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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대표는 최대리 Nov 25. 2017

"알렉사, 조선일보 뉴스 들려줘"

신문사가 AI 스피커를 통해 음성뉴스를 제공한다?

띠용~ 저는 아마존 알렉사가 아니라 옵치 아테나인데요?


음성인식 인공지능이 일상에 스며든 것이 언제부터였을까?


 음성 기반 개인비서 역할의 대표 격을 꼽는다면 애플의 '시리(Siri)'를 꼽을 수밖에 없다. 2011년 아이폰 4S에서 처음 소개되고 2012년 한국어 지원도 시작되었으나 실제 우리가 시리를 부르며 알람을 맞추게 된 시기는 아마 2015년 즈음이 아니었나 싶다. 이에 대항하는 아마존의 '알렉사(Alexa)', 구글의 '구글 어시스턴트(Google Assistant)', MS의 '코타나(Cortana)' 등도 있으나 국내에 이를 실제로 체험해 본 사람은 과연 몇이나 될까? 그나마 애플에 견줄만한 한국어 음성 인식 기술이 있다면 삼성의 S보이스와 LG의 Q보이즈도 빠질 수가 없다.

 소프트웨어 경쟁은 하드웨어 경쟁으로 번졌다. 해외에서는 2014년 알렉사와 연동되는 아마존 에코(Echo)는 초기 선점 효과를 톡톡히 누리며 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해 음성인식 하드웨어 시장을 압도하고 있다. 뒤늦게 구글 어시스턴트의 '구글 홈', MS의 '인보크(Invoke)' 등이 정확도를 높여 뒤를 바짝 쫓고 있다. 


 국내에서는 2016년 SK텔레콤이 음성인식 스피커 NUGU를 가장 먼저 출시했다. 뒤이어 KT는 IPTV와 연동되는 기가 지니를, 그리고 최근에 카카오는 '카카오 미니', 네이버는 '웨이브', '프렌즈'를 출시하며 치열한 하드웨어 경쟁이 진행 중이다. LG는 스마트 씽큐 허브가 있다고 하는데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시장 상황이야 어쨌든, 당시 우리는 아마존 알렉사(Amazon alexa)의 '플래시 브리핑 스킬(Flash Briefing Skill)'을 통해 에코(Echo) 스피커 시리즈로 음성 뉴스 서비스를 시작했다.


음성 뉴스를 공급해도 욕먹는 조선닷컴 댓글 클라스


 우선 미리 밝혀두는 것이지만, 국내 독자를 등한시하고 해외 독자를 위해 알렉사를 먼저 선택한 것은 아니었다. 2016년 말부터 우리는 끊임없이 음성인식 플랫폼 사업자들에게 구애의 몸짓을 보냈으나, 당시 상황을 요약하자면 이렇다.


K 모 사: 아직 정해진 게 없고 뉴스 서비스는 중장기로 진행할 예정이다.

S 모 사: Y사와 이미 진행 중이고, 개발 여건 및 기간상 CP 추가는 힘들다.


 아직까지 시장이 제대로 여물지 않은 상황에서  당시 국내 AI 음성 스피커 제공사는 손쉽게 음성 뉴스로 분리 가능한 방송사나 케이블 사와 초기 협약을 맺은 상황이었고, 신문사는 이러한 시장에 쉽사리 진입하기 힘들었다. 우선적으로 텍스트 뉴스를 음성 뉴스로 변환하는 작업이 필요했다. 이를 간편화 하기 위해, 여러 TTS(Text to Speech) 프로그램을 서치 했다. 영문 뉴스의 경우, 다행히 조선일보 영문판이 있어 별도의 번역 작업을 하는 수고를 덜 수 있었고, 영문 TTS의 음성은 듣기에 크게 어색하지 않아 바로 릴리즈가 가능했다. 하지만 한글의 경우, TTS로 돌릴 때 어색한 부분이 많거나 상당히 엽기(?)적인 목소리로 출력이 되는 경우가 많아 잠시 난관에 부닥쳤었다.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결과 팀에서 내린 결론 바로...


그냥 담당자가 육성으로 녹음하자
담당자가 육성으로 녹음하자는 창조적 혁신에 이마를 탁! 팍! 치고 업무합니다!


 텍스트 형태의 뉴스를, 음성 뉴스 담당자가 직접 녹음부터 편집까지 하는 아날로그 방식으로 진행, '당일 제작, 당일 릴리즈'를 기본으로 하고 제작된 파일을 사운드 클라우드나 믹스 클라우드와 같은 음성 플랫폼에 업로드하는 방식. 이러한 과정을 통해 우리는 '조선일보 플래시 브리핑'을 시작으로 음성 뉴스 시장에 진입했다.


 당장에 국내 음성 인식 스피커로 제공하기 힘드니, 음성 뉴스를 유통시킬 첫 번째 스피커로 아마존 에코 시리즈를 선택했다(여담이지만, 아시아 최초의 타이틀을 붙이기 위해서 당시 알렉사 스킬 킷을 통해 뉴스를 공급하는 언론사 2천여 개를 조사했는데 인도의 한 언론사가 있어 수포로 돌아갔다)


알렉사를 통해 조선일보 음성 뉴스를 듣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1. 아마존 알렉사 앱을 아이폰이나 안드로이드 폰 등에 다운로드 (미국 계정으로 다운로드 가능)

2. 알렉사 앱에서 '왼쪽 상단 버튼 - settings(세팅) - Flash Briefing - Get more Flash Briefing content – 검색창에 조선일보 또는 chosun으로 검색 – Enable(활성화)'

3. 와이파이 등 네트워크에 연결된 알렉사 탑재 아마존 에코 시리즈에서 알렉사를 부른 후 ‘News’, ‘Flash brifing’, ‘What’s in the news?’, ‘What’s my flash brifing?’ 등의 음성 명령어를 내리면 설정한 플래시 브리핑 청취 가능


 향후 아마존 알렉사 스킬을 통해 음성 뉴스를 공급할 예정인 언론사 담당자를 위해 간단히 프로세스를 정리해 첨부한다. 


이후, 우리는 플랫폼 확장을 위해 당시 TF 단계였던 K 모 사에 제안서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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