 ‘본문 읽기’ 버튼을 클릭하면 블로그나 <아웃스탠딩> 웹페이지에 들어가서 전체 글을 읽으실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죠.     


이렇게 책이 나오기 전에 먼저 그 내용을 블로그, 유튜브, 팟캐스트, 뉴스레터를 통해 사람들에게 무료로 공개했고요. 사람들이 어떤 글을 가장 많이 읽었고, 어떤 글이 가장 많이 공유됐는지를 살폈습니다. 각 콘텐츠마다 사람들이 남긴 댓글은 어땠는지 그 반응도 확인했고요.      


이렇게 살펴본 내용을 바탕으로 책에는 어떤 글들을 뽑아서, 어떤 순서로 실을지 결정하는 데 참고했죠.     


이처럼 책 한 권마다 미리 1년 정도씩 여러 채널을 통해 그 안에 담길 콘텐츠를 소개해 나겠는데요. 이런 과정을 통해서 제가 운영하는 채널들을 조금씩 키워나갈 수 있었습니다.     


그 결과 2020년 5월 기준 유튜브는 1만 300명, 팟캐스트는 6000명, 블로그는 1500명, 뉴스레터는 600명가량의 구독자를 모을 수 있게 됐습니다.      



콘텐츠를 만들어 올리는 과정이 동시에 자체 채널을 키워나가는 과정이 될 수 있도록 했던 것이죠. 덕분에 책이라는 돈을 받고 판매하는 진짜 상품이 나왔을 때는 이미 사람들에게 이 책을 알릴 수 있는 마케팅 채널이 마련돼 있었습니다.      


덕분에 책을 알리고 판매하는 데 매우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제 채널인 만큼 제가 원하는 방식으로, 제가 원할 때마다, 제가 원하는 방식으로 책을 소개할 수 있었으니까요.      


책이 나온 뒤에는 유튜브, 블로그, 팟캐스트, 뉴스레터를 통해서 ‘이 책이 왜 좋은 책인지에 대해서’ 소개할 수 있었고요. 기존에 나갔던 블로그 글에도 책 사진, 소개 배너와 함께 구매 링크를 넣어놓을 수 있었습니다.      


유튜브 방송을 만들 때는 제 책을 뒤에 세워놓은 채 방송을 촬영했고요. 뉴스레터 하단에도 클릭하면 인터넷 서점으로 연결되는 배너를 넣어뒀죠.


이렇게 하는 데 아무런 비용도 들지 않았죠. 당연하죠. 제 채널들이니까요. 그저 저만 조금 더 부지런히 콘텐츠를 만들면 됐었죠.     


뉴스레터 <홍자병법>에 책 홍보 배너를 넣은 사례


핵심 타겟 집단에게 마음껏 마케팅을 펼칠 수 있다. 무료로


만약에 제가 이런 채널들을 갖고 있지 못했다면 이렇게 마음껏 제 책에 대해서 알리지 못했을 거고요. 한번 책을 소개하려 했을 때마다 얼마가 됐든 마케팅 비용을 지불했어야 했겠죠. 비용 부담 때문에 이만큼 마케팅을 할 수는 없었을 거고 지금처럼 책을 팔 수도 없었을 겁니다.       


자체 채널을 키워야 하는 이유는 단지 온라인에서 공짜로 마케팅을 펼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만은 아닌데요.      


자체 채널을 키우는 과정 자체가 나중에 내 상품이 나왔을 때 이를 구매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타깃 고객 집단을 모으는 일이 되기 때문입니다.     


마케팅 채널을 선택할 때 가장 중용한 건 그 채널의 구독자 중에서 내 상품을 구매할 가능성이 높은 타깃 집단이 얼마나 많이 들어있느냐는 겁니다.      


아무리 구독자가 100만 명이 넘는다고 해도 그 안에 내 상품을 사줄만한 사람이 별로 없다면 마케팅 채널로서의 가치가 없죠.     



예를 들어 구독자가 50만에 달하는 유튜브 방송이라고 하더라도 그 방송이 정치문제에 대해 다루는 주로 50대 이상 중장년 남성들이 시청하는 채널이라고 하면 거기서 <곰돌이 푸, 행복한 일은 매일 있어>와 같은 동화 에세이나 <죽고싶지만 떡볶이는 먹고싶어> 같은 감성적인 에세이를 소개하는 건 별로 현명한 선택이 아닙니다.

