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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록키 Sep 07. 2018

002. 정육점에 가기 전에 알아야 할 것


정육점 가야 돼. 정육점.


할머니가 지팡이를 짚고 아장아장 길 위를 걸어가고 있었다. 할머니는 입으로, ‘정육점에 가야 한다.’는 말만 반복했다. 

할머니, 타세요! 무료에요!
내 말을 들은 채 만 채, 할머니는 꾸준히 앞으로 걸어갔다. 내가 인력거로 할머니를 모시려 했지만 할머니는 거들떠보지도 않고 계속 앞으로 나아갔다. 그 모습을 보곤, 길거리에 있던 사람들도 할머니에게 인력거를 타라고 권했다. 하지만 할머니는 누구의 말도 듣지 않았다. 그렇게 묵묵히 걸어가는 할머니를 어찌할 수 없었다. 사람들도 선의로 할머니를 도와드리려 하다가 결국 포기하고 각자 갈 길을 갔다. 
인력거는 타지 않더라도 ‘이 말’ 하나는 들었으면 좋았을 텐데. 큰소리로 말해도 듣지 못한 것 같았다. 


할머니가 가려던 정육점 -인력거꾼 '빠이'의 작품


할머니! 정육점은 반대편이에요. 그쪽으로 가면 아무것도 없어요.
할머니는 후진 없이 오로지 직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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