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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선표 Oct 29. 2018

크게 성공한 사람 대부분이 큰 행운아인 이유

돈 많이 번 엘리트 경제학자가 성공은 행운 덕분이라고 말하는 이유.

안녕하세요. 한국경제신문 홍선표 기자입니다. 오늘은 북코노미란 타이틀로 제가 평소 재밌게 읽었던 경제경영서를 소개하는 시간을 가볍게 가져보겠습니다. 평소에 이렇게 경제 팟캐스트도 만들고 블로그에도 같은 주제로 꾸준히 글을 쓰다 보니까 아무래도 경제경영서를 많이 읽게 되는 편인데요. 책들을 읽다 보면 ‘참 좋은 책이고 다른 분들도 읽으면 분명 도움이 될 만한 책인데 잘 알려지지 않아서 아쉽다’는 생각이 드는 책들이 많은 편입니다. 앞으로 북코노미란 타이틀로 이렇게 좋은 책이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책들에 대해서 알리는 시간을 마련해 보겠습니다. 


  오늘 소개할 책은 <실력과 노력으로 성공했다는 당신에게>라는 책인데요. 미국의 경제학자 로버트 H. 프랭크 코넬대 경영대학원 석좌교수가 쓴 책입니다. 저한테 이 책을 소개하는 글을단 한 줄로 작성하라고 한다면 저는 ‘돈 많이 번 엘리트 경제학자는 왜 성공은 행운 덕분이라고 이야기했을까?’라고 뽑아 보고 싶습니다. 말씀드린 것처럼 이 책의 저자 로버트 프랭크는 잘 나가는 경제학자입니다. 우선 20대 후반부터 미국의 명문대학인 코넬대에서 교수로 일하면서 연봉도 많이 받았고요. 이 책에서 자기 스스로 말하길 자기가 쓴 경제학 책들이 많이 팔리면서 인세로도 큰돈을 벌었다고 합니다. 


로버트 프랭크 코넬대 석좌교수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을 지냈던 벤 버냉키와 책도 여러 권 써냈고 그가 혼자 썼던 책도 전 세계 곳곳에 번역돼서 팔렸다고 하네요. 한마디로 말하면 그는 세계적인 경제학자인데요.


  그렇다면 이렇게 잘 나가는 경제학자가 왜 성공에는 운이 필수라고 말하는 책을 낸 걸까요? 보통 이렇게 돈을 많이 벌고 성공한 사람들이거나 주류 경제학을 가르치시는 분들은 개인의 성공은 끊임없는 노력과 도전, 실패에도 굴하지 않는 강인한 의지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비범한 재능 덕분이라고 말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말이죠. 


  우선 한 가지 말씀드릴 건 로버트 프랭크가 성공한 사람들이 100% 운 때문에 성공했다고 말하는 건 전혀 아니라는 점입니다. 오히려 성공한 사람들은 거의 대부분은 엄청나게 치열한 노력 덕분에 그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성공하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고 거기에 재능마저 뛰어난 사람들은 매우 많습니다. 하지만 어떤 분야든 최고가 돼서 부와 명예를 누리는 사람은 정말 소수인데요. 


 

 청취자분들께서 제 목소리를 듣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막 창업을 시작한 어떤 분은 허름한 사무실에 앉아서 자기 상품을 하나라도 더 팔기 위한 방법을 고민하고 있을 거고요. 베스트셀러 작가나 유명한 시나리오 작가가 되고 싶은 작가 지망생이라면 자기가 썼던 글을 지우고 다시 쓰고 또 지우면서 계속해서 글을 써나가고 있겠죠. 전 세계적으로 따져보면 이렇게 자신의 분야에서 정말 치열하게 노력을 다하는 사람들의 수는 매우 많을 텐데요. 하지만 청취자분들도 아시겠지만 이들 중에서 성공하는 사람들의 매우 적습니다. 


  이 책에서 말하는 성공과 행복의 관계를 간단하게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세상에는 성공을 위해 치열하게 노력하고 재능마저도 뛰어난 사람들이 매우 많다. 비슷한 수준의 재능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노력마저 다들 열심히 한다면 결국 그들 중에서 성공하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을 가르는 건 사소한 우연과 행운이다. 경쟁이 치열한 분야일수록 사소한 운의 차이가 매우 큰 결과의 차이를 불러올 수밖에 없다. 이게 저자인 로버트 프랭크가 생각하는 성공과 행복의 관계입니다. 성공하기 위해서 노력과 재능은 필수고 거기에 운까지 따라야 한다는 말입니다. 


(이 책은 팟캐스트 '홍선표 기자의 써먹는 경제경영'의 원고입니다. 다양한 경제 이슈에 대한 쉽고 깊이 있는 설명을 듣고 싶으시다면 아래 링크를 클릭해주세요. 네이버 오디오클립이 뽑은 top10 채널입니다.)