     

구독자가 1만 명밖에 안 된다고 하더라도 주로 25~35세 사이 여성들이 구독하는 북튜버 채널을 통해 소개하는 게 더 큰 판매 효과를 기대할 수 있죠.     


자체 채널을 키움으로써 얻을 수 있는 효과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자체 채널에 올라가는 콘텐츠는 기본적으로 내가 내놓으려 하는 상품과 관련된 내용들인데요.      


그렇기 때문에 이 채널을 구독하는 구독자들은 대부분 애초부터 내가 만드는 상품에 관심이 높고, 이 같은 상품이 나왔을 때 돈을 내고 구매할 가능성이 높은 분들입니다. 아주 순도 높은 타깃 고객 집단이라고 할 수 있죠.     


주로 경제 상식, 경영 전략, 리더십, 콘텐츠 전략 등에 대해 다루는 제 유튜브와 브런치, 팟캐스트, 뉴스레터를 구독하시는 분들이라면 애초에 이 주제들에 대해 관심이 높으신 분들일 수밖에 없죠.      



나중에 이에 대한 내용을 다룬 제 책이 나왔을 때 이 책을 사주실 가능성이 다른 분들보다 몇 배는 높고요.     

이처럼 자체 채널을 잘 만들어놓는다면 내가 판매하는 상품을 구매할 가능성이 높은 타깃 고객 집단을 한 자리에 미리 모아놓을 수 있게 됩니다.


이들에게 접근하는 데 아무런 비용도 들지 않고요.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타깃 집단을 대상으로 고효율의 마케팅을 펼칠 수 있죠.      


큰돈을 들여서 내 상품을 살지 말지 불확실한 불특정 다수에게 광고를 내보내는 게 아니라 마케팅비 걱정 없이 내 상품을 구매할 가능성이 높은 타깃 집단에 상품을 알릴 수 있게 되는 것이죠.   


비록 구독자 수는 수십만, 수백만에 달하는 구독자를 달하는 유명 인플루언서들에게 미치지 못하더라도 대신 자체 채널을 구독하는 구독자들은 애초에 내가 판매하는 상품에 대한 관심에 높은 집단인 만큼 콘텐츠를 올렸을 때 구매로 연결될 확률이 더 높을 수밖에 없죠.     


애초에 나와 내 브랜드, 내가 만드는 콘텐츠를 신뢰해 내 채널을 구독하기 때문에 상품에 대해 입소문을 내줄 가능성도 더 높다고 할 수 있죠.      



이번 글에서는 저의 경험을 바탕으로 <군주론>에서 배울 수 있는 성공적인 콘텐츠 마케팅의 비밀에 대해서 알아봤는데요.      


그 핵심은 ‘나라를 지키는 일을 용병에게만 의존할 수는 없다. 강한 나라를 만들고 싶다면 먼저 강한 정규군을 키워라’입니다. 특히나 항상 마케팅 비용이 부족할 수밖에 없는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이라면 자체 채널을 꼭 키워야 한다고 말씀드렸는데요.     


한 가지 말씀드릴 건 제가 오늘 말씀드린 내용이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마케팅을 절대 하지 말라는 건 아니라는 겁니다. 인플루언서 마케팅만큼 단기간에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수단은 없죠.      


다만 인플루언서를 통해 상품을 알리더라도 나 스스로 자체 채널을 키우려는 노력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는 걸 강조하고 싶은데요.      



자체 채널을 잘 키워놨다면 여러 이유로 인플루언서 마케팅이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더라도 온라인에서 내 상품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봉쇄당하는 일은 막을 수 있고요.      


또 내 상품을 구매할 가능성이 높은 핵심 타깃 집단을 대상으로 내가 알리고 싶은 대로 마케팅을 펼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특히나 저처럼 콘텐츠 상품을 판매하는 개인 크리에이터나 콘텐츠 기업이라면 콘텐츠를 만들어나가는 동시에 자체 채널을 키워 영향력을 높이고, 타깃 고객 집단에게 콘텐츠 상품을 사전 마케팅하는 일석삼조의 방법이 있다는 사실을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오늘 말씀드린 내용이 독자님들께 도움이 되기를 바라면서 오늘 글은 여기서 이만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홍선표 한국경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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