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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JEONG Dec 19. 2023

이별을 돕는 리더의 역할

스스로 동기부여를 하도록 돕는것. 

직장인, 프리랜서, 그들과 함께하는 리더들.


하나같이 원하는 건 끊임없는 열정과 눈으로 보이는 성과의 달성이다. 그래서 늘 우리에겐 끊이지 않는 열정이 요구가 되고, 그로 인해 목표치 이상의 성과가 달성되기를 원한다.


하지만 우리 모두가 알고 있듯 열정이란 끊임없이 샘솟는 것은 아니다. 오죽하면 열정은 필요할 때 나누어 써야 한다는 말도 있다. 그래서 그 열정을 샘솟게 하기 위해 동기를 부여한다.


동기를 부여한다....


이 말을 달갑게 받아들이는 사람들은 얼마나 될까. 누군가로부터 내가 일을 할 수 있는 마음의 동기를 부여받는다니... 군대처럼 얼차려를 빌미로 억지로 끌어내는 것은 아닐지라도 스스로 마음에서 우러나오지 않는데 누군가로부터 압박을 받는 것으로 인식될 가능성은 너무나 크다.


그래서 최근 HR 측면에서 어떻게 하면 동기를 이끌어낼 수 있을까 하는 책과 강연들이 많다. 목표를 설정하고 합의를 이끌어내야 한다, 원대한 꿈을 꾸어야 한다, 조직의 이상과 개인의 이상이 들어맞는지, Fit이 맞아 우리 회사의 문화에 잘 스며들 수 있는지를 살펴야 한다 등이 그것들이다.


하지만 쉽지 않은 일임에는 틀림없다. 30명이 모여 있는 기업이라면 30개의 인생과 생각이 존재하며 100명이라면 또한 100개의 그것들이 존재한다. 그래서 언제나 리더는 '왜 내 생각과 지시에 따라주지 않는지'를 불평하고, 직원들은 그 반대를 생각하며 불평을 이야기한다. 다만, 공통점이 있다면 '잘 되고 싶다'라는 것이다. 회사가 잘 돼서 내 연봉이 올랐으면 좋겠고, 승진도 하고 싶다.


그런데 동기부여에 관한 콘텐츠에서 등한시하는 것이 있는 것 같다. 개개인이 가진 목표치나 동기부여 의지 이면에 숨어있는 과거와의 이별에 대한 이야기다. 제아무리 실력 좋고 인성 좋은 사람이라 한들, 과거가 매끄럽게 정리되고 있지 않다면 현재와 미래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것이 회사의 일이건 개인적인 사사로운 일이건 관계없다. 왜 내가 이 고생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고, 먹고살려니 일은 하는데 일은 재미없고 늘 힘들기만 하다. 그러니 출근하기도 지치고 상사의 눈치, 동료의 눈치가 먼저 신경 쓰인다. 그저 미래를 생각하면 암담하기만 하다.


A라는 대리가 있다. 신입사원 시절에는 꿈이 참 많았다. 빨리 인정받아 대리도 달고 싶고 10년 뒤에는 임원도 되어 있을 것 같았다. CEO가 돼서 하고 싶은 것들을 맘껏 하고 싶기도 했다. 무한한 가능성이 펼쳐지고 무엇이든 다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 어느 날 문득 내 모습을 보면 적잖이 다른 모습을 발견하게 됐다. 되는 것보다 안 되는 것이 더 많았음을 알게 되고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그것을 감내해야 함을 알게 되었다. 권리보단 의무가 많아졌음도 느낀다. 불완전한 나를 발견한다. 신입사원 시절 그토록 사랑했던 남자친구와 이별을 했더랬다. 이별이라는 건 꿈도 꾸지 못했는데 그 이별이 오래도록 지워지지 않아 힘들다. 그 이후로 아무것도 할 의욕도 없고 하루하루가 힘들기만 하다. 결혼해서 행복하게 잘 사는 사람들을 보면 자괴감에 빠져 괴롭다. 성과를 내고 인정받는 동기를 부러워하기 바쁘다. 이 모든 게 내가 부족하고 게을러서 인듯하다. 부모님이 어렸을 적 나를 방목해서 키웠고 맘대로 하도록 내버려 두었으니 내가 이 모양이지 하며 부모를 원망했다. 남 탓하거나 부러워할 뿐 자기 자신에 대해 돌아보지 않는다. 자신을 들여다보면 실패자라는 낙인만 더 강하게 키워질 것 같아서다. 커다란 아픔과 슬픔을 견뎌야 하는 것이 두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금만 관점을 다르게 보면 이야기는 다소 달라질 수 있다.


