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7월 11일
아이를 보냈던 그 시간이 다가올수록 자꾸만 생각한다.
일주일 전 이 시간엔 뭘 했는데....... 하는.
아이의 사진을 시간 단위로 보았다.
지난주 금요일 12시 45분의 너.
2시 21분의 너.
3시 1분의 너...
시간이 갈수록 마음이 더 혼란스러워졌다.
알 수 없는 불안감이 밀려왔다.
생각을 떨치기 위해 발작처럼 아이가 입던 여름옷들을 패킹했다.
하지만 옷을 정리하며 또 생각들이 스쳐 간다.
이건 마지막 병원 갈 때 입었던 것.
이건 언제 입었던 것 등등......
오늘은 이상하리만치 거짓 식욕도 몰려왔다.
전날 늦게 먹고 잔 탓에 속이 더부룩했음에도 버릇처럼 식사 준비를 했다.
메뉴는 지난주 오늘과 동일했다.
제육볶음과 상추.
상추는 딱 일주일 전, 아이 입원시키고 오는 길에 샀던 것이었다.
달라진 게 있다면 그날 먹었던 밥 대신 전날 괜찮게 소화됐던 평양냉면이 자리했다는 것.
한 번 터진 식욕은 불처럼 번졌다.
아이에게 이른 저녁으로 준 수박을 다 먹고 다디단 시리얼을 마구잡이로 입에 쑤셔 넣었다.
이렇게 먹다 보니 티브이를 보며 웃기도 하고 아무 생각이 없어졌다.
하지만 그때뿐.
이내 이유 없는 불안과 자괴가 밀려왔다.
밤이 찾아오자 마음의 흔들림은 점점 강해졌다.
도망치듯 아이를 안고 침대로 향했다.
그리고 유튜브 영상을 마구잡이로 틀어 보았다.
무료한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아이와 나를 걱정하던 지인에게서 연락이 왔다.
오늘은 밤바람이 선선하니 창밖 바람을 쐬어 보라고.
기온은 29도였지만 지인의 말에 창문을 열고 아이의 유골함을 품에 안은 채 바깥공기를 집어삼켰다.
미세한 열기가 느껴지긴 했지만 기분이 좋았다.
평소 아이가 반드시 체크하던 집 앞 전봇대와 쓰레기봉투들이 눈에 보였다.
"리엘아, 전봇대랑 쓰레기봉투들은 이제 냄새 맡아줄 강아지 없어서 서운하겠다."
아니다.
서운하고 쓸쓸한 건 나다.
"우리 애기. 이렇게 창밖에 보고 냄새 맡는 거 좋아했는데 그치?
차 지나가고 오토바이 지나가고 사람 지나가면 누가 우리 집 오나 싶어 귀 쫑긋거렸는데, 그치?"
아이가 구경이라도 자주 하게 창문이나 자주 열어 줄 걸..
연신 품 안, 아이에게 말을 걸며 뽀뽀를 해주었다.
마치 아이의 숨결이 품 안에서 고롱거리는 듯했다.
그래서 슬픔에 겨워 아이에게 못 했던 말을 전했다.
"리엘아, 우리 애기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친구들도 만나고 하느라 바쁘지?
볼 거 다 보고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나면 엄마도 보러 와주라.
엄마는 애기 너무 보고 싶어. 그러니까 엄마 생각나면 잠깐씩 엄마 보러 와줘."
아이와 만난 후, 떨어져 있던 시간이라 봐야 23년도 즈음 골절 수술로 입원했던 3일이 고작이었던 우리.
이제 매일 가장 오래 떨어져 있는 시간을 갱신하고 있다.
아이는 홀연히 떠난 듯하고 나는 미안하리만큼 보통의 생활로 돌아오는 듯하다.
하지만 내일이 두렵다.
병원에서 연락 왔던 새벽 6시 30분.
1차 심정지가 왔던 7시 40분경.
DNR을 말한 8시 40분.
그리고 아이가 떠난 오전 9시.......
이 시간들은 또 얼마나 지옥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