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정한 독자님은 잠시 퇴장하실게요

긴장감도 없고, 뒷이야기가 궁금하지 않고, 너무 디테일한 게 많아-

by 리을

접속 일자 : 26년 2월 9일 월요일

접속 시간 : PM 6:58

장소 : 상대적으로 깨끗한 남편 책상 위

상태 : 완전 날 것의 초고를 언급했다가 들은 반응에 어깨가 처짐


오늘 쓴 것 :

1. 브런치북 연재소설 공지 > 한 달간 고민 끝에 연재 플랫폼을 옮기기로 함, 독자분들께 알림.

2. 단편 소설 초고 > 드디어 승을 넘어 전으로 달림, 주인공이 변화를 일으키려 움직였다!

분량 : 1,335자 + 2,231자 > 몰입한 것에 비하면 적은 분량


오늘의 문장 : "공사? 행정? 아니야. 윤 기사가 가져온 게 얼마나 도.면. 같은지를 보는 거야."

> 실제로 비슷한 말을 한 적이 있다. 대부분의 상사들은 일보다 얼마나 일한 것처럼 보이느냐를 훨씬 더 중요하게 생각하기도 한다. 아이러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나 또한 거기에 적응해, 그런 눈을 가지게 되었다.


던져 버릴 문장 : 진짜 바쁜 날이면, 검토할 수 없을 정도의 시간이면, 넘어가기도 했다. 자신도 그랬다.

> 도면처럼 보이면 실수가 잘 안 보인다. 신경 써서 보지 않으면, 그냥 다 됐구나 하고 넘어가기 쉽다. 바빠서 시간이 없어서 그런게 아니었다. 마치 한국어를 자연스레 쓰니까, 어순이나 문법에 안 맞는 말을 하더라도 눈치채지 못하고 그냥 넘어가는 느낌이랄까? 좀 더 다른 표현이 필요함.






일요일 저녁에 카페에 갔다가, 남편에게 단편 소설 시놉시스를 말해줬다.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T중의 T인 그는 차가웠다.


"긴장감도 없고, 뒷 이야기가 궁금하지도 않고, 너무 디테일한 상황이 많아."


'네…. 어련하실까요. 냉정한 독자님께 제가 너무도 날 것을 보여드렸죠? 잠시 퇴장하실게요~' 라는 말을 꾹 참고- 일단 멋대로 더 쓰겠다고 말했다. 매번 당하면서도 떠드는 '나'라는 존재도 참 문제다.


남편은 정보의 폭이 나보다 넓다. 아마 웹소설도 나보다 많이 읽었을 테고, 아마도 유행이나 대중이 좋아하는 이야기의 흐름도 나보다 훨씬 많이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니 흥미를 유발하지 못하는 이야기 자체에 관심이 없고, 아예 쓰지 않는 게 좋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하지만 그 이런저런 방향성이-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와는 다르다.

이번에 쓰는 소설은 '월급 사실주의'라는 주제에 맞춰, 월급을 받으며 살아왔던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다.


유쾌하지도 통쾌하지도 개운하지도 않다. 어딘가 조용하고 잔잔하면서도 뭔가 찝찝하고 왠지 파괴적인 느낌이 드는 이야기를 쓰고 싶다. 그러다 보니 구체적인 상황을 떠올리며 작업하고 있다.


언제는 안 그랬나? 나는 그냥 쓰고 싶은 글을 썼다.

조금 의기소침해졌지만, 오늘도 썼다.


독자 말은 쌩깔 수 있는 배짱이 있는 망상 김작가.


-저장 완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