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상 김작가 오늘도 로그인

프롤로그..?!

by 리을

접속 일자 : 26년 2월 5일 목요일

접속 시간 : PM 9:42

장소 : 좀 정신없는 작은 방, 책상 위

상태 : 퇴근하자마자 좀 잤더니 눈은 말똥한데, 덕분에 딴짓이 고파짐.


오늘 쓴 것 : 단편 소설 초고

> 기승전결 중에 승을 달리는 중, 한 달째 승만 달리는 중...^^*

분량 : 1,309자

> 말똥한 정신에 비해 적은 분량

오늘의 문장 : ‘방관자가 될 수 없다면, 피식자일 수 밖에 없다면- 그 판을 바꿔버리면 되는 거잖아. 다시는 그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 상상만 했던 주인공의 태도가 바뀌는 순간. 드디어 글자로 드러났다.

쓰레기통에 버릴 문장 : 신입을 이잡듯이 잡으며 인쇄물에 날이 서 있는 모습, 그리고 이번 프로젝트에서 보이는 이해하기 어려운 태도까지.

> 구체적인 듯 하지만 모호한 서술이다. 계속 반복되니 지루함. 악역에게는 디테일이 필요하지 않나?

왜 나도 남 욕을 하려면, 아주 구체적인 상황을 설명하잖아?!






딱 한 번만 설명(변명)해 보는 [ 망상 김작가 오늘도 로그인 ] 을 쓰는 이유.


나는 평범한 직장인이고, 어쩌저찌하다 보니 또... 또! 소설이 쓰고 싶어졌다.

이유는 모른다. 힘들어서 다시는 도전 안 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덜 힘들었나 보다.

천재가 아니라서 초고는 엉망이고, 도무지 그대로 세상 밖으로 내놓을 수는 없다.

그냥 던져버릴 깡도 없다.


그래서 외롭게 혼자 쓰고 있다.

아무도 시키지 않았고, 당연히 돈도 안 된다.

(이게 제일 문제긴 하다.)


그러다 보니 쉽게 유혹에 흔들린다.

그냥 멍때리고 싶고, 잠이나 자고 싶고, 돈 되는 공부나 하고 싶다.

수차례 유혹에 못 이겨 휩쓸려도 봤지만, 진짜 이상하게도 글쓰기로 돌아왔다.


혼자 쓴 몇 문장은 언제나 초라해 보인다.

하지만 그조차도 없다면, 아무것도 만들어낼 수 없다.


그러다 문득, 이 외로운 작업을 '망상'으로 견뎌보면 어떨까- 하는 상상이 스쳤다.


퇴근 후 나는 원하는 장소에서 '망상 김작가'가 된다.

작가인 나는 새로 구상하고 있는 소설 초고를 써 내려간다.

물론 나는 굉장히 섬세하고 예민한 스타일이라

그날의 날씨, 온도, 습도, 기분, 장소, 바이오리듬 기타 등등의 여건에 모든 영향을 받는다.

(쉽게 말해- 핑계가 많다.)

안타깝게도 접속 시간이 몇 분에 그칠 때도 있다. 하지만 그건 뭐- 그리 따지지 않는다.

글쓰기를 마친 후에는 짧게 이곳에 흔적을 남긴다.

마치 로그아웃을 하기 전에 세이브를 하듯이- 가볍게 남기고 미련 없이 현실로 돌아간다.


별것 아닌 것 같은 이 흔적들이, 모든 걸 부정하고 싶은 날에 나를 붙잡아 줄 거라 믿는다.

더불어 치열한 현생을 살면서도 글쓰기라는 욕구를 놓지 않는 모든 이들에게 함께 하고 있다는 메시지가 되고 싶다.


설명은 끝.

다음 화부터는 가볍고, 날 것의 망상 김작가의 일화를 쓸 것임.


-저장 완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