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면의 증거
크레스티드 게코는 하루 평균 12~14시간 잠을 잔다.
레미도 그렇다.
처음에는 자고 있는지, 깨어 있는지 구별하기 어려웠다.
그도 그럴 것이- 레미는 원래 움직임이 적었다.
밥을 보고 흥분해서 나올 때,
손을 보고 놀라서 달아날 때,
정도가 아니고는 많은 경우 한 자세로 움직이지 않는다.
게다가 태생적으로 눈꺼풀이 없어서,
숙면 중에도 동그란 눈은 항상 어딘가를 응시하고 있었다.
하지만 집사 경력 200일을 넘고 있는 요즘,
아주 쉽게 알아차릴 수 있다.
레미는 공중에서 잠드는 걸 좋아했다.
높이나 위치는 그날의 취향에 따라 바뀐다.
잎이 포근하게 덮인 자리에서 몸을 동그랗게 말고 있다.
동그랗게 눈을 뜨고 있지만, 그 위로 난 속눈썹이 평소보다 아래로 내려와 있다.
그리고 빳빳이 들고 있던 고개를 내려놓고 있다.
어떤 날은 그냥 바닥에, 또 어떤 날은 앞발 위에, 또 다른 날은 꼬리 위에.
힘이 풀려있는 납작해진 얼굴 주변에는 평소에는 볼 수 없던 주름이 눈에 띈다.
눈 주변으로 움푹 패인 주름과 입 모양을 따라 가로지르는 주름까지.
어쩐지 쪼글쪼글해 보이는 그 얼굴.
그건 바로 녀석이 아주 편하게 자고 있다는 표식이었다.
퇴근길 레미 집으로 향하는 나는,
오늘도 그 귀여운 표식을 확인하러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긴다.
얼마나 많은 곳을 거쳐 이곳에 왔을지 모르는 레미.
함께 하는 동안에는 늘 맘 놓고 그렇게 잠들기를.
D+228
이름 : 레미
분류 : 파충류, 도마뱀
종 : 크레스티드 게코
모프 : 레드릴리
탄생일 : 25년 08월 13일
첫만남 : 25년 09월 07일
성별 : 모름
무게 : 15g
한 줄 메모 : 주름까지 귀엽게 보이다니..ㅋㅋ 그나저나 도마뱀도 나이가 들면 얼굴에 주름이 생길까? 나이를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