영화 <대부>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알 파치노

  

  우선 이 책에 나와 있는 예를 잠깐 살펴보겠습니다. 예를 들어서 20세기 최고의 배우로 불리는 알 파치노가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건 영화 <대부>에 출연하면서부터였는데요. 이때만 해도 무명 배우였던 알 파치노는 원래 이 같은 대작 영화에 주인공으로 캐스팅될 수는 절대 없는 처지였습니다. 원래는 다른 유명 배우가 알 파치노의 배역을 맡을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영화감독은 진짜 시칠리아 사람처럼 보이는 얼굴이 알려지지 않은 배우를 원했고 그가 영화사와 엄청난 논쟁을 벌인 끝에야 알 파치노가 겨우 배역을 맡을 수 있게 됐습니다. 


  시한부 암 선고를 받은 고등학교 화학 선생님이 마약왕이 되는 과정을 그린 <브레이킹 배드>도 청취자 분들이 많이 보신 미드인데요. 여기서 주인공을 맡은 브라이언 크랜스턴은 이 드라마가 다섯 시즌 방영되는 동안 미국 에미상을 네 번이나 받았습니다. 5년 중 단 한 번만 빼고는 미국 최고의 드라마 배우로 뽑혔다는 말입니다. 하지만 그는 이 드라마에 출연하기 전에는 그저 그런 중년 조연배우에 불과했습니다. 원래 제작사에서 주인공으로 생각했던 배우들이 다들 출연하지 않겠다고 하면서 간신히 그가 주인공 자리를 맡을 수 있었던 겁니다. 


  만약에 알 파치노와 브라이언 크랜스턴에게 <대부>와 <브레이킹 배드>의 주연을 맡을 수 있는 생각지도 못했던 행운이 찾아오지 않았다면 그들이 아무리 연기력이 좋다고 해도 지금처럼 성공할 수 있었을까요?

 

인기리에 방영된 미국 드라마 <브레이킹 배드>


  성공하기 위해선 노력과 재능은 물론 행운까지 뒤따라야 한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말일 수도 있는데요. 그렇다면 이른바 세계적인 경제학자가 겨우 이 정도를 이야기하려고 책을 펴낸 걸까요? 그렇다면 너무 허무하겠죠. 로버트 프랭크가 이야기하는 성공은 성공한 창업자나 유명한 배우나 가수, 스포츠 스타 같은 대다수 일반인들의 삶과 멀리 떨어진 소수에게만 해당되는 말이 아닙니다. 평범한 대부분의 사람들의 삶과 그들이 안정적인 삶을 누리는 데 있어서도 행운이 미치는 영향은 매우 중요하다는 게 그의 설명입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이 책에서 말하는 행운은 갑자기 로또 복권에 당첨되는 것과 같은 갑작스러운 사건을 뜻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독자들의 흥미를 끌기 위해서 빌 게이츠나 알 파치노 같은 유명 인사들의 재밌는 사례도 많이 들어가 있지만 이 책의 저자 로버트 프랭크가 진짜 말하고 싶었던 행운은 바로 모두가 안정된 환경에서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는 사회 환경을 말합니다.


  한 사람의 인생 전체에 어린 시절의 경험이 미치는 영향은 정말 큰데요. 그렇기 때문에 어린아이들이 가난과 굶주림, 폭력에 시달리지 않고 보호자의 따뜻한 보호를 받으려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건 매우 중요합니다. 그리고 그 아이가 또 자신의 적성과 재능을 충분히 깨달을 수 있는 교육 환경을 마련해주는 것도 매우 중요하고요.


실력과 노력으로 성공했다는 당신에게

  

로버트 프랭크가 말하는 행운이란 사람들이 일상에서 이 같은 사회적 인프라를 충분히 누릴 수 있는 환경을 말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머리가 좋고 열심히 노력하며 사는 사람이라도 자신이 태어난 환경을 100% 뛰어넘을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똑같은 사람을 복제해서 한 명은 선진국의 중산층 가정에서 좋은 교육을 받으며 자라게 하고 다른 한 명은 내전에 시달리는 나라의 빈곤가정에서 자라게 한다고 하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요? 분명 그 둘의 인생은 전혀 다른 경로로 펼쳐질 게 분명합니다.   


  이 책의 원제는 Success and Luck, 한 마디로 성공과 운입니다. 그는 이 책에서 사회에서 경제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이 오늘날 자신을 그 자리에 있게 만든 요인들 중 중요한 한 가지가 바로 행운, 그러니까 사회가 오랜 시간 공들여 만든 사회 인프라와 교육 환경 덕분이란 걸 깨달아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같은 행운을 다른 사람들도 누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누진 소비세의 도입과 같은 개혁을 시작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세금 제도를 개편하는 방법까지 다루면 내용이 너무 딱딱해질 거 같은데요. 그의 주장이 궁금하신 분들은 직접 책을 읽어보시면 좋을 거 같습니다.


  좋은 책이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경제경영서들에 대해 소개하는 홍선표 기자의 북코노미 오늘 제가 준비한 순서는 여기까지입니다. 오늘 하루도 청취자 여러분 모두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홍선표 한국경제신문 기자

rickeyg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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