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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선표 Oct 13. 2018

북유럽 경제가 어떻게 성장했냐는 질문에 대한 답

노르웨이는 석유를 팔아서 번 돈을 어떻게 사용하고 있을까요?

안녕하세요. 한국경제신문 홍선표 기자입니다. 제가 평소에 팟캐스트 '홍선표 기자의 써먹는 경제경영'을 운영하면서 방송을 통해 경제, 경영 혹은 다른 분야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으면 메일로 질문해달라고 말씀드렸더니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질문을 해주고 계십니다. '경제 상식을 쌓으려면 어떻게 해야하나?', '자기소개서를 잘 쓰는 방법은?' 같은 질문들도 많고 그 외에도 구체적인 경제 문제에 대한 질문도 많은 편이네요.


오늘은 경제를 공부하는 대학생 분이 보내신 질문과 그에 대한 저의 답변 이메일을 공유합니다. 대학생 독자님이 보내주신 질문의 요지는 '복지국가로 이름 높은 북유럽 국가들은 어떻게 경제를 성장시켰느냐?'는 질문인데요. 다른 분들도 많이들 궁금하실 내용인거 같아 질문과 답변 내용을 공유합니다. 앞으로도 제가 받은 메일 중에서 개인적인 질문 내용이 아니고 이처럼 경제 분야에 관련된 내용이면서 또 다른 분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내용이면 이렇게 공유하는 글을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팟캐스트로 나가는 '써먹는 경제경영' 원고 같은 경우에는 한 편을 작성하는 데 거의 7~8시간은 걸리는 것 같습니다. 제가 경제학자도 아니고 모든 경제 이슈에 대한 답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니어서 일단 주제를 정한 다음에 이와 관련된 기사, 보고서, 논문 등을 찾아서 읽으면서 이해하는 데도 시간이 꽤 걸리고 이를 또 독자분들이 이해하기 쉽게 정리하는 데도 시간이 꽤 걸려서요. 이에 비해서 메일에 대한 답번은 그처럼 오랜 시간은 들이지는 않습니다. 그랬다가는 저도 다른 일을 할 수는 없으니까요. 하지만 충분히 답이 될 수 있게 이런저런 자료들을 찾아서 훑어보는 과정은 거치고 있는데요. 평소 원고에 비해 다소 부족한 부분이 있더라도 너그러이 이해 부탁드립니다.



질문 :


안녕하세요 홍선표 기자님.

오디오클립으로 기자님의 방송을 챙겨 듣는 대학생입니다. 경제 질문을 메일로 받는다고 하셔서 용기내어 이렇게 메일을 보내게 되었습니다.이번 9월 20일에 올리신 방송을 듣다가 OECD 35개 국가 중에 우리나라가 조세부담률이 33번째고 상위를 차지하는 국가에 북유럽 국가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신문기사에서도 한국의 복지 수준을 논점으로 할 때 항상 북유럽 국가(노르웨이,덴마크,스웨덴...)를 예시 기준으로 드는 걸 자주 봤습니다.


영국과 프랑스 같이 제국주의 시대에 식민지를 개척한 국가들은 식민지를 착취한 결과로 거대한 자본을 형성하고 발전할 수 있었다고 배웠는데 북유럽권 국가들도 이렇게 식민지 시장을 개척하고 자본을 모아 발전된 사회 복지 제도를 가지게 되었나요? 조세부담율이 높은데도 어떻게 경제가 다른 국가보다 성장할 수 있고 질 높은 복지 제도를 구축할 수 있는 건가요? 


경제 입문자로서 기자님의 방송을 듣고 많은 것을 배우고 있습니다. 항상 감사해요!      


      

답변 :


000님 안녕하세요. 한국경제신문 홍선표 기자입니다. 평소 제 방송을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대학생 시절부터 경제 문제에 관심을 갖고 계시니 좋아 보이네요. 000님이 보내주신 질문을 보고 저도 관련 자료를 좀 찾아봤습니다. '북유럽 국가의 경제 성장 원동력'은 저도 평소 궁금했던 주제라서요. 제가 모든 경제 문제에 대해서 지식을 갖고 있는 건 아니라서 제가 아는 건 아는 한도에서 말씀드리고 나머지는 제가 찾은 자료들을 보내드리겠습니다. 


우선 북유럽 국가 중에서 노르웨이의 경우에는 조금 특별한 부분이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모르시지만 노르웨이는 1969년 12월 23일에 북해에서 유전이 확인되면서 산유국 대열에 오르게됐습니다. 그 전까지 노르웨이 경제는 그다지 발달한 편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석유가 나오게 됐다고 해서 모든 나라가 꾸준히 경제를 성장시키고 국민들에게 윤택한 복지 혜택을 제공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단적인 예로 최근 엄청난 하이퍼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는 베네수엘라를 보면 자원이 많다고 해서 나라가 꼭 잘 살 게 되는 건 아니죠. 



중요한 건 자원을 어떻게 활용하고 자원을 판매해서 얻은 수익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인데요.


