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월 28일
내게 아이는 리엘이 하나라고 생각했다.
아이가 투병하는 동안에도 그랬고,
아이를 보낸 뒤에도 그랬다.
물론 이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하지만 순간순간 무섭고 소름 돋는 생각이 스칠 때가 있다.
반려동물학과에 재학하고 재활 테크니션을 꿈꾸면서
리엘이의 존재는 크나큰 도움이었다.
실습수업을 함께 하다 보니 핸들링과 같은 테크닉 공부에도 도움이 컸고
동물의 신체 구조를 이해하는 데에도 아이의 존재는 더없이 큰 힘이 됐다.
그래서 편입 후, 아이에 관한 자부심이 더욱 강해졌을지 모른다.
그리고 그래서 아이의 부재가 더 크게 느껴지는지도 모른다.
얼마 전, 슬개골과 같은 후지 수술 후 집에서 재활할 수 있는
홈트레이닝 운동법에 관한 발표를 했다.
발표 자료를 만들면서 다시금 아이의 부재가 내게 얼마나 큰 핸디캡인지 느꼈다.
시연 영상은 고사하고 동작 사진 하나 찍을 대상이 없어
함께 일하는 선생님의 반려견에게 부탁했다.
자주 봤던 사이라고는 하지만 호흡이 맞지 않으니
엉성한 사진 몇 장 건진 게 전부였다.
CSCC 과정을 공부하면서는 아이의 부재가 더 크고 안타깝게 느껴진다.
동작으로 할 때 근육의 움직임이나 운동으로 적용이 가능한지 등,
가장 기본적인 것들을 체크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내가 생각한 동작이 실현 가능한지 검증하려면
또 다른 누군가의 반려견에게 부탁해야 하는 현실.
사실 리엘이가 곁에 있을 때는 자격증이나 여러 훈련 성과 등을 위해
반려견을 키우는 것에 대해 강하게 회의적이었다.
반려견이 도구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굳게 믿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처지가 이렇게 되니.......
새로 아이를 입양할까?
이런 생각이 스친다.
이 얼마나 기회주의적이고 모순된 생각인가.
내 품에 들어와 지켜내지 못한 생명을 다시 만들 생각인가.
이렇게 처참한 아픔을 다시 겪을 생각인가.
나는 대체 어디까지 어리석단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