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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부자농부들
by 홍선표 Jul 11. 2017

매년 20톤 사과 재고, 과수원집 아들의 해결방법 3

파주 DMZ 317, 민통선 안에서 사과 키워 주스 가게 차린 서른 살.

이동훈 대표는 주스에 들어가는 사과를 민통선 안에 있는 부모님의 과수원에서 갖고 온다. 그만큼 원가를 절감하고 주스의 품질을 높일 수 있다. @홍선표

북한과 가까운 파주, 연천 등 접경지역에는 민간인의 자유로운 통행이 제한되는 민간인 통제구역이 있다. 이 지역에 들어가기 위해선 신분증을 제시하는 검문 절차를 거쳐야 한다. 마음대로 통행하기 힘든 민통선 안에 서 관광프로그램을 도입하는 건 힘들다. 그런데 대학을 갓 졸업한 30살 청년이 하고 있다. 부모님이 운영하는 사과 과수원에 체험 프로그램을 접목했다. 가족 단위 체험객들을 대상으로 사과 수확과 사과를 이용한 요리 실습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기업과 기업의 단체 워크숍 장소로도 탈바꿈시켰다. 민통선 안 과수원에서 생산한 사과는 직접 차린 과일주스 전문점에서 대부분 사용한다.


이동훈 디엠지플러스 대표(30)의 이야기다. 민통선 안 사과 과수원을 체험농장으로 바꾸고, 과일주스 전문점을 차려 과수원에서 생산하는 사과의 판로를 스스로 창조한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체험농장 설립과 생산한 농산물의 판로 확대를 고민하는 농민들에겐 도움이 될만하다.


성균관대 법학과를 졸업한 그가 파주 군내면에 있는 과수원을 체험농장으로 바꾸고, 과일주스 전문점을 운영하게 된 계기 등 이 대표 개인과 관련된 보다 더 자세한 이야기는 네이버FARM에 실렸던 기사를 참조하길 바란다. 브런치 포스팅은 경영학적 관점에서 성공 비결을 분석하는데 초점을 맞춘다.


http://blog.naver.com/nong-up/220970688733


1. 판로가 없으면 직접 판로를 창조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실천하라.

                                                                                     

이 대표는 창업을 결심한 계기에 대해 "2000그루가 넘는 사과나무에서 수확한 사과를 팔 수 있는 마땅한 판매처를 찾지 못해 몇 년간 가족들과 함께 고민했다"며 "직접 과일주스를 만들어 팔면 사과도 안정적으로 납품할 수 있다는 생각에 창업을 결심했다"라고 설명한다.


2000년대 중반 파주로 귀농한 부모님은 매년 2000그루의 사과나무에서 사과를 수확했지만 마땅한 판매처를 찾지 못해 고민했다. 특히 파주 사과는 브랜드 인지도가 약해 사과 주산지에서 나온 사과보다 값을 더 받기도 힘들었다.


대학생 때부터 창업에 관심이 많았던 이 대표는 부모님을 도와드릴 방법을 고민하다 직접 과일 주스 전문점을 차리자는 결론을 내렸다. 산지에서 직접 사과를 가져오니 원가 부담도 낮출 수 있고, 다른 곳보다 훨씬 진한 맛의 사과주스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해서다. 400㎖가 좀 안 되는 사과주스 한 잔을 만들 때 사용하는 사과는 두 개 반이다. 물과 설탕, 시럽을 넣지 않고 사과만 갈아서 만든다. 키위나 딸기, 레몬주스도 사과를 갈아서 음료 베이스를 만들기 때문에 이 대표가 운영하는 '파머스 애플' 주스엔 물과 설탕이 들어가지 않는다. 그만큼 맛이 좋아 고객들에게 입소문이 났다.                       

이동훈 대표 @홍선표

2015년에 경기 고양시에 있는 쇼핑몰 한 곳에 2평 남짓한 작은 가게를 냈다. 목이 별로 좋지 않아서 매출은 적었지만, 손님들의 평가는 좋았다. 손님들이 블로그에 칭찬하는 글을 많이 올렸는데 그런 글을 보고 유통회사에서 연락이 와서 지난해 4월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있는 현대 프리미엄 아웃렛 식품관에 입점할 수 있었다.     