우선은 필요한 것이 그토록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부터 파악해 보는 것이다. 어떠한 경험이나 기억이 나를 갉아먹고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 정답은 아니어도 된다. 부모로부터의 문제, 직장 상사로 인한 스트레스, 또는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 등 경우의 수는 헤아릴 수 없지만 어떤 것(들)이 원인이 되어 자꾸만 나를 힘들게 하고 지치게만 만드는 것이 어떤 것일지를 살펴야 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단계는 그대로 인정하고 과거와 이별하는 것이다. 나뿐만 아니라 어쩌면 거의 모든 사람들은 과거와 이별하기를 어려워한다. 하지만 할 수 있어야 한다.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생긴 거야, 인정할 수 없어"라고 힘들어하는 것조차도 현실을 그대로 인정하는 출발이기도 하다. 그러한 과정이 이어지며 점차 현실을 인정하는 과정을 거친다. 물론 그 시기는 굉장히 힘들지만 살아가는데 통찰과 이해를 얻게 된다고 한다. 그렇게 되면 사람은 과거의 그런 경험들을 마음속에 간직하고 새로운 것을 찾아 시작할 수 있다. 일단은 그저 "이런 일이 나에게 벌어졌구나.", "회사에서 잘렸구나"라는 사실을 객관적으로 인정하는 것이다. 어차피 내가 아무리 부정해 봐야 그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는 일이다. 마치 기획자가 무언가를 분석하고 기획안을 작성할 때 감정에 따라 작성하지 않고 팩트(Fact)로 이야기하라는 말과 비슷한 느낌이다. 그런 과정과 시간을 거쳐 스스로 의지도 생겨나고 생기가 돌게 된다. 이 과정들을 혼자 하기 어렵다면 상담을 받거나 책, 영상을 통해서 팁을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과거와의 이별이 핵심이다.


기업으로 돌아오면, 성과를 내고 세상에 기여하는 것이 기업이지만, 그 일을 만들어 가는 수행 주체는 회사의 직원들이다. 리더는 (조직의 규모와 상관없이) 구성원들이 일을 잘 해낼 수 있도록 이끌어가고 방향을 제시하는 역할을 한다. 이때 동기부여를 잘 하기 위해 소통도 필요하고 때론 채찍도 든다.


여기서 아쉬운 것이 있다면 '기업이니까...'라고 던져지는 말들이다. 기업이니까 개개인의 세세한 고민들은 무시하고 오로지 기업의 성과를 위해 전념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한다. 기업이니까 개인의 아픔보다는 회사의 성장을 위해 아픔을 묻어두고 일해야 한다고도 말한다. 그것이 월급을 받는 직원으로 가져야 할 자세라고도 한다.


어느 정도 일리가 있다고도 생각하는 사람도 있기는 하나 불편하기만 하다. 사실 직장에서의 동료/상사와의 관계는 적당한 거리를 두는 것은 필요하다. 지나치게 가까이하다 보면 일을 그르치게 되는 경우도 많고, 회사의 목표 달성에 지장을 주게 되는 경우도 많다. 기업이니까 그런 거다. 하지만 기업에서 일하는 CEO부터 시작해 말단 직원까지 모두가 사람이다. 사람이기에 개개인이 가진 아픔과 과거로부터 남겨져 있는 아킬레스건은 다양하다.


그래서, 리더는 구성원들의 상태를 잘 살펴봐야 한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절대 윽박지르거나 리더의 권위로 그들의 마음을 묵살하지 말아야 한다. "회사에서 일하는데 남자친구 이별한 거랑 뭔 상관있어? 여기는 회사야 회사!"라는 식으로 묵살하거나 덮어버리면 이탈만 생길 뿐이다. 구성원이 무엇 때문에 힘들어하는지를 들어야 한다. 해결해 주려고 하지도 말고 어떠한 충고나 조언 따위는 과감히 묻어두자. 그냥 듣고 그들의 마음을 이해하는 것만 해도 좋다. "그랬구나... 남자 친구랑 이별을 해서 마음이 아팠구나... 힘들었겠네..."라는 말 한마디만 해 줘도 누군가 나를 공감해 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고 마음은 머지않아 편안해질 수 있다. 여기서도 있는 사실 그대로 구성원이 힘들다는 사실, 어떤 이유 때문에 힘들어한다는 사실 그대로를 이해하고 인정함이 필요하다. 충고나 조언은 오히려 부작용을 낳기 쉽다.


사실, 동기부여라는 것은 누군가로부터 주어져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믿는는다. 마음속에서 어떤 이유로든 해야겠다는 의지를 불러일으키는데 타인으로부터 생겨나는 그것은 그리 오래가지 못하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 물론 책을 읽거나 강연을 통해, 리더와의 소통을 통해 동기부여가 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 또한 독서/강연/소통이라는 수단을 통해 나 스스로 불러올려진 의지이고 동기부여다.


시중에 나와 있는 수많은 동기부여의 방법론들은 리더가 본인에게 맞는 방법들을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 중의 하나이다. 동기부여의 핵심은 구성원들이 자발적이고 의지가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라고 본다면, 가장 우선은 그들이 힘들어하는 과거로부터 이어져 오는 아킬레스건을 이해하고 함께 인정하는 것이다.


물론 쉽지는 않다. 아킬레스건을 이야기하는 구성원은 많지 않을 것이고, 시간 낭비일 것 같다. 굳이 직장에서 이런 것까지 알아야 하나라고 생각할 수 있다. 기업이니까, 직장이니까 말이다.


하지만, 좋은 리더가 되고 싶다면... 함께 일하는 이들과 오래도록 함께 하고 싶다면... 아픔을 이해하고 공감하며 함께 보듬어가는 리더가 훨씬 더 신뢰를 받고 더 좋은 성과를 내는 조직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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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freepi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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