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의미도 바뀌어야 하지 않나
기획을 하다 보면 많은 경우 단어 하나의 의미를 생각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늘, 용어에 대한 정의를 명확하게 전달하고 정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같은 단어라도, 살아온 환경이 다르고 생각도 다르고, 가지고 있는 배경 지식과 깊이도 다르기에 제각각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올해 시무식날... 오후에는 3분의 정년식이 열렸다.
정년 퇴임식이 아니라 말 그대로 '정년 기념식'이었다. 퇴임식이었다면 감사패 받고 수고했습니다. 그동안 감사 했습니다 라며 인사하고 훌쩍이는 자리였겠지만 '기념식'이어서 그동안의 소회를 나누고 앞으로의 다짐과 계획을 나누는 말 그대로 기념하고 서로 박수를 주고받는 시간이었다.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내가 있는 회사는 60세 정년이라고 해서 무작정 나가라고 하지 않는다. 그분들은 아직 한창 일할 수 있는 나이이고, 그분들의 경험과 지식이 결코 헛된 것이 아니란 걸 알기 때문이다. 오로지 본인의 선택에 맡긴다. 부작용이라는 게 있기는 하지만 그것만 가지고 "그만 일하세요"라고 하기엔 너무나 아까운 것들이 많다. 또 그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배울 수 있는 것도 정말 많다.
정년 (停年)
머무를 정, 해 년을 쓴다.
나무위키에서는 '직장에서 물러나도록 정해져 있는 나이를 말한다. 보통 연령정년을 지칭하며 군인과 같은 특수한 경우에는 계급정년, 근속정년도 있다.'라고 정의한다. 네이버 어학사전에서는 '관청이나 학교, 회사 따위에 근무하는 공무원이나 직원이 직장에서 물러나도록 정하여져 있는 나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사실 정년이라는 것이 왜, 누가, 어떻게 정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한자를 직설적으로 해석하면 '머무르는 해' 정도 될까.
일하는 것을 이제는 여기서 멈추는 해
라는 의미일 것이다. 그런데 알 수 없는 불편함이 있다.
우리 아버지도, 주변의 많은 어르신들도 정년을 맞이했고 정든 직장을 나와 다른 일을 하셨다. 일할 수 있는데 왜 그래야만 했을까 라는 의문이 갑자기 들기 시작했다. 물론 젊은 세대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해야 조직이 순환된다는 말에는 동의하는 바다. 그런데 지금의 60세는 너무 젊고 왕성하게 일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에는 대다수가 동의한다. 또 그들도 계속 일하고 싶어 한다.
나도 나이 50이 넘고 나니 이제야 '일'을 어떻게 해야 하는 건지 알 것 같다. 그런데 60세인 그분들은 나 보다 얼마나 더 잘 할까 말이다. 월급을 줄이는 건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그분들의 경험과 지식, 지혜는 계속 배우는 것은 어떨까. 기존의 직함과 직책은 변경된다 하더라도 교과서적이지만 잘 물려주고 뿌듯함 속에 마무리할 기회를 좀 더 열어주면 어떨까. (물론, 환영받지 못할 수 있다는 건 안다. 정말 아래 후배들에게 못난 짓을 한 사람들도 있을 테니...)
그래서, 역설 적이지만, 정년 이란 '일을 멈추는 해'가 아니라
더 머무는 해
라고 시선을 바꿔보면 어떨까.
같은 말도 다른 관점으로 다른 각도에서 보면 다르게 보이는 법이다.