                                                                                     

이 대표는 과일주스 가게를 열면서 아버지의 귀농 이후 10년 가까이 고민이었던 사과 판로 문제가 해결됐다고 설명한다. 과수원에서 수확한 사과의 60~70%가량을 과일주스 가게에서 안정적으로 소비하기 때문이다. 주변 과수원에서도 상당량의 사과를 사들이기 때문에 동네 이웃들에게도 도움이 되고 있다고 한다. 그가 과일주스 가게를 통해 얻는 연 매출만 2억 5000만 원 수준이다.  

                                                                                                                            

민통선 안 과수원에서 운영하는 체험농장 프로그램 @이동훈 제공


2. DMZ 인근 민통선에 있다는 약점을

'청정 무공해 지역'이라는 장점으로 바꿨다.


이 대표는 대학생 때부터 부모님의 과수원을 관광과 연계된 체험농장으로 바꾸는 방법을 고민했다. 대학생 때 처음 사과 수확 체험 행사를 열자고 아버지께 아이디어를 말씀드렸고 실제로 체험객을 모아 직접 안내했다.

그는 민통선으로 묶여 수 십 년 동안 개발이 안 돼 자연 생태계가 그대로 남아있는 특성을 활용하면 좋은 관광상품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다. DMZ 안에 있는 농장에 체험객들을 끌어들였던 경험을 수확 체험, 요리교실, 안보관광을 연계한 관광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대학 졸업 후 농업회사법인을 세워 농업에 뛰어들었다.                   

                                                                                    

많은 사람들이 DMZ라고 하면 휴전선과 군인들만을 떠올릴 때 '대한민국에 DMZ만 한 무공해 청정지역이 없다'는 역발상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DMZ 인근 민통선 안에 있는 사과 과수원의 위치를 마케팅 포인트로 잡아 '재미있는 비무장지대(DMZ)'라는 콘셉트를 바탕으로 홍보와 체험객 유치에 나선다. 농장 한편에 컨테이너를 한 동 들여놓은 뒤 '베짱이 학교'라는 이름으로 요리 체험 교실을 열었습니다. DMZ 안에서 생산한 농산물로 아빠들이 바비큐 등을 만들며 '요리 경연대회'를 여는 동안 엄마와 아이들은 족욕을 즐기거나 사과를 직접 수확해보는 프로그램이었다.    

                                                                                                                                                                            민통선 안에 있는 이색적인 힐링 공간이란 점을 내세워 가족 단위 체험객뿐 아니라 기업 워크숍 행사도 유치해 나간다 사업 첫해이던 2014년 과수원을 찾은 방문객은 1500여 명. 2015년에는 방문객이 2000명까지 늘어났다.                  

이동훈 대표 @홍선표


3. 계획만 하지 말아라. 실행해라.  

    

민통선 안에 있는 과수원을 수확 체험, 요리 경연, 힐링 프로그램 등이 한데 어우러진 관광지로 만들겠단 그의 계획은 이미 대학생 때부터 세워져 있었다. 그는 대학생이던 2014년 친구들과 함께 팀을 꾸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는 '창조관광사업 공모전'에 참여했다. 새로운 관광사업 아이디어를 발견하는 대회였다. 그는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파주 민통선 지역에 거주하면서 경험한 내용들을 바탕으로 한 계획이었기에 심사위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다.


여기서 중요한 건 그가 아이디어를 내고 계획을 짜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실제로 실행에 옮겼다는 점이다. 일 년에 정부와 공공기관, 기업이 공모하는 사업 아이디어 대회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수많은 사람들이 대회에 참가하고 이중에서도 좋은 아이디어들이 뽑혀 상을  받는다.


그런데 상을 받은 아이디어 중 진짜로 사업으로 옮겨지는 아이디어의 비중은 얼마나 될까? 정부와 기업이 많은 돈을 쏟아부어 공모전을 열지만 많은 수의 참가자들이 상금을 받는 걸 목적으로 할 뿐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사업에 나서는 경우는 흔치 않다. 이 대표가 차별되는 건 생각에만 머물지 않고 실천으로 옮겼다는 것. 그게 이 대표의 가장 큰 장점이다.                                             


이동훈 대표 @홍선표

                                                                            


홍선표 한국경제신문 기자

rick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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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gazine 한국의 부자농부들
한국경제신문 홍선표 기자입니다. 한경과 네이버가 함께 만든 네이버 FARM판에 올라가는 기사 작성하고 있습니다. 성공한 농부들의 노하우를 분석해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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