노르웨이인들은 현명하게도 새롭게 발견된 유전에서 나온 수익을 지금 세대가 몽땅 나눠먹는 게 아니라

앞으로 태어날 미래세대를 위해서 사용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쉽게 설명드리면 유전에서 나온 석유를 판매해 얻은 수익으로 기금을 조성해서 그 돈을 갖고 전 세계 곳곳에 투자해서 수익을 거두고 이 돈으로 복지와 연금에 들어가는 돈을 마련하는 방식이죠. 이렇게 만들어진 노르웨이 국부펀드(정식명칙은 노르웨이정부연금펀드 GPFG) 는 미국, 일본의 국부펀드에 이어 세계 3위권의 자금력을 갖춘 기금입니다. 이와 관련해서는 아래 기사 링크를 참조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세계의 창] 노르웨이식 로또 당첨 관리법)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88&aid=0000523425 



많은 사람들이 북유럽 국가들이 원래부터 잘 살던 나라라고 생각하는 데 사실 그렇지 않습니다.

북유럽 국가들은 오랫동안 외세의 침략에 시달리며 제대로 경제를 발전시키지 못했던 나라였습니다.

스칸디나비아 반도에 있던 스웨던과 핀란드는 항상 러시아의 침략에 시달렸었고요. 사회적으로도 혼란이 많은 국가들이었습니다. 스웨덴의 경우 20세기 초중반에 노사 갈등이 매우 극심했던 나라였고요.


스웨덴의 경우 이 같은 혼란을 막기 위해 노동계, 기업계, 정부가 모두 모여 대타협을 이룬 게 경제성장의 기틀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저도 구체적으로 이들 국가가 어떤 경제 성장 전략을 써왔는지는 잘 몰라서 우선은 여기까지만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이들 북유럽 국가 역시 사회 복지 제도를 두고 많은 문제를 겪어왔고 지금도 겪고있습니다. 파일로 첨부해드린 삼성경제연구소의 보고서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이들 국가에서는 이미 1970년대부터 연금을 둘러싼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저출산 고령화로 인해 기존과 같은 수준의 연금을 주는 게 힘들어졌고 이에 따라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 당시부터 꾸준한 개혁을 추진해왔습니다.  



국민연금 문제에 대해 다룬 제 방송을 들어보시면 아시겠지만 사실 연금 제도를 개혁한다는 것은 매우 힘든 일입니다. 연금을 받기로 돼있던 국민들이 자신의 연금이 줄어든다고 하면 다 같이 들고일어날 수밖에 없고

이같은 강한 반발을 뚫고서 개혁을 이루기란 쉬운 일이 아니죠. 하지만 북유럽 국가들은 1970년대부터 이같은

연금 개혁을 꾸준히 추진해서 일정 정도의 성과를 거뒀다고 합니다. 삼성경제연구소의 보고서를 보시면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거 같고요. 


그리고 한 가지 더 말씀드리면 북유럽식 경제성장 모델, 복지모델도 완벽한 답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들 국가의 인구는 1000만 명 미만인데 이들 국가에서 적용해서 성공했다고 이를 인구가 다섯배 많은 한국에 적용하기는 힘든 부분도 있을 거고요. 


그리고 이들 국가에서도 현재 복지 모델 등을 둘러싸고 많은 갈등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사회민주주의 정당들이 정권을 잡았던 과거와는 달리 최근엔 이들 국가에서는 우파, 극우 정당들이 힘을 얻고 있는데요. 이 역시 경제 성장, 복지, 이민자 문제 등을 둘러싸고 과거의 방식으로는 문제를 제대로 해결할 수 없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관련해서도 몇 가지 기사를 첨부합니다.



민경국 교수님의 칼럼이 000님의 질문에 가장 가까운 답이 될 수 있겠네요.  


[다산칼럼] 북유럽 경제의 경험이 주는 교훈 (민경국)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1&oid=015&aid=0003506825 


북유럽, 덜 주고 더 받고 늦추고…과잉복지에 과감한 '메스'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1&oid=015&aid=0002267336 


'복지 천국' 스웨덴… "복지 줄이자" 우파정당 돌풍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4&oid=015&aid=0004000765 


그리고 이 링크는 카이스트 이병태 경영학과 교수 등이 운영하는 경제지식 네트워크에서 검색한 결과인데요.

이 링크로 들어가시면 북유럽 경제와 관련된 내용도 확인해보실 수 있습니다.  

http://fen.or.kr/?s=%EB%B6%81%EC%9C%A0%EB%9F%BD&paged=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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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생각나는대로 정리해봤는데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이 문제 외에도 다른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언제든 편하게 연락주시고요. 주변 친구 분들이나 활동하고 계시는 커뮤니티 등에도 '써먹는 경제경영'에 대해 많이 소개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홍선표 한국경제신문 기자

rickeg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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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글처럼 경제 상식과 이슈에 대해 쉽고 또 쉽게 설명하는 저의 책 ‘홍선표 기자의 써먹는 경제상식’이 출간됐습니다. 경제를 이해하는 데 꼭 필요한 31가지 주제만 다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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