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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을 Apr 23. 2023

소주

자작시

밥상 위를 가득 메운 접시

손안에 들어오는 잔을 제외한

그 나머지 것들은 곁가지일 뿐이다


빈 잔 하나 놓으면

감춰뒀던 사연이 쉴 새 없이 잔을 채우고

둘러싼 목소리가 안주가 된다


체력은 떨어져도,

잔이 마를리는 없다


시간, 장소, 사람에 따라 달라지는 맛

모두가 같아도 같을 수 없는 맛

쓴맛을 참고 넘기는 이유는

그 고유성에 있다


어느새 그 맛을 아는 어른이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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