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엘이 없는 269일째 밤.

2026년 3월 30일

by 리엘맘

너와 닮은 아이를 봤다.


핑크빛을 머금고 쫑긋 세운 세모난 귀가 닮았고,

미용한 지 얼마 안 돼 짧지만 보드라운 하얀 털이 닮았고,

가느다랗지만 강단 있게 버티고 선 다리가 닮았고,

작은 얼굴에 까맣게 담긴 커다란 눈과 코가 닮은.



무엇보다 앙칼지게 짖는 큰 목소리가 너와 닮은 아이였다.




입원장 안에서 당차게 짖는 모습에 바라본 아이에게서

나는 너를 보았다.


"루루야~"


아이의 이름을 불렀다.






"리엘아..."


너의 이름을 불렀다.



네가 아니란 걸 알지만.......

그럼에도 너이길 바랐던 순간.




크나 큰 용기를 내어 아이를 꺼내 안아 보았다.

다소 낯선 무게가 품 안에 들어왔다.


너를 보낸 후에도 수십, 수백 마리의 환자를 안아봤다.

오늘만 해도 그랬다.

그런데.......




유독 생소한 무게감에 덜컥 겁이 난 건 왜였을까.



"이따 또 안아줄게."


서둘러 아이를 내려놓고 약재실로 도망갔다.




다시 돌아왔을 땐 아이는 없었다.

거짓말 같다.


나는 너를 만난 걸까?


며칠 사이, 멘털을 붙들려 너에게 매달린 내가 애달파 네가 다녀간 걸까?


그렇게 너는 또 나를 지켜준 걸까, 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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