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3월 30일
너와 닮은 아이를 봤다.
핑크빛을 머금고 쫑긋 세운 세모난 귀가 닮았고,
미용한 지 얼마 안 돼 짧지만 보드라운 하얀 털이 닮았고,
가느다랗지만 강단 있게 버티고 선 다리가 닮았고,
작은 얼굴에 까맣게 담긴 커다란 눈과 코가 닮은.
무엇보다 앙칼지게 짖는 큰 목소리가 너와 닮은 아이였다.
입원장 안에서 당차게 짖는 모습에 바라본 아이에게서
나는 너를 보았다.
"루루야~"
아이의 이름을 불렀다.
"리엘아..."
너의 이름을 불렀다.
네가 아니란 걸 알지만.......
그럼에도 너이길 바랐던 순간.
크나 큰 용기를 내어 아이를 꺼내 안아 보았다.
다소 낯선 무게가 품 안에 들어왔다.
너를 보낸 후에도 수십, 수백 마리의 환자를 안아봤다.
오늘만 해도 그랬다.
그런데.......
유독 생소한 무게감에 덜컥 겁이 난 건 왜였을까.
"이따 또 안아줄게."
서둘러 아이를 내려놓고 약재실로 도망갔다.
다시 돌아왔을 땐 아이는 없었다.
거짓말 같다.
나는 너를 만난 걸까?
며칠 사이, 멘털을 붙들려 너에게 매달린 내가 애달파 네가 다녀간 걸까?
그렇게 너는 또 나를 지켜준 걸까, 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